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403> 약학의 특성 – 8. 규제
심창구 교수.제약(製藥)산업을 제약(制約)산업이라고도 합니다. 물론 다른 산업에도 규제(規制)는 많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제약산업에 특히 규제가 많은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규제는 다들 싫어합니다. 그래서 정부는 선거철만 되면 각종 규제를 철폐하겠다고 발표해서 국민의 환심을 사려고 합니다.그러나 규제는 그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나쁜 규제는 나쁘지만 좋은 규제는 오히려 도움이 됩니다. 기차와 철로(鐵路, rail)의 관계를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기차는 철로 위로만 달리게 규정되...
2024-10-02 10:27 |
[기고] <402> 약학의 특성-7. 외부 전문가 활용의 필요성
심창구 교수. 응용과학, 특히 신약개발, 바이오의약품, 개인맞춤약학, 노인약학 등 최신의 화두가 넘쳐나는 약학에 있어서는 그 교육에 외부 전문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신약개발만 예로 들더라도 연구와 개발의 단계가 얼마나 길고 복잡합니까? 이 모든 단계에 대한 교육을 전임교수만으로 감당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더구나 학생수가 적은 약대로서는 전임교수 채용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전문가를 비전임으로라도 모셔서 교육의 질을 높여야 합니다.눈을 학교 밖으로 돌려보면 벤처나 제약회사 ...
2024-09-19 09:49 |
[기고] <401> 본인이세요?
심창구 교수.오늘은 최근 여기 저기에서 수집한 유머 몇 개를 소개한다.1. 잔소리는 무서워1) 전철에서 할머니가 계속 영감님에게 계속 잔소리를 해 댔다. 영감님이 뭘 잘못하신 모양이다. 오랫동안 잔소리가 끝나지 않자 영감님은 주변 사람들이 신경 쓰여 죽을 지경이었다. 그 때 전차가 역에 서며 차문이 열렸다. 그 순간 영감님이 할머니에게 말했다 “여보, 우리 여기서 내려야 해, 얼른 내립시다”. 영감님은 긴가 민가 하는 할머니 등을 밀어 전차 밖으로 나가게 했다.그러곤 영감님은 재빨리 몸을 돌려 전차에서 내리지 않았다. ...
2024-08-30 10:31 |
[기고] <400>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
심창구 교수.1967년 학번인 내가 약대에 다닐 때에는 (즉 라떼는) 실습 시간에 견학을 갈 때가 많았다. 종근당이나 한독약품 또는 유유산업 같은 제약회사의 공장은 물론, 삼양라면, OB맥주, 해태제과, 애경유지 같은 식품, 화공(化工) 회사의 공장, 그리고 구의동 수원지(水源池), 신탄진 연초공장, 부여 홍삼 공장 같은 곳에도 견학을 갔었다. 학교 측에서 이처럼 견학을 많이 보낸 것은 나중에 알고 보니 돈 안 쓰고 실습 시간을 때우기 위한 방편이었다. 최근 조윤상 교수님으로부터 들은 말씀에 의하면, 당시 실습 담당 조...
2024-08-22 23:14 |
[기고] <399> 약학의 특성-6. 목적이 이끄는 강의와 연구
심창구 교수.오늘은 약대 교수님들은 자신의 강의와 연구가 앞에서 언급한 약학교육의 목적과 잘 맞는지 늘 점검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서울대 약대는 다른 단과 대학에 비해 연구를 잘 한다고 소문이 나 있습니다. 초창기에 학문 수준이 낮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던 약대가 이렇게 발전한 것은 놀라운 발전입니다.그러나 근대 약학 교육이 우리나라에 도입된 지 110년이 지난 오늘날, 약대 교수님들의 연구 방향에 제안 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즉 약대의 연구는 인력이나 연구비 같은 자원이 매우 제한되어 있기 때문...
2024-07-24 14:13 |
[기고] <398> 요나고 여행과 사무라이
심창구 교수.지난 5월 17-19일 친구 세 부부가 2박 3일의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코로나 사태로 오랫동안 해외 여행을 못한 데다가 내가 작년 11월에 무릎 수술을 받아 잘 못 다닌 한(恨을 풀 겸 간 패키지 여행이었다.인천에서 출발하여 돗토리현(鳥取縣) 요나고(米子) 공항, 사카이 미나토시 (요괴거리), 미사사(三朝) 온천, 모래 미술관, 모래언덕, 구라요시시(倉吉市) 신마치 온천, 아다치(足立) 현립 미술관, 마츠에성(松江城), 유시엔(由志園) 정원을 둘러 오는 일정이었다. 일정도 느슨하고 비용(1인당 100만원 정도)도 큰 부담...
2024-07-10 13:30 |
[기고] <397> 종속변수의 유비무환(有備無患)
심창구 교수.지난 5월 2일 제대(1974년) 50주년을 기념하여 군대 동기 몇몇이 전주에서 1박2일 모임을 가졌다. 부부 동반으로 만나는 이 모임은 올해로 35회가 되었다.모임 둘쨋날 아침 콩나물 해장국 집에서 함께 아침을 먹고 있을 때였다. 한 전우의 아내가 남자들 식탁에 와서 “콩나물 좀 더 갖다 드릴까요?” 물었다. 남자들은 다들 “됐어요” 라고 사양했다. 그러나 그 부인은 남자들 반응에 아랑곳하지 않고 커다란 콩나물 접시 하나를 갖다 놓으며 “더 드세요” 하는 것이었다. 유레카! 순간 나는 크게 깨달았다.아! 세상의 ...
2024-07-10 13:28 |
[기고] <396> 약학의 특성-5 커리큘럼
심창구 교수. © 약업신문약학 교육의 목표는 학생들에게 의약품의 창조(창약학), 제조 (제약학), 사용(용약학) 및 사회성 (사회약학)에 관한 전문 지식과 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입니다. 제한된 시간 내에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교수를 잘 뽑고 강의 커리큘럼을 효율적으로 짜야 합니다.학부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4분야의 교집합에 해당하는 지식들을 교육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교집합의 크기가 매우 방대하기 때문에 어떤 부분에 대한 누락이나 부족, 또는 중복이 없도록 완벽에 가까운 강의 커리큘럼을 구성하기란 ...
2024-06-19 21:51 |
[기고] <395> 약학의 특성 - 4. 대표적인 평가과학
심창구 교수. © 약업신문약학의 특성을 여러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겠지만 이번에는 ‘약학의 평가과학(評價科學)적 특성’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과학은 크게 순수과학, 응용과학, 그리고 평가 과학의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합니다. 우선 순수과학(pure science)이란 ‘사물의 메커니즘(why?)’ 즉 왜 그럴까를 연구하는 학문을 말합니다. 두번째, 응용과학(applied science)은 얻어진 지식을 실생활에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how to apply?)를 연구하는 학문입니다.마지막 세번째 과학인 평가과학은 좋고 나쁨의 판단의 기...
2024-05-22 11:29 |
[기고] <394> 약학의 특성 - 3. 교육의 목표
이제 오늘 강의의 본론이라고도 할 수 있는 약학 교육의 목표에 대해 말하겠습니다. 아래 개념도를 봐 주시기 바랍니다.약학의 첫번째 목표는 새로운 약을 창조해 내는 창약학을 공부하는 것입니다. 창약학이란 일본 사람들이 만들어 낸 용어인데요, 약학에서는 약물 분자의 창조로부터 신약개발에 이르는 과정에 필요한 제반 지식을 공부해야 합니다. 두번째 목표는 우수한 의약품을 경제적으로 제조하는 제약학입니다. 여기에서 유위해야 할 것은, 의약품의 품질을 평가할 수 있는 안목(眼目) 없이 우수한 의약품을 만들 수 없...
2024-05-16 11:10 |
[기고] <393> 약학의 특성 - 2. 강의
1) 강의가 많았다.내가 1967~1971년에 약대에 다니면서 느꼈던 첫 번째 소감은 강의가 너무 많다는 거였어요. 일주일에 52시간씩이나 수업을 들었으니까요. 월~금요일까지는 매일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8시간씩 강의를 듣거나 실습을 했고 토요일에는 5시간 강의를 들었어요. 수강 신청이란 개념도 없었어요. 마치 고등학교처럼 주 52시간짜리 강의 시간표에 따라 수업을 받았거든요. 강좌명도 무지하게 많았어요. 문화사, 사회과학개론, 영어, 국어, 독일어, 약학라틴어 같은 교양과목들과, 정성분석화학, 정량분석화학, 약...
2024-05-16 11:07 |
[기고] <392> 약학이란 어떤 학문인가? - 1. 서론
심창구 교수. © 약업신문2022년 9월 30일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의 신임 교수 세 분에게 ‘약학이란 어떠한 학문인가?’를 주제로 강의를 한 일이 있었다. 이 분들은 약학대학 학부 출신이 아니었다. 대학에서는 이 분들에게 약학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좀 해 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 모양이었다.그 때의 강의 동영상을 금년 초에 학교로부터 받았다. 화질이 그럭저럭 괜찮기에 페이스북에 올려 보았더니, 짧은 기간 안에 700회에 육박하는 조회수가 나왔다. 이 주제에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
2024-04-11 10:37 |
[기고] <391> 한 박자 쉬고
심창구 교수. © 약업신문교회에 처음 가는 사람은 목사님이 자꾸 자기를 보고 죄인이라고 하는 데 기분이 살짝 나빠진다. 어떤 사람은 ‘목사님이 내 죄를 어떻게 알았지?’ 생각하고, 어떤 사람은 ‘내가 죄인까지는 아닌데’ 생각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 평생 죄 짓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을 터이니 죄인이라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그래서 어떤 목사님은 사람을 ‘걸린 죄인과 걸리지 않은 죄인’으로 나눌 수 있다고 하였다. ‘걸린 사람은 벌금을 내거나 감옥에 갇혀 있지만, 걸리지 않은 사람은 여기 예배당...
2024-04-05 11:32 |
[기고] <390> 수금푸
심창구 교수. © 약업신문군대에서 경상도 출신 고참병이 한 신병에게 “야, 수금푸 좀 갖고 온나”라고 명령을 내렸다. 신병은 수금푸가 뭔지 몰라 당황해서 이것 저것 닥치는대로 가져가 봤으나 고참병은 매번 그게 아니라며 화를 냈다고 한다.수금푸는 경상도에서 삽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한다. 몇 년 전에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나름 경상도 방언 좀 안다고 하던 나도 매우 놀랐다. 경상도에서는 선반을 시렁, ‘매우 많다’를 ‘천지삐까리다’, ‘항거 많다’ 또는 ‘쌔빌맀다’라고 한다는 정도까지 알고 있던 나로서도 수금푸는 도무지...
2024-03-18 09:51 |
[기고] <389> 약학사회지 제6권
심창구 교수. © 약업신문작년(2023년)에 창립 9주년을 맞은 대한약학회 약학사분과학회(회장 김진웅)는 작년 4월 서울대 약대에서 제18회 약학사 심포지엄을 개최하였다. 심포지엄의 연제는 1. 대한약학회의 학술지인 ‘Archives of Pharmacal Research의 발전사’(이석용 성균관대 약대 교수), 2. ‘일제식민기의 여성약학도’(이영남 충북대 명예교수), 3. ‘해외 약학사학회의 최근 동향’(손일선 일본 약학사학회 국제위원)이었다.이어 11월에는 ‘코로나-19 팬데믹과 범 약계의 대응’이라는 주제 하에 제19회 심포지엄을 개최하였는데, ...
2024-02-28 09: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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