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분업후 제약 매출 확대
분업시행으로 경영에 상당한 어려움이 처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제약업계의 이익구조가 분업이후에 오히려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 올해 제약업계는 분업특수를 톡톡히 본 한해였다.
본지가 집계한 12월결산 24개 상장제약사들의 2000년도 반기실적 분석에 따르면 매출액은 의약분업의 영향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1조2,251억7,000만원으로 전년동기보다 6.9%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도 1,505억9,000만원으로 전년동기에 비해 6.3%가 증가, 평년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경상이익은 전년동기보다 무려 179.8% 증가한 1,432억5,000만원, 순이익은 전년동기보다 59.1% 증가한 749억8,000만원을 시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경상이익과 순이익이 급증한 것은 IMF관리체제 돌입이후 꾸준한 구조조정으로 부채축소 노력을 기울여 이자 등 금융지출이 크게 개선된데다 실거래가제 실시이후 할인·할증 등 음성적 뒷거래의 대폭축소, 환율안정으로 인한 제조원가 감소, 벤처기업투자 유가증권 및 자산매각 등으로 인한 특별이익이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체별로는 동아제약이 4월총선으로 인한 박카스특수와 병원·약국·의료기기 등 전사업부분의 영업호조에 힘입어 매출은 전년동기보다 23.1%가 증가한 1,986억2,000만원, 영업이익은 63.1%증가한 236억5,000만원을 각각 달성했으며 경구용 무좀치료제와 비마약성진통제 `DA-5018' 등의 판권 및 기술이전으로 경상이익(201억4,000만원)과 순이익(126억5,000만원)이 각각 전년보다 무려 185.7%와 148.5% 급증했다.
녹십자는 분사로 인한 판매위탁수수료 증가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보다 마이너스 15억9,000만원을 기록했지만 마크로젠(320억) 및 녹십자백신(524억) 등 보유투자유가증권의 처분으로 경상이익 875억3,000만원과 순이익 606억1,000만원을 시현, 이 부분에서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또 유한양행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7.3%와 20.6% 증가했으며 특히 유한킴벌리 등 관계회사의 준법평가이익 30억원과 금융비용 22억 절감 등으로 경상이익이 49.2% 증가했다.
순이익은 106억원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킴벌리 지분매각으로 인한 특별이익 178억원이 순이익으로 잡혔기 때문에 증감률은 전년동기보다 45.5% 감소했다.
중외제약은 금리안정 등 금융비용 절감으로 경상이익이 93.5%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39억7,000만원을 달성했으나 지난해 LG주식처분으로 94억원의 특별이익이 발생했기 때문에 증감률은 마이너스 49.9%를 보였다.
한독약품은 훼스탈 등 주력품목의 영업호조와 유통 및 영업부문 아웃소싱 등으로 인한 인건비(전년대비 13억 절감)와 영업비용 감소, 이자비용 감소(전년보다 8억원 절감) 등으로 경상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25.4%, 203.8% 대폭 증가했다.
신풍제약도 전반적으로 영업이 부도전 수준으로 정상화되고 지난해 출시한 퇴행성관절염치료제 `하이알주사제' 등 신제품등이 시장정착에 성공한데 힘입어 영업이익(40.0%)·경상이익(322.2%)과 순이익(264.9%)이 급증했다. 특히 12월결산법인에 이어 실질적인 분업영향권내에 놓인 3월결산법인의 경영수지도 상당히 분업특수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집계한 3월결산 8개 제약사의 올 상반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8개사의 매출은 3,423억원으로 전년동기 3,193억원보다 7.21% 증가한 반면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41억원과 245억원을 달성, 전년보다 무려 328.7%와 355.2%가 신장돼 이익구조가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이처럼 이익구조가 개선된 것은 분업시행으로 약국에 대한 처방약 공급이 대폭 확대됐지만 환율안정에 따른 원료구입비 절감, 인건비 등 고정비용 안정, 부채비율축소로 인한 금융비용 감소 등으로 인해 원가비용이 대폭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업체별로는 대웅제약이 우루사, 에어탈, 베아제, 키로파, 엘도스 등 주력제품의 고른 매출신장과 신제품 베아겔의 조기정착 등에 힘입어 전년동기보다 24.87%가 증가한 82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또 일동제약도 경영정상화에 완전 성공, 아로나민골드 등 주력품목의 매출확대에 힘입어 전년동기대비 21.13%가 증가한 501억원의 매출달성에 이어 경상이익(40억원)과 당기순이익(46억원)이 각각 전년보다 무려 276.9%와 331.7%가 신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반면 동화약품은 전년보다 12.5%가 감소했는데 살충제 판매를 올해부터 포기했기 때문이며 전년동기에 비해 다른 제품판매는 상당폭 신장했다. 이로 인해 당기순이익(11억원)은 오히려 전년도보다 5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경영
2000.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