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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내년 R&D-수출 성과 어느 해보다 중요하다
정부가 쌍벌제 조기 정착을 위해 리베이트 근절 드라이브를 걸며, 이전과는 전혀 다르게 짜여진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는 제약사들의 노력도 힘겹게 전개되고 있다.
일단 쌍벌제를 바탕으로 한 투명 마케팅의 시대에 토종 제약사들의 국내 시장 입지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새로운 영업 마케팅 전략과, 신제품 여하에 따라 유지는 할 수 있지만, 이전과 같은 성장세는 구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정부도 독려하지만 제약계 내에서도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글로벌 신약과 수출이 제약사들의 성장을 담보할 중요한 키로 부상하는 이유다.
때문에 2011년 신약을 위한 신약이 아닌, 시장이 원하는 글로벌 의약품 탄생 및 수출에 대한 기대가 높다.
여기에는 그간 기대를 모았던 제품들의 중도하차도 작용한다.
실제 지난 몇 년간 라이선싱한 신약 후보 및 개량신약 중 많은 제품들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2008년 '일라프라졸'(위궤양)의 미국 시장 개발 중단을 시작으로 2009년 '레보비르'(B형 간염), 2010년 '카리스바메이트'(간질), '케스패이즈 저해제'(C형 간염), 'DW1350'(골다공증) 등 글로벌 제약 및 바이오기업과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했던 글로벌 신약 후보들의 개발이 중단됐다.
개량신약도 '슬리머'(비만치료제)는 유럽, 미국 시장에서 오리지널 의약품 '리덕틸'의 퇴출로 국내 시판 및 해외 수출이 중단됐다.
쌍벌제를 진행한 정부가 연구개발을 통한 글로벌신약 개발 및 해외수출을 독려하는 상황에서, 내년에 긍정적인 성과들이 나와 줘야 제약산업이 인정받을 수 있고, 쌍벌제를 추진한 정부의 제약산업 지원도 얻어낼 수 있다는 진단이다.
업계에서도 2011년 제약사들이 추진 중인 신약 후보 물질들의 성과와 수출이 가장 중요한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그간 제약사들의 연구개발 노력에 힘입어, 일부 제약사들은 주목할 만한 신약 후보의 글로벌 진출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합성신약 분야에서 한미약품의 Pan-Her 항암제, 에소메졸, 동아제약의 DA-7218(슈퍼박테리아 항생제), SK케미칼의 항암제 SID-530 등, 단백질신약에서는 한미약품의 LAPS-Exendin, SK케미칼의 NBP-601을 주목하고 있다.
성공 여부에 따라 해당 제약사의 입지 뿐 아니라 제약산업을 보는 시각도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다.
대우증권 분석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팬허 저해제(Pan-Her Inhibitor)로 명명된 'HM781-36B'는 현재 국내에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2011년 상반기 해외 임상 2상 진입 및 글로벌 라이선싱 계약이 기대된다.
동아제약의 슈퍼박테리아 항생제(DA-7218)는 미국 트라이어스사가 파트너로 개발 중이며, 현재 미국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순조롭게 진행되면 2011년 하반기에 최종 결과가 기대된다.
사노피 아벤티스가 판매 중인 탁소텔(Taxotere)의 제형 개선 개량신약인 SK케미칼의 'SID-530'(항암제)은 2008년 12월 유럽의 다국적 제약사에 유럽 개발 및 판권에 대한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했으며, 현재 유럽 EMA에 신약 승인 신청을 접수한 상태다.
단백질신약에서도 한미약품의 독자적으로 개발한 랩스커버리 기술을 기반으로 한 지속성 당뇨병 치료제 랩스엑센딘(LAPS-Exendin)이 현재 유럽 2상으로, 2011년 1분기 임상 2상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2010년 상반기까지 기술이전이 마무리된 SK케미칼의 NBP-601(혈우병 치료제)는 2011년부터 혈우병 치료제의 글로벌 판매망을 확보하고 있는 CSL사 주관의 글로벌 임상 1상 시험이 진행될 예정이다.
한화케미칼은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HD203(엔브렐 바이오시밀러) 국내 임상 3상을 신청한 상태로 터키, 브라질 등 해외 판매업자 선정도 완료된 상태다. 2011년 미국 및 유럽 판매 파트너 선정도 기대되며, 2013년부터 특허가 없는 브라질, 터키, 인도, 러시아 시장에 먼저 진출할 계획이다.
한올바이오파마도 ‘차세대 글로벌 바이오베터 기술’로 개발한 C형간염 치료제인 인터페론알파 물질 ‘한페론’이 내년 미국 FDA 임상 2상이 진행된다.성공적으로 진행되면 2013년 출시 가능할 전망이다.
녹십자는 이미 개발한 제품의 수출에 탄력이 붙었다.
이미 최근 국내 제약 사상 최대 규모 수출계약(5,400억원)을 체결했다. 또 그린진F에 대한 중국 임상 3상이 본격 진행돼 2012년 중국 출시가 가능할 전망이고, 자체 개발한 독감백신의 WHO 승인도 2011년 2분기 예상된다.
이외 상당수 제약사가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신약을 개발 중이거나, 후보 물질의 해외 진출을 타진 중이다.
쌍벌제가 도입되며 국내 시장 상황은 좋지 않지만, 역으로 2011년은 국내 제약계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제약계 내에서도 내년에 글로벌 신약 탄생까지는 아니더라도 후보 물질들이 성과를 내거나, 기존 제품들의 대량 수출 등이 터져 줘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제약사들이 그런 대로 버텼는데 내년은 제약계에 정말 중요하다. 정부도 제약사들의 연구개발과 성과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고 제약사 스스로도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며 “우리 제약사는 아니더라도 국내 제약사들에게서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앞으로 개량신약이든 신약이든 혁신을 바탕으로 한, 세계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이 가장 중요해졌다. 국내 시장에서 여전히 제네릭이 중요하지만, 내수로는 버틸 수 없는 방향으로 시장이 짜여졌기 때문”이라며 “힘들 것이기는 하지만, 내년에 제약사들이 수출과 연구개발에 얼마 만큼의 노력을 기울이느냐에 따라 승패도 갈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권구
2010.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