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law school이냐, low school이냐
요사이 국내 법학계와 법조계에서는 보다 우수한 법조인을 양성한다는 취지의 법학전문대학원, 즉 로스쿨(law school) 제도의 도입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로스쿨은 ‘考試 망국론’까지 고개를 든 현실에서 법학교육 백년대계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로스쿨을 유치하려는 대학들간의 힘겨루기가 ‘현재 진행형’이다. 특히 저마다 로스쿨 유치의 당위성을 어필하기 위한 법학관 신축, 교수 충원, 연구비·장학금 확충 등의 열기는 심지어 “묻지마 투자”라는 비판까지 낳고 있다.
하지만 워낙 법대의 사활이 걸린 첨예한 현안이어서 갈수록 무한경쟁의 양상으로 치닫는 형국이다. 여기서 뒤쳐지면 학교의 위상과 지명도가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위기감과 함께 과도한 투자에 뒤따를 심각한 후유증을 걱정하는 목소리들도 톤을 높이고 있다.
해묵은 논란 끝에 수업연한 연장이 마침내 가시권에 진입한 약학계가 타산지석 삼아야 할 일종의 임상례가 아닐까 싶다. 연한연장이 대대적인 투자를 전제로 함은 자명한 이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20개 약대가 발등의 불로 떨어진 교육 인프라 업그레이드를 실행에 옮기기 전에 먼저 풀어야 할 숙제가 한가지 눈에 들어온다.
투자의 목적과 효율성 등을 제고하기 위한 학교별 맞춤전략을 수립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연한연장이 학문발전과 학자양성 등 문자 그대로 약학대학을 지향한 포석인지, 아니면 일본에서 사용 중인 용어로, 어원상 임상 전문가를 키우고 실용성을 강조하는 개념인 약과대학(藥科大學) 시스템을 겨냥한 것인지를 정성분석하는 일은 그 첫걸음에 해당될 것이다.
미국 약대의 경우 학교별 특성에 따라 5년제와 6년제가 공존하고 있다지 않던가!
이덕규
2007-03-14 1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