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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CP 도입…'반짝 이벤트(?)'
지난 9일 53개 제약사가 CP 도입을 선언한 가운데, 향후 제약사들의 CP 도입에 대한 구체적인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CP 도입 선언은 말 그대로 의약품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일 뿐, 실질적인 도입 여부는 개별 제약사 자율에 맡겨지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제약협회는 최근 이사회를 통해 ‘CP특별위원회 설치 및 운영 案’을 의결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제약협회는 CP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회원사들의 자율준수프로그램 준비, 도입, 운영상황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제약협회 문경태 부회장은 CP 도입 선포식에서 “범 업계 차원으로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공동 도입하고 회사별 도입은 단계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며 지속적인 추진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제약협회 김정수 회장도 “제약업계 자율준수 선포식은 일회성 행사나 구호에 그쳐서는 안 되며, 반드시 획기적 변화의 시발점이 돼야 한다”고 말하는 등 의약품 공정거래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제약업계의 이러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CP 도입 선언은 공정위의 리베이트 조사결과 발표를 코앞에 둔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의지표명’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반성문’에 가깝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 53개 제약사들 중 CP 도입 선언을 전후해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10개미만인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위와 함께 CP 도입 컨설팅을 주관하고 있는 한국공정경쟁협회에 따르면, 5월 9일 기준 대웅제약, 제일약품, 현대약품, 삼일제약, 삼아제약 등 5개社만이 공정경쟁연합회에 CP 도입에 대한 문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다국적 제약사들의 경우 대부분 수년전부터 자체적인 자율준수프로그램을 운용, 국내 제약사와는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들은 본사 코드, 국내 공정경쟁규약, KRPIA 코드를 복합적으로 엮은 자율준수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천하고 있다. 이 규약은 대부분 70~80페이지 분량의 방대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이와는 별도로, 공정거래위원회 권오승 위원장이 “제약사들이 공정거래를 위한 자율준수프로그램을 도입하더라도 올 상반기 중 확정될 제재 수위 결정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 제약사들의 CP 도입 선언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는 비판도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결국 제약업계가 이번 CP 도입 선포식을 하나의 이벤트로 끝내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개별 제약사마다 구체적인 추진방안을 공표하는 등 실질적인 움직임이 절실한 때이다.
손정우
2007.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