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프리즘]판매자료제공 봉쇄와 남겨진 쟁점들
대한약사회가 비밀준수약정서 상 위약금 부분을 삭제하고, 약정위반에 대한 소송시 소송비용 부담을 법원의 판단으로 하기로 문구를 수정키로 하는 등 도협의 입장을 받아들임에 따라 판매자료제공에 제동이 걸렸다.
도협과 약사회는 회원사에 이 같은 사실을 전달하고,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할 방침이다.
양측이 합의를 봄에 따라, 판매자료제공에 대한 공은 도매와 제약사로 넘어가게 됐다.
일단 거래약정서 상 계약기간 문제는 비밀준수약정서 체결과 관련, 대상이 아니다. 제공 자체가 위법이기 때문.
도협 한 인사는 “법률적으로 위법이기 때문에 도매와 제약사의 약정기간은 성립이 안 된다. 위법이란 사실을 모르고 약정한 것으로, 도매가 제약사와 약정기간을 지키기 위해 자료를 줬다는 것은 개별도매 사정이다.”고 말했다. 계약기간 때문에 줘야 한다는 것은 논의의 대상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 상황에서 초점은 도매업소들이 이를 적극 수용하고, 따를 것인가 하는 점.
일단 판매정보자료 제공의 부당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는 점에서, 장치가 마련되면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더욱이 제공이 발각됐을 경우 소송도 각오해야 한다. 비밀준수약정이 울고 싶은데 뺨을 때려주는 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제공여부를 알기 힘들다는 것.
제약사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 판매자료제공에 부담을 느끼면서도 제공한 면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잘 나가는 전문약 등 의약품을 무기로 한 우월적 지위를 내세울 경우, 고민할 상황이라는 것.
실제 일부 제약사들은 전문약을 내세워, 판매자료 제공을 종용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도매업계 한 인사는 “이번 문제도 제약사들이 떠들어서 발생했다. 약국가서 협박도 하고 정보를 제공받아서 이러저러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떠들고 다녔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제약사들이 자처한 것”이라며 “ 하지만 약정체결 이후에도 제약사들이 받았다고 말하지 않는 한 알기는 힘들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제공하면 어떤 루트를 통해서라도 드러날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결국 위약금,소송, 어쩔수 없이 제공해왔다는 하소연 등을 감안하면 제공은 힘들다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두되는 또 다른 사안은 판매자료를 전면적으로 제공하지 말 것인가 하는 점.
문제가 판매자료를 통한 개인정보 유출과 이로 인한 약국가 및 도매업소의 피해에서 비롯됐기 때문에 개별약국에 대한 정보제공이 아닌, 종합적인 정보제공은 가능하지 않느냐 하는 것이다.
실제 약사회에서도 의약품의 유통정보를 다양하게 하기 위해 가공 형태로 하는 것은 특별한 문제가 없지 않겠는가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예로 한 지역에서 어떤 제품이 얼마만큼 나갔느냐를 파악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된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도매쪽에서도 이 문제가 처음 불거졌을 당시 동 반 단위 가공제공이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약사회 한 관계자는 “개별 사업장에 관한 정보가 유출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개별적인 것이 아닌, 흐름을 알기 위한 방편으로 가공된다면 관찮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시각도 있다. 제약사들이 그간 흐름을 알기 위해 판매자료를 이용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다.
제약사들이 지역 도매업소에 약을 출하는 순간부터 이 제품이 어느 지역에 얼마만큼 유통되느가 하는 것은 판매자료가 아니더라도 알고, 제약사들은 판매자료를 다른 쪽에 이용하려고 필요했던 것이며, 이 때문에 문제가 촉발됐다는 것.
애초 정상적인 이용을 염두에 두고 제공했지만, 실제 약국에 직거래 종용, 판매부진에 따른 압박 등의 용도로 사용했고, 이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에 가공정보가 제약사에게 큰 의미가 있겠냐 하는 지적이다.
더욱이 가공정보는 도매업소들도 힘든 작업이고,가공정보일 경우에도 가공인지 전면인지 여부 또한 얘기하지 않는 한 확인이 힘들다는 점도 있다.
결국 도협과 약사회가 합의에 성공했지만 세부적으로 어떤 결론이 도출되는냐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권구
2006.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