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약사를 바라보는 시선들
선생님, 약사님, 사장님, 아저씨, 아줌마, 약장사, 약싸개,….
긍정에서 부정까지 우리 사회에서 약사를 부르는 다양한 호칭이다.
약사라는 직업군은 우리나라에서 나름대로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상류층에 속한다.
하지만 의약분업 이후 약사를 바라보는 일반 대중의 시선은 많이 변화한 것 같다.
최근 국내 유명 소설가 K씨는 칼럼을 통해 “페루에는 약사 면허증 없이도 약국을 개설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부패나 부작용은 없다. 오히려 우리나라에서 면대행위 등 편법이 성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최근 자영업 규제를 위한 정부의 자격증 강화정책을 비판하면서 예를 든 것이지만 약사를 바라보는 일반의 시각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이뿐인가. 정부는 일반의약품의 의약외품 전환을 확대할 것이라고 한다.
그동안 약사가 담보해 온 일반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깡그리 무시하는 태도다. 우리나라의 오피니언 리더로 불리는 인물과 정부마저 ‘약사면허의 전문성과 특수성’을 은연중에 무시한다면 일반 국민의 시선은 오죽할까.
사실 국민이 바라보는 약사의 위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더구나 약국에 가서 조제료를 할인받는 것은 물론 약국이 슈퍼마켓처럼 치열한 가격경쟁을 펼치고, 드링크는 당연히 서비스 품목으로 제공하는 모습을 일상적으로 접한다면 ‘선생님’ 보다는 ‘사장님’이라는 호칭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것이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독자가 약국에서 ‘약사님?선생님’ 대신 ‘사장님’ 이라는 얘기를 듣는다면, 방송이나 신문에서 약사를 장사꾼 취급하는 내용을 접한다면, 무조건 발끈하고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다시 한번 자신의 초심을 되돌아보고 다시 한번 자신이 전체 약사사회를 위해 무엇을 해왔는가를 반성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약사를 바라보는 시선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 될 것이다.
감성균
2005-07-04 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