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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00> 할아버지 학교가 필요해
우리 부부는 어느덧 큰 아들로부터 두 명의 손녀, 그리고 작은 아들로부터 한 명의 손자를 얻었다. 작은 며느리는 전업 주부를 선언하고 제 손으로 애를 키우고 있기 때문에, 우리 부부는 맞벌이 부부인 큰 아들 내외가 낳은 다섯 살짜리와 세 살짜리 손녀를 봐 주고 있다. 우리 부부는 일주일에 삼 일은 아침 일찍 큰 아들 집으로 출근한다. 자동차로 10분 걸린다. 아내는 출근하는 며느리 밥상을 차리고 나는 어린이집에 데리고 갈 두 손녀에게 밥을 먹인다. 두 아이에게 밥을 먹이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밥을 잘 먹어야...
2012-04-25 09: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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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99> ‘우리’라는 ‘우리’
우리 나라 사람들은 ‘우리’라는 말을 쓰기 좋아한다. 심지어 자기 부인을 ‘우리 와이프’라고 말할 정도이다. 외국인들은 ‘our wife’ 라는 이 표현에 황당해 한다고 한다. 우리가 이처럼 ‘우리’라는 표현을 애용하게 된 것은 옛날부터 농어촌 등에서 함께 모여 일하던 공동체 습관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우리’라는 말의 어감 (語感)은 서구인들이 쓰기 좋아하는 ‘나’라는 말보다 덜 야박해 보여 좋다. ‘우리 집, 우리 학교, 우리 동네’라는 표현에는 왠지 모를 따듯함이 묻어나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에 와...
2012-04-12 09: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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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98> 기다렸다 말할 걸
며칠 전 대학 후배 댁 혼사에 갔을 때의 일이다. 식당에서 밥을 먹으려고 줄을 서 있는데 어떤 후배 하나가 나를 따라와서는 “선배님, 저기 앉아 있는 분이 누구세요?” 물었다. “내 친구 K야”라고 대답했더니, 그 후배 얼굴이 하얘지면서, “아 큰일 났네”를 반복하는 것이었다. 접시를 들고 K 옆에 앉았더니 그 친구 왈, 저 후배가 아는 척을 하길래 “야 너 요새 혈색 참 좋다”고 했더니 그 후배 답하여 가로되 “야 임마, 네 혈색이 더 좋다”고 했다나. 순간 머리가 띵 했지만 ‘아마 저 녀석이 날 잘못 알아 본 모양이구나’ 생각했단다...
2012-03-28 10: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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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97> 제네릭이 어때서?
어느 초등학교에 교육감이 시찰을 나왔다. 지구본을 하나 들고 5학년 수업시간에 들어 가 반장에게 물었다. “이 지구본이 왜 23.5도 비뚤어져 있는지 아나?” 반장 왈, “제가 그런 게 아닙니다. 원래 사올 때부터 그렇게 삐뚤어져 있었습니다”. 기가 막힌 교육감은 담임 선생님에게 물었다. 담임 선생님은 “반장 말이 맞을 겁니다. 걔는 거짓말을 하는 아이가 아닙니다”라고 대답하였다. 화가 치솟은 교육감은 이번에는 수행하던 교장에게 물었다. 교장은 지구본을 한참 이리저리 조사하더니 드디어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대답하...
2012-03-14 10: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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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96> 좋은 말만 하고 살기
부부들에게 ‘다음 세상에 다시 태어나면 지금의 배우자와 결혼하시겠습니까?’라고 물었더니 천차만별의 대답이 돌아 왔다. 어떤 사람은 “미쳤어, 당신과 또 결혼하게?” 라고 했고, 그 말을 들은 배우자는 “와 다행이다, 나는 혹시 나 혼자만 안 하겠다고 하면 미안해서 어떡하나 했는데 당신도 안 하겠다니 정말 다행이다. 우리 오늘 처음으로 서로 의견이 맞았네, 그치?” 했다나. 대답하기에 입장이 난처한 어떤 이는 아예 ‘차라리 다시 태어나지 않겠어요’ 했단다. 어떤 남편은 아내의 점수를 딸 욕심으로 “예 저는 다시 아내...
2012-02-15 1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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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95> 2개 국어 : 냐옹 아니 멍멍
쥐를 좇던 고양이가 쥐를 거의 덮치려는 순간, 쥐가 자기 집인 쥐구멍으로 쏙 들어 가 버렸다. 아쉬운 표정으로 쥐구멍 앞에서 앉아 있던 고양이는 갑자기 멍멍 개소리로 짖기 시작하였다. ‘아이구, 십년감수 (十年減壽) 했네’ 하며 가쁜 숨을 몰아 쉬던 쥐는 한참 동안 개 짖는 소리만 들리자 ‘이제 고양이가 갔나 보네’ 하며 슬그머니 쥐구멍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물론 고양이는 이 때다 하고 잽싸게 쥐를 낚아채었다. 쥐를 입에 물고 이렇게 한 말씀 하시는 것이었다. “요즘 같은 불경기엔 2개 국어는 해야 먹고 살 수 있다니까...
2012-02-01 09: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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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94> 훌륭한 삶들
미국 캘리포니아의 어느 교회에서 원로 목사 한 분이 청중들에게 인사 말씀을 하게되었다. 원로목사는 다음과 같은 취지의 이야기를 하였다. 일등 항해사인 어느 남자가 아들과 아들의 친구를 자신의 배에 태우고 바다로 나갔다가 큰 풍랑을 만나 배가 침몰하게 되었다.
운 좋게 항해사는 구명 밧줄 하나를 손에 잡게 되었다. 이 밧줄은 한 사람만 살릴 수 있는 것이었다. 항해사는 이 밧줄을 누구에게 던져야 할지 심각하게 고민 하였다. 자기 아들에게 던질 것인가, 아니면 아들 친구에게 던질 것인가? 아들은 하나님을 믿...
2012-01-18 08: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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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93> 내가 바라는 대선(大選)공약 - 적령기에 결혼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2012년 말이 되면 우리나라의 대통령 선거가 있을 것이다. 나는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모든 젊은이들이 적령기에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약해 주기를 바란다. 얼마 전 초등학생들의 무상급식이 이슈가 되어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있었다. 급식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급식을 하려면 급식의 대상이 되는 아이의 출산과 육아 문제가 선결되어야 하고, 아이를 낳으려면 젊은이가 결혼을 할 수 있는 사회 여건부터 만들어져야 하는데, 문제의 시발점인 결혼을 제쳐 놓고 맨 나중의 급식부터 이슈...
2011-12-28 10: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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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92> 건망증 (健忘症)
얼마 전 학교에서 퇴근할 때 연구실에서 나와 보니 건물 앞에 내 차가 없었다. 순간 도둑 맞았나 했지만 곧 점심 때 혼자 차를 타고 구내 식당에 갔다가 걸어서 돌아 온 것이 생각났다. 식당에서 동료들을 만나 잡담을 하다가 그만 차를 가지고 간 사실을 잊어버리고 그들과 함께 걸어서 돌아 온 것이었다. 이런 증상을 아마 건망증 (健忘症, absent mindedness)이라고 부를 터인데 건망증은 치매 (dimentia 또는 Alzheimer’s disease)와는 다르다고 하지만 그래도 최근 이런 일이 자주 반복되다 보니 내 자신의 기억력 (memory)을 믿...
2011-12-14 09: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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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91> 사립 경성약학전문학교
1918년 6월 21일 개교한 2년제 조선약학교는 1925년 3년제가 되었고 1930년에 “경성약학전문학교(京城藥學專門學校; 3년제, 이하 경성약전)”로 승격되었다. 승격된 연도는 자료에 따라 1930년 (“약사산고1~3) )과 1928년4)으로 다르지만 내 생각에는 아무래도 1930년이 맞는 것 같다.5) 최근에 입수한 일본 문헌6)에는 1929년 (교장, 동경대학 약과 출신 玉蟲雄蔵)이라고 써 있지만 이에 대한 1차 사료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하였다. 경성약전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입학 할 수 있었다. 1932년에는 일본 문부성의 인가를 ...
2011-11-30 10: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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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90> 조선약학교 (朝鮮藥學校)의 역사
2009년 일본의 ‘藥史學雜誌’를 보면 ‘한국근대약학교육사 자료-일한병합시대를 중심으로’라는 흥미로운 논문 (Vol. 44, No. 1, pp 31-37)이 게재되어 있다. 필자는 2007년 ‘약학회지’에 ‘한국약학사’라는 제목의 논문 (이하 ‘약학사’, 제51권 제6호 361-382)을 쓴 바 있는 데 그 논문을 보완도 할 겸 일본 논문의 내용 일부를 이하에 소개 한다. 1) 전사 (前史)1910 (明治 43)년에 대한의원 부속 의학교 약제과 (3년제)가 설치되었으나 1년만에 폐지되었다. “당시 조선의 민도 및 습관이 의약분업 제도를 행하기에 적절하지 않...
2011-11-16 09: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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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89> 재미한인 제약인협회 (KASBP)를 소개합니다
KASBP (재미한인 제약인협회, 이하 협회, 회장 한용해)는 신약개발을 포함한 생명과학 분야의 주요 이슈에 대한 학술정보 교류와 회원간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10년 전인 2001년에 만들어진 비영리단체이다. 협회를 설립한 목표는 한국의 제약회사 및 정부출연 연구기관들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한국의 신약연구개발을 돕고, 나아가 한국에서 개발된 기술이 국제적으로 상업화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한다. 회원은 주로 미국 제약산업의 심장부인 뉴저지를 중심으로 한 동부지역의 빅파마와 바이오텍에서 근무하는 연...
2011-11-02 10: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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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88> 약학대학은 신약개발 연구의 본산 (本山)- 소책자 머리말 (2)
잘 알려진 대로 신약개발에는 대략 8-15년이라는 오랜 세월과 평균 1.7억불 (최대 5억불)이라는 막대한 돈이 소요된다. 더구나 성공확률도 거의 제로 (0.02% 이하)에 가까울 정도로 낮아서 수만 개의 화합물을 검토해야 그 중 하나가 약으로 개발될 수 있을까 말까 할 정도이다. 그래서 모두들 신약개발은 매우 위험한 (risky) 도박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질병을 낫게 하되 (有效性) 동시에 인체에는 무해해야 (安全性) 한다는 약의 이율배반적 (二律背反的)인 요건을 동시에 충족시키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돌을 던져 장독대에...
2011-10-19 1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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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87> 왜 6년제인가?-소책자 머리말 (I)
요즈음, 나는 일본 교토 대학 (京都大學)에서 2007년에 발간한 “새로운 약은 어떻게 창조하는가?” 라는 작은 책을 번역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의 머리에 다음과 같은 요지의 글을 쓰려고 한다. 2011년은 우리나라 약학대학의 학제가 6년제 (2+4년제)로 바뀜에 따라 첫 신입생이 입학한 역사적인 해이다. 약학대학의 교육연한을 종래의 4년에서 6년으로 늘인 것은 ‘의료복지’를 추구하는 21세기의 시대 상황에 부응하는 교육을 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 하겠다. 즉 삶의 질이 향상됨에 따라 사람들은 의약품...
2011-10-05 09: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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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86> 나는 회색분자이다
어두운 어느 날 밤 항해를 하고 있던 선장이 저 멀리 희미한 불빛을 보고 신호를 보냈다. “방향을 20도 바꾸시오!” 그러자 저쪽에서도 신호가 왔다. “당신이 바꾸시오!” 기분이 몹시 상한 선장이 다시 신호를 보냈다. “난 이 배의 선장이다!”. 그러자 저쪽에서 다시 회신이 왔다. “난 이등 항해사다!”. 열이 머리 끝까지 오른 선장. “이 배는 전투함이다. 당장 항로를 바꿔라!”. 그러자 회신이 왔다. “여긴 등대다!” 그 순간 선장의 얼굴은 흙빛이 되었다. 이상은 ‘엔도르핀 팡팡 유머’란 책에서 따 온 ‘고집부릴 게 따로 있지’ 라는...
2011-09-21 10: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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