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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98> 우울증 - 네 자신을 알려 들지 마라
아주 오래 전에 TV에서 본 이야기이다. 평생 우울증 환자를 치료해 온 어떤 명의(名醫)가 노년에 상처(喪妻)를 하고 우울증에 빠졌단다. 그는 자신이 우울증 환자에게 처방해 왔던 약을 먹으며 정신력으로 극복해 보려고 노력 하였다. 그러나 다 소용이 없었다. 결국 그는 “내가 잘 알지도 못하고 환자들을 치료해 왔구나” 깨달았다고 한다. 명의도 자기가 경험해 보지 않은 질병에 대해서는 이해가 부족할 수 밖에 없는 모양이다. 나도 십오여 년 전에 우울증으로 몇 해 동안 고생한 적이 있었다. 그 때 깨달은 것은 우울증은 정신력...
2020-05-06 14: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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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97> 故 홍문화 교수님의 격려사
지난 3월 말, 『대한민국 약학박사 1호, 대하 홍문화』란 책이 서울대 약학역사관에서 발간되었다. 이를 기념할 겸, 그리고 코로나 사태로 졸업식도 제대로 못하고 이번에 약학대학을 졸업한 후배들을 격려하고자, 1982년 홍문화 교수님 (당시 66세)이 서울대 약대의 교지 『약원』에 써 주신 글 (“약대를 졸업하는 후배에게”)을 소개한다. 시대를 초월한 고매한 가르침에 감동을 금할 수 없다.두려운 존재새 생명이 움트는 봄과 더불어 우리 약학계에 새로운 후배들이 많이 배출된 것을 충심으로 환영하며, 여러분들의 앞날에 무한...
2020-04-22 10: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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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96> 보릿고개
최근 아홉 살쯤 된 한 신동(神童)이 ‘보릿고개’란 옛 노래를 부르는 걸 들었다. 보릿고개를 알 리가 없는 아이가 어쩌면 그리 구성지게 잘 부르는지 감탄하였다. 이 노래에는 “아야 뛰지 마라 배 꺼질라, 주린 배 잡고 물 한 바가지 배 채우시던 그 세월을 어찌 사셨소, 초근목피(草根木皮)의 그 시절, 한 많은 보릿고개여~”란 노랫말이 나온다. 여기에서 보릿고개란 보리 수확 하기엔 아직 이른, 그래서 양식이 다 떨어져 먹고 살아 넘기 어려운 1950년대의 음력 4월 경을 말한다.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동네 사람들도 봄이면 초근...
2020-04-08 11: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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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95> 인생 네비
요즘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은 대부분 네비게이터(이하 네비)를 이용해 길을 찾는다. 네비에 중독이 된 나는 심지어 시내에서 우리 집으로 갈 때에도 습관적으로 네비를 켠다. 요즘 네비는 목적지에 이르는 가장 빠른 길(최단경로)과 가장 편한 길(추천경로)을 보여주며 선택하라고 할 정도로 발전하였다. 이처럼 우리는 네비가 왕도(王道)를 알려주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인생길을 안내해 주는 인생 네비까지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인공 지능을 연구하는 과학자 중에 인생 네비를 개발하려는 사람이 사람이 있...
2020-03-25 10: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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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94> 화목자(和睦者)
어려워도 화목한 집이 있고 부유해도 싸우며 사는 집이 있다. 화목한 집엔 놀러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만 싸우는 집엔 불러도 가고 싶지 않다. 아마 복(福)도 화목한 집에만 들어가고 싶을 것이다. 요즘 코로나 19바이러스 때문에 온 나라가 난리이다. 3월 1일 주일 아침에는 유례없이 전국 대부분의 교회가 문을 닫았다. 다행히 내가 섬기는 온누리 교회는 CGN이라는 TV방송을 통해 주일 예배를 드릴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하는 교회의 교인들은 심적 고통이 매우 클 것이다. 최근 스마트바이오팜 대표인 심유란 박사가 페이스 북에...
2020-03-11 10: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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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93> 깜깜함
요즘 서울의 밤은 너무 밝다. 최근 LED등이 보급되면서 불야성(不夜城)이 될 정도로 밤이 밝아졌다. 주택가도 예외가 아니다. 한밤 중에도 별이 안 보이고 전등을 꺼도 방안이 보일 정도로 밖이 밝다. 빛이 너무 흔해졌다는 느낌이다.가끔 손주들에게 ‘내가 어렸을 때는 별이 쏟아질 정도로 밤이 깜깜했었단다’ 라는 이야기를 해 주고 싶다. 그러나 요즘 애들은 어른들이 “나 때는 말이야” 라고 말할라치면, “Latte is a horse요?” 라고 한단다. 이 유행어는 ‘나 때’를 Latte로, ‘말’을 horse(馬)로 바꾼 말로 ‘이제 옛날 이야기 좀 그...
2020-02-26 10: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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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92> 세월
어느덧 2019년이 지나고 2020년이 되었다. 세월이 정말 빠르다. 미래가 어느덧 오늘이 되고 오늘은 순식 간에 과거가 된다. 누군가 나이가 먹을수록 세월이 빨라진다고 했는데 정말 그런 느낌이다. 요즘엔 현재의 순간 순간들이 과거라는 진공 공간으로 맹렬하게 빨려 들어가는 것이 보인다. 마치 먼지가 진공청소기에 빨려 들러가는 모습이다. 세월이 흐르는 소리도 차창을 열어놓고 달릴 때 운전자 귀에 들리는 바람 소리처럼 요란하게 들린다.인생은 내려야 할 역이 어딘지도 모르는 기차 여행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기차표에 출...
2020-02-12 09: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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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91> 홍문화 교수님의 서울역 입성기
홍 교수님은 1955년 9월 17일 미국 퍼듀대학으로 유학을 떠나셨다가 1년만인 1956년 11월 16일 귀국하셨다. 당시 약업신문을 보면 서북항공(Northwest) 편으로 귀국하였다는 기사가 있으나 이는 명백한 오보이다. 당시 서울역으로 귀국 환영 차 나간 사람(학생)들이 한 두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홍 교수님은 귀국할 때에 경비 문제도 있었겠지만 여기 저기 구경을 하며 오실 요량으로 비행기 대신 약 3개월이 소요되는 화물선을 타고 오셨다. 그리고 몇 날 몇 시에 서울역에 도착한다고 사전에 전보를 치셨다. 그래서 학생들이 정시...
2020-01-29 09: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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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90> 역설(逆說)
1. 나는 현직 교수일 때 책을 여러 권 썼는데 그때마다 한 글자도 대학원생들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 처음 부임하였을 때인 1983년에는 나도 영어 책의 번역판을 낼 욕심으로 대학원생들에게 일정 분량씩 번역을 해오라고 시킨 적이 있었다.얼마 후 학생들이 가져온 번역을 보니 내 마음에 전혀 들지 않았다. 당시에는 컴퓨터가 없던 시절이라 학생들이 잘 못 써온 부분을 일일이 수정액으로 지우고 다시 써야 했는데, 그게 내가 처음부터 다시 번역하는 것보다 더 시간이 걸리고 번거로웠다. 이 일을 계기로 나는 어떠한 책을 쓸 경...
2020-01-15 1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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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89> 송도(松都) 약학대학*
광복 직후인 1945년 10월에 재 개교한 경성약학전문학교(경성약전)는 1946년 9월에 3년제의 사립 서울약학대학으로 승격되고, 1948년부터는 4년제 학부과정을 개설하였으나 좌우 분열과 재단의 불안정 등으로 혼란을 겪고 있었다.
마침 개성(開城)의 유지들은 1949년 인삼 등으로 유서 깊은 개성에 새로운 약학대학을 세우기로 결정하였다. 당시 개성에는 개성중학 옆에 넓은 약초원과 유리 온실 등을 갖춘 경성제대 의학부 부속 생약연구소가 있었다. 그래서 경성약전을 개성으로 옮기자는 논의가 일제 강점기에도 있을 정도였다...
2020-01-01 09: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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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88> 손주를 보여줘
시골에 사는 할아버지가 주말에 내려 오기로 한 서울 손주를 맞기 위해서 토요일 하루 종일 집안 구석 구석을 청소해 놓았다. 그 때 며느리로부터 전화가 왔다 ‘애가 바빠서 내일 못 찾아 뵙겠다’는 내용이었다.
할아버지는 “알았다. 다음에 와라”하며 전화를 끊었지만 그날 잠자리에 들 때까지 하염없이(?) 울었다고 한다. 얼마 전 라디오 방송에서 들은 이야기이다. 그 할아버지가 써 보낸 사연이란다.
나이가 들수록 손주와 노는 것 보다 더 좋은 일이 없다. 재미도 보람도 손주보기가 최고이다. 내가 늘 하는 이야기이지만...
2019-12-18 09: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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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87> 이목구비(耳目口鼻)
일본 사람들은 동경(東京)을 영어로 쓸 때 Tokyo라고 쓴다. 우리 생각에는 Dokyo가 좀 더 사실에 가까운 표기 같아 보이는데 일본인 생각은 다른 것이다. 오래 전 동경대학에 유학 할 때 비슷한 의문이 생겨서 클라스메이트에게 이 발음을 확인해 본 적이 있었다.
즉 한번은 “토-쿄”라고 하고 한번은 “또-꾜”라고 말하며 어떻게 들리냐고 물었더니 두 발음이 똑 같이 들린다는 것이었다.
몇 번씩 테스트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일본인들은 격음(激音, 크, 프, 트 등과 같은 거센 소리)과 경음(硬音, 끄, 뜨, 쁘 등과...
2019-12-04 09: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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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86> 흔들리는 기준(基準)
군대에 가면 정렬을 시킬 때 한 사람에게 오른쪽 손을 높이 치켜들고 큰 소리로 ‘기준!’ 이라고 외치게 한다. 그러면 그 사람, 즉 기준병(基準兵)은 신속히 자리를 잡고 오른쪽 팔을 들어 기준!을 외친 후 그 자리에 말뚝처럼 서 있어야 한다. 기준병이 왔다 갔다 하면 군인들이 오(伍)와 열(列)을 맞출 수 없기 때문이다.
생동성(생물학적 동등성)시험은 복제 의약품(제네릭 의약품)의 품질을 보증하는 시험이다. 이 시험의 골자는 오리지날 약과 제네릭을 사람(피험자)에게 투여하였을 때 두 약의 혈중농도가 동등함을 입증하는...
2019-11-20 09: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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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85> 한끼 줍쇼
JTBC 방송에서 2016년부터 주 1회 방송하고 있는 ‘한끼 줍쇼’란 TV 프로그램이 있다. 방송국의 설명에 의하면 이 프로그램은 ‘정글과도 같은 예능 생태계에서 국민 MC라 불렸던 두 남자가 저녁 한끼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담은 다큐멘타리’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이경규씨와 강호동씨 두 사람이 각각 인기 연예인 한 명씩을 동반하고 불쑥 어느 동네를 찾아가 아무런 사전 양해 없이 어느 집의 초인종을 눌러 “저녁 한끼 같이 먹으면 안될까요?”라고 묻는다.
당연히 적지 않은 집이 ‘청소가 안 되어 있다’거나 ‘이미 식사를 마...
2019-11-06 09: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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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84> 사람 살려
길을 가다가 실수로 깊은 구덩이에 빠졌을 때, 사람들은 어떻게 반응할까? 아마 미국 사람들은 “Help me!”, 일본 사람들은 “다스께떼!”, 중국 사람들은 “救命!”이라고 외칠 것이다. 그럼 우리나라 사람들은 뭐라고 할까?
알다시피 우리는 “사람 살려!” 라고 외친다. 미국 사람들은 ‘나’를 강조하고, 일본과 중국 사람은 누구를 살려달라는지 불투명한 채로 살려달라고 외치는데 반해, 우리나라 사람들은 내가 아니라 ‘사람’을 살리라고 외치는 것이다. 왜 우리나라 사람들만 ‘내’가 아닌 ‘사람’을 살리라고 외칠까? 나는 이게 오...
2019-10-16 09: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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