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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업계 우먼파워, "Break the frame"을 외치다
약사출신 마케터 송명림 파맥스 사장을 처음 대면했을 때의 느낌은 '에너제틱(energetic) 아우라'가 풍기는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한 회사의 사장으로, 약업계 여성 마케터 모임의 회장으로, 주부로서 전천후 멀티 플레이어로 맹활약 중인 송명림 사장이 '사는 법'을 들여다봤다.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
송명림 사장의 이력을 특이하게 만드는 것은 비단 약사출신 마케터라는 직함 때문만은 아니다.
송 사장은 이화여대 약대 출신으로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석사를 밟고 미국으로 건너가 캔사스대학교 Art History 석사를 마쳤다.
특이한 학적에 대해 기자가 질문을 던지자 "아이디어가 필요했다"는 명쾌한 답변이 날아왔다.
"약대 2학년 시절부터 직업 모델에 대한 고민을 했어요. 약사라는 타이틀을 갖고 할 수 있는 역량에 대한 고민이었던 셈이지요. 그래서 약사국시를 보면서 동시에 대학원 준비를 했어요. 인더스트리얼 아트 분야는 아이디어에 대한 제 고민의 해답이었습니다."
미국에서 FMA(Fine Art Master)를 전공하고 돌아온 송 사장은 IMS와 MSD에서 마케터로 활약한 후 1997년 헬스케어 마케리서치 회사 Pharmax를 설립, 현재까지 마케팅 토털 솔루션 제공회사로 일궈오고 있다.
"처음엔 약사 다섯 명이 모여 시작한 작은 회사였지요. 지금은 50명의 사원이 '360도 전방위 헬스케어 프리미어 파트너'를 표방하고 있는 마케팅 토털 솔루션 회사로 성장했습니다."
"여성 마케터, 양적 성장과 더불어 질적 성장 필요"
송명림 사장은 현재 WMM(Women Marketing Management)의 회장이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다.
WMM은 1990년대 초에 만들어진 약업계 여성 마케터들의 모임으로 10여 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전문 클럽. 현재 40명의 정원으로 시니어급 미팅과 세미나를 주최해 약업계 여성 마케터들의 질적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모임이 만들어질 당시에는 약업계 여성 마케터 인력이 많지 않았어요. 워낙 소수라 친목 성향에 가까웠지만 여성 인력이 점차 증가함에 따라 지금은 관계 강화와 동시에 역량 강화라는 목표가 추가되어 작년부터 시니어 미팅으로 전환을 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약업계 여성 마케터 인력은 이미 50%를 훌쩍 넘긴 상태. 그러나 남성 인력과 경쟁한다고 볼 때 원활한 네트워킹과 리더십 강화 등의 과제가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의 비율로 볼 때 여성 인력은 충분히 궤도에 올랐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포지셔닝으로 볼 때 메이저급의 상승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송 사장은 WMM 회장 취임 당시인 작년부터 시니어 마케터로서의 역량을 강화시키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연 8회의 모임을 기준으로 4월 정기 오픈 세미나와 애뉴얼 미팅, 문화 마케팅에 대한 각종 강의가 그것.
"약업계 전문 마케터로서 전략과 리더십은 여성 인력이 반드시 갖추어야 할 부분입니다."
"철의 여인, 이제 그만 하려고요"
인터뷰 도중 송명림 사장에게 다급한 전화가 왔다. 집에서 아이가 다쳤다는 내용이다.
사회에서는 한 사람의 경영인으로, 집에서는 한 가정의 부모로 역할에 부담이 갈 법도 했다.
"전혀 그렇지 않아요. 전 완벽주의자는 아니거든요. 이제 철의 여인은 그만 하려고 해요."
완벽주의는 직장, 가정을 모두 완벽하게 소화하려는 데서 비롯되지만 그 과정에서 제 3의 중요한 것을 빠뜨리게 되는 우를 범하게 된다는 것이 송 사장의 지론이다.
"제 3의 것이란 바로 '나'입니다. 나를 상실하면 궁극적으로 일도, 가정도 모두 힘들어지게 되지요.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라이프 워크 발란싱'입니다."
송 사장은 라이프 워크 발란싱을 위해 종종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재충전을 한다고.
"가장 중요한 것을 우선 순위로 정해 순서대로 일을 진행합니다. Top3까지만 제대로 진행해도 중요한 것의 80%는 했다고 할 수 있지요."
송 사장은 '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나'는 케어의 존재이지요. 마케터들은 종종 그 부분에 있어 죄의식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를 케어하지 않으면 라이프 워크 발란싱이 힘들어지게 됩니다."
성공한 컨설턴트는 Burn Out 되지 않는다
라이프 워크 발란싱을 위한 조언을 부탁한 기자에게 송명림 사장은 미국에서 들었던 강의 내용을 말해줬다.
"한 교수가 이런 말씀을 하더군요. '컨설턴트로서 성공을 위해 절대 번-아웃(Burn out)하지 말라'는 것이었어요."
컨설턴트가 자신을 소진하게 되면 결국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번-아웃은 정신적인 것뿐만 아니라 육체적인 것 모두를 의미합니다."
'모든 일은 즐겁고 재미있어야 한다'는 송 사장의 사고방식과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약사로서의 보장성을 과감히 탈피하라
약사 출신이기도 한 송명림 사장은 현재 재학중인 약대생들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약사는 학문적인 백그라운드가 보장된 직업이지요. 하지만 그것은 기초가 될 뿐이지 결코 끝이 되어선 안됩니다."
약사로서 갖고 있는 백그라운드가 독보성을 담보할 수는 있지만 세계적인 헬스케어 수요 추세로 볼 때 약사가 갖고 있는 잠재적 역량은 무한하다는 것이다.
"약사의 역량을 무기로 'Something else'가 더해져야 합니다. 세상은 이제 더 이상 둥글지 않습니다. 실시간으로 모든 것이 가능한 평평한 시대가 온 것이지요."
"약사들이 좀더 넓은 바다로 나오길 바란다"는 송 사장은 "약사들이 자신의 역량을 기초 삼아 궁극적으로 통합(integration)적 시각으로 세상을 벤치마킹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약사로서, 마케팅 컨설턴트로서의 약업계 우먼파워를 과시하고 있는 송명림 사장은 아직도 학문에 배가 고프단다.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이 더 남았는가를 묻는 기자에게 "이제 홍보학을 공부해보고 싶다"고 답하는 송 사장의 눈은 새내기 대학생 못지 않게 빛났다.
"아참, 세계 여행도 해보고 싶어요. 물론 '목적이 있는' 세계 여행이지요. 하고 싶은 것들, 참 많은 데 현재 해야할 중요한 일들이 있으니 이런 일들은 옆에 차곡차곡 쌓아두고만 있네요."
꿈 많은 약업계 우먼파워 마케터 송명림 사장이 사는 법은 '360도 전방위 열정'이었다.
김정주
2006.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