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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50> 은사님 회고 1 - 이왕규 교수님
정성분석화학 및 실험을 담당하셨던 이왕규 교수님은 왕년의 별명이 왕수(王水)일 정도로 성격이 엄격한 분이셨단다. 그러나 교수님은 적어도 나에게는 인자하셨다. 교수님은 전교생의 이름을 다 외우고 계셨을 정도로 깐깐한 분이셨다.
4.19 혁명 때에는 학생과장이셨는데, 시위에 참가한 약대생들을 전원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게 하신 일을 자랑스러워 하셨다. 시위에 참가했다가 총에 맞아 죽은 대학생들이 많았던 때이었다.
나는 1971년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 분석화학 전공 (지도교수 이왕규)에 진학하였다. 한 학기 정...
2018-06-06 09: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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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49> 제8회 약학사(藥學史) 심포지엄
지난 4월 20일 (금) 오후 3:40~5:40에 서울 삼성동 코엑스 홀 318B에서 대한약학회 약학사분과학회의 제8회 약학사 심포지엄이 개최되었다. 약학사분과학회는 2014년 4월 18일 ‘한국약학의 역사 I’이라는 주제로 창립 심포지엄을 개최한 이래, 2017년 봄을 제외한 매년 봄 가을에 심포지엄을 개최해 오고 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1) 북한의 약학교육과 약사제도 (전 함흥약학대학 박태춘 교원), 2) 약인(藥人) 이을호(李乙浩) (충북대자연대 이영남 명예교수), 3) 한국약학사 관련문헌 소개 (서울대약대 김진웅 교수)가 ...
2018-05-23 09: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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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48> 내리 사랑
연녹색 나뭇잎에 기분이 상쾌해지는 봄이다. 봄은 아마 네 계절 중 가장 “볼만’하다고 해서 ‘봄’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 같다. 봄이 볼만한 것은 꽃도 나무도 이 때 어린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고, 그 어린 모습이 예쁘기 때문이다. 어린 모습이 예쁜 것은 식물뿐 아니라 동물도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강아지가 개보다 귀엽고, 어린이가 어른보다 예쁘다.
반면에 늙거나 오래된 것은 사람, 동식물, 물건을 막론하고 솔직히 말해서 대체로 추하다. 얼마 전 모처럼 당구장엘 가봤더니 손님이라고는 몽땅 노인들뿐이었는데, 분위기가 ...
2018-05-09 09: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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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47> 참고 견딤 위에 세워진 사랑
1. A장로는 50세 중반에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 체육교사 직을 사직하고 부인인 B권사와 함께 아프리카에 있는 보츠와나라는 나라에 선교사로 떠났다.
1년만에 혼자서 일시 귀국한 그는 “그 곳이 너무 덥고 힘들어 빨리 돌아 가고 싶지 않은데 B권사가 자꾸 빨리 오라고 재촉한다”고 고백하였다. 그 때까지 나는 선교사는 ‘예수에 미쳐서, 그리고 자기가 좋아서’ 나가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나는 A 장로의 말을 듣고 그들도 가기 싫은데 참고 가는 거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 때부터 나는 그 분들을 더욱 존경하게 되었...
2018-04-25 09: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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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46> 故 김기우 학장의 가족사
김기우(金基禹)는 경성약학전문학교(京城藥專) 출신은 아니지만 독학으로 조선약제사 시험에 합격하여 조선총독부 위생시험소에 근무하다가, 1941년 금강제약 전용순(全用淳) 사장의 후원으로 동경제국대학 약학과로 유학을 떠났다.
그 후 일본이 일으킨 전쟁으로 인해 중도 귀국하여, 광복 후 당시 경성약전에서 사립 대학으로 승격된 서울약대의 교수 (1949.1~1949.12) 및 학장 서리를 (1949.1~1950.3?) 역임하였다 (서울대학교약학대학 100년사).
최근 서울약대 김진웅 교수가 발굴한 자료에 의하면, 김교수는 1911년 11월 ...
2018-04-11 09: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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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45> 서열(序列)과 질서
몇 해 전 재미있는 건배사를 하나 배웠다. 그것은 잔을 들고 짧게 “얘들아, 마시자” 라고 외치는 것이다. 참석자들이 이에 호응하여 “예, 형님”, 또는 “예, 오빠”라고 외치면 상황 끝이다.
그러면 참석자들, 특히 “얘들아!”하며 건배사를 외친 사람은 자기가 무슨 조폭(조직폭력단)의 우두머리 (그들 말로 ‘형님’)라도 된 듯한 착각에 빠져 야릇한 쾌감을 느낀다. 그래서 나는 요즘도 “얘들아”를 외치고 다닌다..
1967년 대학에 입학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한 학생이 갑자기 강의실 단상에 올라가더니 ‘나는 여러분과 입학 ...
2018-03-28 09: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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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44> 대학원 신입생들에게
얼마 전 서울대학교 약학과 석박사 과정 신입생들에게 강의(2월 28일)를 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학생 중에 타 학과 출신도 많은 점을 고려해서 그들에게 약과학자로서의 책임감과 자긍심을 불어 넣어 달라는 주문이었다.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자신은 ‘바담 풍(風)’ 하면서도 학생들에게는 ‘바람 풍’ 하기를 바라던 훈장님과 같은 처지이지만, 용기를 내서 다음과 같은 요지의 강의를 준비하였다.
1. 인생을 조금 긴 안목(眼目)으로 바라 보라 – 젊을 때는 1~2년이 긴 세월로 느껴진다. 그래서 빠른 시일 내에 성취...
2018-03-14 09: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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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43> 하목사님
2011년 8월에 소천하신 온누리 교회의 고 하용조 목사님은 유연하고 푸근한 분이셨다.
1. 그럼 그만 두세요
외교관인 M 집사는 뉴욕에 근무할 때 교민들을 상대로 ‘성경의 맥을 잡아라’라는 주제의 성경공부를 인도하고 있었다. 인기가 매우 높았는데 어느 날, 교민들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공무원이 특정 종교에 대한 강의를 해도 되느냐? 일과 후에 한다고는 하지만 강의 준비로 일과 시간을 뺏길 것 아니냐? 하는 것이었다. 고민에 빠진 M 집사는 얼마 후 하 목사님을 만나게 되었을 때 ‘어찌하면 좋겠냐?’고 물었다.
하...
2018-02-28 09: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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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42> 혼자서도 잘 산다구요?
누구나 늙을수록 누군가 함께 놀아주길 바란다. 여기에서 ‘누군가’란 단연 손주, 자식, 며느리, 사위 같은 가족을 말한다. 젊어서는 혼자 사는 게 좋을 때가 많다. 혼자가 자유롭기 때문이다. 그래서 요즘 ‘혼밥’ ‘혼술’을 즐기는 젊은이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젊은이가 모르는 게 한가지 있다. 늙으면 본의 아니게 몸이 아프고, 우울해지고, 외로움을 타게 된다는 사실이다. 또 그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나도 그랬었다. 어머니가 편찮으시다고 말씀하시면 ‘또 시작이신가’하고 귀찮...
2018-02-14 09: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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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41> 13년만의 걷기, 그리고 구세주
2001년 경미한 보행 장애를 겪고 있던 3살짜리 여아 (A양)가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뇌성마비 판정을 받았다. 수 차례 입원치료를 받고 국내외 병원을 전전했으나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다.
20세가 된 2012년 7월, 전처럼 재활치료를 받던 중 물리치료사 윤씨로부터 “뇌병변이 아닌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혹시나 하고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다시 진찰을 받았다.
의료진은 MRI 사진 등을 보더니 이 병은 ‘뇌성마비가 아니라 도파 반응성 근육긴장이상’이라고 했다. 즉 신경전달 물질과 관련된 효소의 이상으로 주로...
2018-01-31 09: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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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40> ‘식후 30분’ 무용론 유감
2017년 9월 27일 서울대병원은 그 동안 ‘식후 30분’에 먹으라던 약의 복용 규정을 ‘식사 직후’로 바꾸기로 했다고 밝혔다. ‘식후 30분’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며, 식약처의 허가사항에도 ‘30분’이라는 기준은 없기 때문이란다.
나는 환자가 정확히 식후 30분에 약을 복용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나 자신도 식후 30분 맞추려다가 복용을 잊어먹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이번 서울대 병원의 조치가 ‘30분 지키려다가 복용을 잊어먹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현실적인 조치일 것으로 이해한다. 그...
2018-01-17 09: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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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39> 아버지
1. 어렸을 때 집 근처에 있는 국민학교에 다녔던 박동규(서울대 명예교수)는 어느 날 하교(下校) 길에 아버지를 만났다. 아버지 손을 잡고 오면서 아들은 오늘 쪽지 시험에서 100점을 맞았다고 자랑하였다. 아버지는 아들이 대견해서 길 옆에 있는 빵집에 데리고 들어 가 빵 한 개를 사 주셨다.
얼마 후 아들은 하교 길에서 다시 아버지를 만났다. 그날은 쪽지 시험에서 100점을 못 맞아 다소 의기소침해 있었다. 그래서 자신 있게 아버지 손을 잡지 못하고 몇 발자국 뒤에서 아버지를 따르면서 저번에 아버지가 빵을 사 주셨던 ...
2018-01-03 09: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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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38> ‘한국약학사’ 발간에 붙여
지난 2017년 10월말에 ‘한국약학사’라는 책을 약업신문사를 통하여 발간하였다. 이 책은 내가 2013년 한국약학교육협의회(이하 약교협)의 김대경 이사장(현 중앙대 약대 교수)의 부탁을 받아 40여명의 전문가로 필진을 구성하여 집필 제출한 보고서를 책으로 인쇄한 것이다.
2013년 막상 한국약학사 집필 작업에 들어가 보니 우선 ‘약학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부터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고심 끝에 약학을 ‘약학대학을 중심으로 수행된 교육과 연구’로 좁게 보기 보다는, 제약기업에서의 신약개발 연구는 물론, 약과 관...
2017-12-20 09: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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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37> 종교약학
일본약사학회(日本藥史學會)가 발행하는 ‘약사학잡지(藥史學雜誌)”의 최근호(Vol. 52, No.1, 2017, 71~73쪽)를 보니, 오쿠다 준(奧田 潤) 교수가 쓴 “인문사회약학 1. 종교약학”이란 제목의 논문이 눈을 끈다.
‘종교약학’은 다양한 인문약학 과목이 개설되어 있는 일본의 약대에서도 생소한 과목이다.
오쿠다 교수는 오래 전 메이조(名城)대학 약학부를 퇴임한 명예교수로 퇴임 전에 제자 한 명에게 윤리학 전공으로 약학박사 학위를 줄 정도로 인문약학(人文藥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분이다. 이하에 그의 논문 내용 일...
2017-12-06 09: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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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36> 일본약제학회의 “일본 약제사 선언”
금년 6월 30일, 일본약제학회는 2025년도까지 일본도 한국처럼 완전의약분업을 실시토록 하는 것을 목표로 정하고, 학회 내에 “의료 ZD 및 완전분업” 포커스 그룹(FG)을 만들어 “약제사 선언문”을 작성하였다. 다음은 최근 나가이(永井 恒司)교수가 보내온 선언문의 전문(前文)과 본문을 번역한 것이다. *ZD: Zero Defect 무실점 운동.
전문 (前文)
1985년 10월 1일에 창립된 공사(公社, 공익사단법인) 일본약제학회는 1987년 8월 29일 국제약학연맹(FIP)에 가입한 것을 계기로 일본에서도 국제표준 의약분업(=완전분업)...
2017-11-22 09: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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