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신약선진국에 도전한다(유한양행)
-세계 신약연구개발 동향-
(이종욱: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소장)
화학기술 융합 바이오 시대 전환
BT(바이오 기술)+IT(정보기술)--〉 사이버 테크놀로지 도래
2001년 2월, 즉 21세기 벽두에 인류는 인간유전체지도를 완성함으로써 생명과학분야의 새로운 장을 여는 위대한 업적을 거두었다. 인간유전체지도의 완성은 각종 질병의 진단, 예방 및 치료 수단을 연구하는 의약학분야에 획기적 발전을 가져올 것이며, 특히 신약연구개발 분야에서는 가히 혁명적인 성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모든 이들이 기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신약 연구개발 패러다임은 1990년대에 태동한 조합화학기술과 고속검색기술의 등장에 힘입어 급격하게 발전하던 차에 인간유전자지도를 완성시킨 첨단 생물기술이 추진력을 더함으로써, 이제 화학기술이 융합된 바이오기술(Biotechnology, BT) 시대로 혁명적으로 전환되고 있다. 즉 21세기 post-genome시대는 BT중심의 시대로서 genomics, proteomics 및 chemogenomics 등의 첨단 바이오기술을 바탕으로 유전자 정보로부터 질병관련유전자(예:SNPs) 규명 및 신규 약물작용점 규명을 통하여 질병에 대한 혁신적인 진단, 예방 및 치료방법을 개발함은 물론이고, pharmacogenomics 연구를 통해 개인별 맞춤의약품 시대에 진입하게 됐다. 이에 더하여 머지않은 미래에는 BT에 IT까지 접목된 가상기술(Cyber Technology) 시대가 도래하여 신약 연구개발의 효율성과 성공률을 크게 증대시킴으로써 인류 보건의료에 커다란 기여를 할 것으로 예견된다.
약물작용점 탐색 기술
신약개발의 첫 단계는 신약개발 대상질환에 대한 약물작용점 탐색이다. 인간유전체지도의 완성 이후 functional genomics 연구시대, 즉 유전체 기능분석을 목표로 경쟁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는 유전자칩(DNA chip), chemical genomics, proteomics, protein chip 등 관련기술과 도구를 기반으로 질병유전자를 포함한 유전자의 기능과 질병의 발병기전을 분자수준에서 해석 가능하게 됨으로써, 신약개발을 위한 약물작용점의 종류도 이제까지 알려진 490여종에서 장차는 1만종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즉 현재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난치성 만성질환과 유전질환까지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작용점의 도출을 기대하게 된 것이다.
DNA microarray 기술
Microarray chip은 유리표면에 500~5,000개의 염기를 가진 유전자 수만개를 정해진 위치에 집적시켜 만들며, 이 유전자 chip을 이용하면 정상세포와 비정상세포에서 유전자 발현의 차이를 검측하여 질병관련 유전자를 용이하게 찾아낼 수 있다.
Proteomics 기술
프로테옴(proteome)이란 유전체로부터 발현되는 단백질의 종류와 양에 대한 총체적 정보를 말한다.
Chemical Genomics 기술
화학유전체학으로 번역하며, 유전자 산물인 단백질에 직접 작용하는 분자량 1,000 이하의 생체기능 조절물질을 이용하여 유전자의 기능을 역으로 규명하는 reverse genetics 개념의 기술이다. Protein chip 기술
단백질칩은 antibody, peptide, ligand 등의 단백질을 부착한 microchip을 이용하여 단백질의 발현양상, 단백질-DNA 상호작용, 단백질간 상호작용 등을 규명하는 기술로서 질환 마커의 확인 및 정량적 분석이 가능하여 여러 질환을 자동진단하는 시스템 개발에 중요하게 응용되며, 또한 특정 질환에 대한 신규 작용점 탐색 및 효능검색의 원천기술로도 활용될 수 있다.
〈선도물질 설계 및 탐색기술〉
Computer assisted drug design, CADD기술
질병관련 유전자나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이 밝혀지면 이들의 기능을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약물을 설계하게 되며, 현재 신약설계는 computer assisted drug design (CADD)에 필요한 software를 사용하여 수행하고 있다. 이제 머지않은 장래에 종래의 신약개발 방법의 한계(고비용, 장시간 소요)를 극복하기 위하여 가상현실 기술(in-silico technology)을 도입해 신물질 설계뿐만 아니라 가상합성을 바탕으로 한 가상 신물질 라이브러리와 컴퓨터를 이용하여 가상 작용점, 세포, 조직 및 장기 등에 가상약물을 작용시켜 보는 virtural screening 기술을 통한 유망 신물질로의 압축단계까지 발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Combinatorial chemistry 기술
조합화학은 생리활성물질의 합성시간을 단축하기 위하여 고안해낸 단시간에 다수의 화합물을 동시에 만들어 내는 새로운 기술이다.
고속 효능검색기술, HTS
현재 로봇을 사용하는 high-throughput screening (HTS) 기술로서 수많은 물질의 효능 등을 동시에 신속하게 검색하고 있다. HTS기술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려면 많은 수의 화합물이 공급돼야 하므로 조합화학 기술과 HTS는 상호보완적 기술로 등장해 신약탐색 기간을 혁신적으로 단축시키고 있다.
〈pharmacokinetics 및 Toxiaity 예측기술〉
In vitro 효능검색시험에서 유망한 효과를 나타낸 신약 후보물질 중 약 40%가량은 생체내 동태특성 즉 흡수, 분포, 대사 및 배설(ADME) 등의 pharmacokinetics 양상이 좋지 않아서, 또한 약 11% 가량의 후보물질은 동물에서 독성을 발현하기 때문에 개발대상 물질에서 탈락한다.
그러므로 후보물질이 개발단계에 진입하기 전에 생체내 약물동태 및 독성양태를 예측할 수 있다면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개발단계에서의 성공률을 크게 개선하는 길이 열리게 된다.
실제로 in vitro에서 Caco-2 cell 등을 이용한 흡수예측시험, liver microsome을 이용한 대사안정성 및 genetic polymorphism, 약물상호작용 예측, 혈장단백결합률 측정으로 약물분포에 대한 예측 또는 인체 특정 조직세포를 이용한 독성시험으로 인체에 대한 안전성 예측시험 등이 수행되고 있다.
〈세계의 신약연구개발 추세〉
2000년도 세계 의약품시장은 약 3,700억달러(약 440조원, IMS Health)로 추정하고 있으며 연간 약 8%의 성장속도를 보여 2004년도에는 약 5천억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듯 안정적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세계 의약품시장에서 제약기업의 성장률은 신약연구개발력의 우열에 의해 좌우되므로 다국적 제약기업들은 매출액의 15%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투입하며 기업마다 100개 내외의 신약개발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흥미로운 사실은 상위제약기업들이 자체 신약개발과제와 더불어 상당수의 신약후보물질을 타사로부터 도입해 활발하게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다(표2).
이는 첨단기술을 근간으로 하는 벤처제약기업들로부터 유망한 신약후보물질을 도입하여 본격적인 개발을 추진함으로써 신약개발의 효율성과 성공률을 개선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편집부
2001.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