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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400>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
심창구 교수.1967년 학번인 내가 약대에 다닐 때에는 (즉 라떼는) 실습 시간에 견학을 갈 때가 많았다. 종근당이나 한독약품 또는 유유산업 같은 제약회사의 공장은 물론, 삼양라면, OB맥주, 해태제과, 애경유지 같은 식품, 화공(化工) 회사의 공장, 그리고 구의동 수원지(水源池), 신탄진 연초공장, 부여 홍삼 공장 같은 곳에도 견학을 갔었다. 학교 측에서 이처럼 견학을 많이 보낸 것은 나중에 알고 보니 돈 안 쓰고 실습 시간을 때우기 위한 방편이었다. 최근 조윤상 교수님으로부터 들은 말씀에 의하면, 당시 실습 담당 조...
2024-08-22 23: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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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99> 약학의 특성-6. 목적이 이끄는 강의와 연구
심창구 교수.오늘은 약대 교수님들은 자신의 강의와 연구가 앞에서 언급한 약학교육의 목적과 잘 맞는지 늘 점검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서울대 약대는 다른 단과 대학에 비해 연구를 잘 한다고 소문이 나 있습니다. 초창기에 학문 수준이 낮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던 약대가 이렇게 발전한 것은 놀라운 발전입니다.그러나 근대 약학 교육이 우리나라에 도입된 지 110년이 지난 오늘날, 약대 교수님들의 연구 방향에 제안 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즉 약대의 연구는 인력이나 연구비 같은 자원이 매우 제한되어 있기 때문...
2024-07-24 14: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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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98> 요나고 여행과 사무라이
심창구 교수.지난 5월 17-19일 친구 세 부부가 2박 3일의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코로나 사태로 오랫동안 해외 여행을 못한 데다가 내가 작년 11월에 무릎 수술을 받아 잘 못 다닌 한(恨을 풀 겸 간 패키지 여행이었다.인천에서 출발하여 돗토리현(鳥取縣) 요나고(米子) 공항, 사카이 미나토시 (요괴거리), 미사사(三朝) 온천, 모래 미술관, 모래언덕, 구라요시시(倉吉市) 신마치 온천, 아다치(足立) 현립 미술관, 마츠에성(松江城), 유시엔(由志園) 정원을 둘러 오는 일정이었다. 일정도 느슨하고 비용(1인당 100만원 정도)도 큰 부담...
2024-07-10 13: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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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97> 종속변수의 유비무환(有備無患)
심창구 교수.지난 5월 2일 제대(1974년) 50주년을 기념하여 군대 동기 몇몇이 전주에서 1박2일 모임을 가졌다. 부부 동반으로 만나는 이 모임은 올해로 35회가 되었다.모임 둘쨋날 아침 콩나물 해장국 집에서 함께 아침을 먹고 있을 때였다. 한 전우의 아내가 남자들 식탁에 와서 “콩나물 좀 더 갖다 드릴까요?” 물었다. 남자들은 다들 “됐어요” 라고 사양했다. 그러나 그 부인은 남자들 반응에 아랑곳하지 않고 커다란 콩나물 접시 하나를 갖다 놓으며 “더 드세요” 하는 것이었다. 유레카! 순간 나는 크게 깨달았다.아! 세상의 ...
2024-07-10 13: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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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96> 약학의 특성-5 커리큘럼
심창구 교수. © 약업신문약학 교육의 목표는 학생들에게 의약품의 창조(창약학), 제조 (제약학), 사용(용약학) 및 사회성 (사회약학)에 관한 전문 지식과 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입니다. 제한된 시간 내에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교수를 잘 뽑고 강의 커리큘럼을 효율적으로 짜야 합니다.학부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4분야의 교집합에 해당하는 지식들을 교육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교집합의 크기가 매우 방대하기 때문에 어떤 부분에 대한 누락이나 부족, 또는 중복이 없도록 완벽에 가까운 강의 커리큘럼을 구성하기란 ...
2024-06-19 21: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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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95> 약학의 특성 - 4. 대표적인 평가과학
심창구 교수. © 약업신문약학의 특성을 여러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겠지만 이번에는 ‘약학의 평가과학(評價科學)적 특성’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과학은 크게 순수과학, 응용과학, 그리고 평가 과학의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합니다. 우선 순수과학(pure science)이란 ‘사물의 메커니즘(why?)’ 즉 왜 그럴까를 연구하는 학문을 말합니다. 두번째, 응용과학(applied science)은 얻어진 지식을 실생활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how to apply?)를 연구하는 학문입니다.마지막 세번째 과학인 평가과학은 좋고 나쁨의 판단의 기...
2024-05-22 1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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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94> 약학의 특성 - 3. 교육의 목표
이제 오늘 강의의 본론이라고도 할 수 있는 약학 교육의 목표에 대해 말하겠습니다. 아래 개념도를 봐 주시기 바랍니다.약학의 첫번째 목표는 새로운 약을 창조해 내는 창약학을 공부하는 것입니다. 창약학이란 일본 사람들이 만들어 낸 용어인데요, 약학에서는 약물 분자의 창조로부터 신약개발에 이르는 과정에 필요한 제반 지식을 공부해야 합니다. 두번째 목표는 우수한 의약품을 경제적으로 제조하는 제약학입니다. 여기에서 유위해야 할 것은, 의약품의 품질을 평가할 수 있는 안목(眼目) 없이 우수한 의약품을 만들 수 없...
2024-05-16 1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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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93> 약학의 특성 - 2. 강의
1) 강의가 많았다.내가 1967~1971년에 약대에 다니면서 느꼈던 첫 번째 소감은 강의가 너무 많다는 거였어요. 일주일에 52시간씩이나 수업을 들었으니까요. 월~금요일까지는 매일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8시간씩 강의를 듣거나 실습을 했고 토요일에는 5시간 강의를 들었어요. 수강 신청이란 개념도 없었어요. 마치 고등학교처럼 주 52시간짜리 강의 시간표에 따라 수업을 받았거든요. 강좌명도 무지하게 많았어요. 문화사, 사회과학개론, 영어, 국어, 독일어, 약학라틴어 같은 교양과목들과, 정성분석화학, 정량분석화학, 약...
2024-05-16 11: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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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92> 약학이란 어떤 학문인가? - 1. 서론
심창구 교수. © 약업신문2022년 9월 30일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의 신임 교수 세 분에게 ‘약학이란 어떠한 학문인가?’를 주제로 강의를 한 일이 있었다. 이 분들은 약학대학 학부 출신이 아니었다. 대학에서는 이 분들에게 약학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좀 해 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그 때의 강의 동영상을 금년 초에 학교로부터 받았다. 화질이 그럭저럭 괜찮기에 페이스북에 올려 보았더니, 짧은 기간 안에 700회에 육박하는 조회수가 나왔다. 이 주제에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
2024-04-11 10: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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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91> 한 박자 쉬고
심창구 교수. © 약업신문교회에 처음 가는 사람은 목사님이 자꾸 자기를 보고 죄인이라고 하는 데 기분이 살짝 나빠진다. 어떤 사람은 ‘목사님이 내 죄를 어떻게 알았지?’ 생각하고, 어떤 사람은 ‘내가 죄인까지는 아닌데’ 생각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 평생 죄 짓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을 터이니 죄인이라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그래서 어떤 목사님은 사람을 ‘걸린 죄인과 걸리지 않은 죄인’으로 나눌 수 있다고 하였다. ‘걸린 사람은 벌금을 내거나 감옥에 갇혀 있지만, 걸리지 않은 사람은 여기 예배당...
2024-04-05 11: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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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90> 수금푸
심창구 교수. © 약업신문군대에서 경상도 출신 고참병이 한 신병에게 “야, 수금푸 좀 갖고 온나”라고 명령을 내렸다. 신병은 수금푸가 뭔지 몰라 당황해서 이것 저것 닥치는대로 가져가 봤으나 고참병은 매번 그게 아니라며 화를 냈다고 한다.수금푸는 경상도에서 삽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한다. 몇 년 전에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나름 경상도 방언 좀 안다고 하던 나도 매우 놀랐다. 경상도에서는 선반을 시렁, ‘매우 많다’를 ‘천지삐까리다’, ‘항거 많다’ 또는 ‘쌔빌맀다’라고 한다는 정도까지 알고 있던 나로서도 수금푸는 도무지...
2024-03-18 09: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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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89> 약학사회지 제6권
심창구 교수. © 약업신문작년(2023년)에 창립 9주년을 맞은 대한약학회 약학사분과학회(회장 김진웅)는 작년 4월 서울대 약대에서 제18회 약학사 심포지엄을 개최하였다. 심포지엄의 연제는 1. 대한약학회의 학술지인 ‘Archives of Pharmacal Research의 발전사’(이석용 성균관대 약대 교수), 2. ‘일제식민기의 여성약학도’(이영남 충북대 명예교수), 3. ‘해외 약학사학회의 최근 동향’(손일선 일본 약학사학회 국제위원)이었다.이어 11월에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범 약계의 대응’이라는 주제 하에 제19회 심포지엄을 개최하였는데, ...
2024-02-28 09: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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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88> 아웃리치
심창구 교수. © 약업신문교회에서는 대개 여름마다 시골이나 외국에 있는 사람들을 전도하고 지원하기 위해 아웃리치(outreach)를 떠난다. 벌써 10여년 전 시골에 있는 작은 교회로 아웃 리치를 갔을 때 느낀 일이다. 우리는 의료팀을 대동하고, 안마의자를 사고 소갈비를 재는 등 나름대로 성의를 다해 준비를 해서 현지에 갔다. 그런데 현지 주민의 호응은 우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그래서 그 원인을 생각해 보았다. 우선 우리나라처럼 의료보험이 매우 잘 되어 있는 나라에서는 일회성 의료가 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
2024-02-16 09: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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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87> 아버지의 이력서
심창구 교수. © 약업신문나는 아버지가 소찬하시기 몇 년 전에 아버지 이력서 1통을 받아 놓았다. 명색이 장남인 내가 아버지께서 젊으셨을 적에 어디서 공부하고 무슨 생각을 하시며 사셨는지 별로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 부끄러웠기 때문이었다. 아버지 이력서는 간단해서 정보가 그리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중학교 졸업식 사진을 수운회관에서 찍으셨고, 졸업 후에는 삼천포에 가서 건축기사로 근무하셨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그때 무슨 생각을 하시며 사셨는지에 대해서는 차차 여쭤봐야지 하다가 결국 때를 놓치고 말...
2024-01-26 09: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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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386> ‘나의 학문 나의 삶’
심창구 교수. © 약업신문서울대학교 명예교수협의회(명교협)는 최근 학문 후속세대를 위한 ‘나의 학문, 나의 삶’이라는 책을 매년 발간하고 있다. 나는 운 좋게도 2021년에 발간된 제4권에 내 이야기를 쓰는 기회를 얻었다. 모두 6명의 명예교수가 자기 이야기를 쓴 책이다. 내 글의 제목은 ‘한 칸씩 오른 사다리길’이었다. 오늘은 명교협 이장무 이사장이 쓴 발간사에 이어 내가 쓴 ‘책머리에’를 소개하기로 한다.평생을 학문 연구와 인재양성에 진력하여 학문의 지표가 된 서 울대학교 명예교수님들의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담은 『...
2024-01-17 15: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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