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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윤리경영,'엄격한 법집행 전제돼야'
정부와 제약업계가 투명거래 윤리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제약업계 내 윤리경영은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약과사회 포럼이 9일 백범 김구 기념관에서 개최한 ‘약과 투명사회’(제약업계의 윤리경영) 세미나에서 투명사회실천협의회 김정수 사무처장은 '의약품과 투명사회'(제약산업의 공정거래와 윤리경영) 주제발표를 통해 “제약업체들 가운데 윤리강령을 보유한 기업의 비율은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윤리강령 담당조직을 운영하며, 윤리강령에 대한 정기적인 교육과 점검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윤리강령에는 부패관행을 금지하고 이에 대한 처벌규정이 담겨있는지에 대한 실태는 거의 파악되지 않고 있어 제약업계의 윤리경영에 대한 인식은 현재의 국제적 수준에 비교해 볼 때 많은 개선의 여지를 남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각종 리베이트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는 것.
김 처장에 따르면 2004년-2005년 국가청렴위원회 의약품 리베이트 조사 결과 의약품 공급자는 약 10~15%, 일부 제네릭 의약품은 20~25%의 리베이트, 랜딩비, 매칭비, 후원금 등을 관행적으로 병의원에 지급해 왔다. 이를 약제비 10%의 리베이트율로 환산하면 연간 약 6천억 이상의 리베이트가 조성되는 것으로 추정 가능하다는 것.
김 처장은 "의약품에 대한 리베이트 관행은 제약회사와 병원, 의사들 가운데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며 "대형약국의 경우 월 매출의 10%선이 리베이트(2004년 한 중견 제약회사의 한 영업부장 고백)로 주어지고, 리베이트 외 의사나 관련교수들 경우 학회 등 행사 후원금이 적지 않으며 해외학회에 의사들이 나갈 때는 항공·호텔숙박료는 기본이고 심지어 쇼핑비까지 제공되며 통상 의사 1인당 2000달러가 이러한 비용으로 지출된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2007년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제약업체, 다국적제약업체, 도매상, 병원 등을 대상으로 리베이트, 접대 및 해외여행 등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벌여 법을 위반한 기업과 단체, 개인에 대한 처벌과 과징금 부과여부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제약산업의 투명성 개선을 위해 제약분야 기업들의 윤리경영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김정수 사무처장은 “한국 제약협회 윤리강령과 국제투명성기구의 윤리강령 권고안을 보면 이들 사이에는 부패와 투명성을 바라보는 시각과 태도, 대응방침에 커다란 간극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윤리강령을 갖추는 것만으로 윤리경영이 완성되었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고, 한국에서 윤리경영의 역사는 여전히 일천하다”며 “제약산업에서의 윤리경영은 아직 초보적인 걸음마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제약산업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서는 윤리강령이 제약업체들 뿐만 아니라 보건의료분야와 관련한 모든 기관 및 단체들에서 마찬가지로 제정ㆍ운용되지 않으면 최근 드러난 의사협회 등의 각종 불법로비와 같은 관행들이 끊이지 않을 것이며, 보건의료분야 내의 유착에 기초한 각종 불법관행들이 뿌리 뽑히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처장은 이와 관련, 보건기구와 국제투명성기구의 제안 중에서 제약산업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 현재 시급하게 개선되어야 할 사항으로는 우선 법적용과 집행의 엄격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의료인의 리베이트 수수행위는 적발되어도 2월의 자격정지(규정상 최고1년)에 그치고 법원에서 기소유예될 경우에는 그 처분이 1/2 경감되어 1월의 자격정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빈번하게 위법사항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
이러한 법경시 풍조는 최근 공정위 조사를 둘러싸고 의사를 포함하여 일부 의료업계 종사자들이 리베이트에 대한 단속자체를 불합리한 것으로 판단하고 강력하게 항의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드러나고 있고, 이러한 의식과 풍조 속에서는 불공정 거래관행이 지속적이고 고의적으로 반복될 수 없기 때문에 강력한 법집행이 실현돼야 한다는 진단이다.
김 처장은 이와 함께 제약산업 내에 존재하는 정보의 불투명성과 비대칭성을 제거해야 제약산업의 공정경쟁과 투명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하고, 이를 위해서는 의약품 등의 유통과 관련한 각종 정보의 축적과 공개 외에도 이들 정보에 대한 시민들의 접근성을 강화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사회적으로 볼 때 시민들의 통제와 접근의 사각지대에 존재하는 ‘전문가들만의 리그’ 는 부패로부터 결코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에 개발과 등재에서부터 판매에 이르는 제 과정에 이르기까지 시민들의 의견수렴과 참여, 감시가 보장될 수 있는 제도와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모든 업체들이 정보에 대한 정리된 정책과 매뉴얼을 마련해야 제약산업의 투명성이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처장은 한미 FTA로 인한 부담이 아니라도 이제 국내 제약산업은 공정경쟁의 장에 진입해야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각광받는 산업의 한 분야로서 제약산업이 전자나 정보통신과 같이 한국경제를 선도하는 선진적인 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밝혔다.
한편 김 사무처장에 따르면 보건의료분야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는 07년도에 의약품분야 전자상거래 도입 기반 마련 등을 포함해 16개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권구
2007.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