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료
“사회에 도움 되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사람에게 주어지는 역할은 여러 가지가 있다.
한 집안의 아들 혹은 딸, 한 가정의 남편 혹은 부인, 직장에서 직급에 따른 역할, 친구들 사이, 취미 활동 동호회에서의 역할 등 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역할은 생각보다 많다.
대웅제약 라이센싱팀의 김완주 과장(경성대 약대 졸)에게는 제약사 직원이라는 역할 외에도 넷 임팩트 서울지역(Net Impact, 이하 넷 임팩트) 4대 회장, 스마트폰 어플 기획자라는 역할이 더 있다.
◆'보다 좋은 세상으로', 넷 임팩트
넷 임팩트는 1993년도에 미국의 몇몇 MBA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비지니스적인 방법으로 보다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자’는 모토로 설립된 비영리 국제 단체다.
현재 전 세계 50여개국에 200개 챕터에서 다수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한국에는 서울 직장인 챕터, 국민대 학생 챕터 이렇게 두가지 챕터가 설립돼 있으며 대학생 멘토링, 사회적 기업 멘토링, 보육원 교육, 프로보노 등의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넷 임팩트 서울 지역 챕터는 바슈롬 대표를 지낸 이철영 회장(현 SEN 이사장)과 서스틴베스트 류영재 대표가 공동으로 설립했다. 전 회장들의 대를 이어 그가 현재 4대 회장을 맡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도 붐이 일고 있는 재능기부의 가치와 비슷한데 자발적으로 모인 회원들이 결국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자신들의 역량을 공유하는 단체다.
◆'신약 임상시험 정보' 어플 기획
그의 또 다른 역할은 스마트폰 앱 기획자다.
‘신약 임상정보’를 제공하는 정보 제공 앱인데 아이폰용과 안드로이드폰용으로 어플을 제작했다.
제작과 디자인은 재능 기부를 통해 해결했다. 아이폰용은 ‘Drug Watch’, 안드로이드폰용은 ‘신약임상시험정보’로 검색 가능하다.
임상시험정보 어플을 제공키로 결심한데는 3년전 췌장암 항암제 도입 계약이 계기가 됐다.
계약 체결 후, 환자들로부터 다양한 문의전화를 많이 받으면서 중증질환 환자들에게 신약이 희망일 수 있다는 생각에 도움 줄 방법을 고민하게 된 것이다.
한국에서 한 해 이뤄지는 신약 임상시험건수는 대략 300건 정도다. 그러나 이런 정보는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상급종합병원이나 제약사, 식약처 등 한정된 곳에서만 접할 수 있다. 더구나 그 정보는 일반인들이 알아보기에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전문적이고 축약적이다.
그래서 해당 임상시험에 대해 공부하고 일반인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최대한 자세하게 풀어 어플에 올린다.
그러나 신약 임상시험 정보를 제공하는 일에 그도 많은 고민을 했다. 신약 임상시험은 사람에게 직접 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위험성이 따르는 일에 환자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고민이었다.
어플이 제공하는 정보에는 시험 디자인에 대한 주의 (위약 대조 등), 부작용에 대한 주의가 꼭 들어 간다.
그는 “어플 등으로 제공된 정보를 바탕으로 시험에 참여한 환자에게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어떻게 가치 판단할 것인가의 문제는 아직 쉽게 답을 내기가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보를 제공했을 때의 공익이 더 크다고 생각하는데는 변함이 없다.
“올바른 정보를 제공할 때 피해를 입는 환자와 정보 공유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피해를 입는 환자를 생각할 때, 정보 공유가 되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환자의 정보 수준이 올라가면 임상시험의 폐해 또한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한 면도 있습니다.”
◆그만의 역할 열심히 수행 중
최근 넷 임팩트는 사회적 기업, 비영리 단체, 벤처 기업 등이 자유롭게 다운받아 쓸 수 있는 오픈소스 문서 양식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 등 포털정보사이트가 PPT 문서 양식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과 맥락이 비슷하다. 기본적으로 필요한 문서조차 만들거나 구하기 어려운 기업을 돕겠다는 취지다.
또한 ‘Drug Watch’-신약임상시험정보 어플은 오는 6월에 열리는 ‘세상 사회적기업 콘테스트’에 출품될 예정이다.
SK행복나눔재단에서 올해로 8회째 실시하는 대회로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력을 얼마나 주는지'를 중요하게 여긴다.
관심사를 따라 해결 방법을 찾던 그는 제약사 직원으로서, 넷 임팩트 서울지역 회장으로서, 스마트폰 어플 기획자로서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자신만의 역할을 열심히 수행 중이다.
이혜선
2013.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