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인권사각지대 무방비 보호 절실"
국립중앙의료원(원장 박재갑, 이하 NMC)은 4일 NMC대강당에서 ‘지적장애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인권의 사각지대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지적장애인들의 현황에 대해 살펴보고 이들이 사회구성원으로 정착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지적장애인은 지능지수 70이하로 지적능력과 사회생활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를 말한다. 지능지수에 따라 1급(34이하)~3급(50~70)으로 분류되며 이러한 지적장애인은 등록장애인의 약 7%인 16만 명에 달한다.
이러한 지적장애인들은 자기표현, 자기결정 등의 자립역량이 취약하여 학대와 경제적 착취 등의 위험에 쉽게 노출되며, 가족들에게 보호부담과 미래에 대한 불안요인으로 작용하며, 미약한 지적능력으로 인해 인권침해의 대상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러한 지적장애인들에게 사회적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실정이나,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등 장애인 일반에 대한 법률을 제외하고는 지적발달장애인의 특성이 고려된 관련된 법·제도적 장치는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다.
이에 발표자로 참석한 리드릭(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RIDRIC) 김정열 소장은 “장애인 등록비율의 6.1%에 불과한 지적장애인의 인권침해 상담건수가 전체의 29%가 넘게 조사되었을 정도로 지적장애인이 인권침해에 노출되어 있다”며 “형사상 고소·고발 및 민사상 손해배상청구 등의 법적 절차 지원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방법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학교현장에서, 취업현장에서, 지역사회에서 지적장애인을 무능력하다고 규정하고 인권침해를 당연시 하고 있다”며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회로 전환돼야 인권침해를 방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과 이강희 사무관은 “학대와 경제적 착취 등 위험에 쉽게 노출되는 발달장애인에 대해서는 차별적인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정부의 ‘발달장애인 지원 기본계획’에 대한 추진경과를 소개했다.
발달장애인 부모 및 활동가를 중심으로 발달장애인 관련법 제출에 대한 건의가 있었으며, 2010년 11월에는 윤석용 의원 주도로 ‘장애아동 복지지원법’에 대한 발의가 있어 이러한 요구에 정부는 장애인 단체 및 전문가를 중심으로 정책기획단을 구성하여 기본계획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에는 복지서비스, 교육, 고용, 보건의료 등 5개 분과에 대한 기획단을 구성하여 민․관 공동단장 체제로 종합적인 세부안을 마련하고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김기룡 사무처장은 미국과 일본의 사례를 예로 들며, “지적장애인을 위한 법규 및 정책 등은 지적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구체적인 지원과 그 절차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성공회 사회복지법인 우리마을 유찬호 신부는 “지적장애인에게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노동은 인간으로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이자 복지와 인권의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법령, 제도 개선 등 이에 대한 정부와 대기업 등의 노력이 강력히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정유숙 교수는 “지적장애인은 행동적, 정서적 어려움을 주관적으로 기술하거나 도움을 잘 요청하지 못하는 특성으로 인해 쉽게 간과될 수 있지만, 통계로 볼 때 정신장애가 일반군에 비해 높은 유병율을 보이고 있다”며 지적장애에 동반되는 정신장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덕성여대 사회복지학과 김진우 교수는 “지적장애인들은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고 주체적으로 사회에 참여하는데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자신이 곤란을 겪고 있을 때 어떻게 의사소통을 해야하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 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김 교수는 “미국의 발달장애인 보호 및 옹호기구(P&A) 등과 같이 발달장애인 인권침해사례에 대해 전문적으로 조사하고 조치를 강구할 수 있는 전문기관의 설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심포지엄을 주관한 국립중앙의료원 박재갑 원장은 “여타 신체장애인들과 달리 지적·발달장애인은 지능상의 문제로 인해 사회적응에 문제를 겪고 있으며, 인권침해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국가적, 정책적 차원의 배려가 절실하다”고 강조 했다.
또 “미국의 발달장애인 권리 옹호센터(P&A)나, 일본의 지적장애인갱생상담소와 같이 국가적 차원의 지원을 통해 이들이 사회에 적응하고, 인간성을 존중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경
2011.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