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의약품저가구매 인센티브 대형병원 96%…약국 0.5%
시장형 실거래가 제도의 실행에 따른 의약품 저가구매 인센티브 지급액이 대형병원 위주인 것으로 나타나 제도의 허점이 지적되고 있다. 시장형 실거래가제도는 의약품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제도로 병원약국 등 요양기관이 의약품을 상한금액보다 저렴하게 구입하면 그 혜택을 환자와 요양기관이 공유한다는 취지이다.요양기관이 의약품을 저렴하게 구입한 정도에 비례해 약가 본인부담액이 감소하고, 요양기관은 의약품상한금액과 구입금액 차액의 70%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청구해 그에 따른 인센티브를 지급 받는다.
일부 의약품이 서울대학교병원 등 일부 대형병원에 1원에 낙찰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의약품을 정해진 보험가격에 비해 싸게 구입할 경우, 지급되는 인센티브가 대학병원 등 대형병원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제도 시행 5개월이 지났지만 의료기관의 참여율이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당 최영희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시장형 실거래가제 참여 의료기관 및 약제상한차액(인센티브) 지급실적’ 자료에 따르면, 제도가 시행된 지난 해 10월부터 금년 2월까지 5개월 동안 인센티브 지급액은 총 106억2,100만원으로 이 가운데 대학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에 62.8%에 해당하는 66억6,800만원의 인센티브가 집중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종합병원도 같은 기간 동안 33.5%에 해당하는 35억6,000만원의 인센티브를 받아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등 대형병원이 96.3%를 차지했다. 반면, 병원은 2억1,000만원, 의원 급 의료기관은 1억3,100만원 약국은 5,200만원에 불과했다. 의료기관 종별로 1개 기관 당 평균 인센티브 지급액의 편차는 더욱 심했다. 같은 기간 동안 상급종합병원은 24개 의료기관이 총 66억6,800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받아 기관 당 평균 2억7,783만원을 지급받았다.
종합병원은 2,760만원(129개 기관, 35억6,000만원), 병원 33만원(636개 기관, 2억1,000만원), 의원 6만4천원(2,054개 기관, 1억3,100만원), 약국은 5만원(1,040개기관, 5,200만원)에 불과해 의약품 구매력에 따른 인센티브 편차가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복지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실거래가 상환제도에서 제약사와 의료기관 간 보험 상한금액으로 거래하면서 음성적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제도적 모순을 해소하고자 의료기관에 실거래가 구매 동기를 부여해 투명한 시장가격이 형성되도록 인센티브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인센티브 제도는 도입 전부터 구매력이 큰 대형병원에만 유리한 약가제도라는 지적과 합법적 리베이트 창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된 바 있다. 최영희 의원은 지난 2009년 국정감사에서 서울대병원 등 국공립병원의 의약품 입찰과정의 문제점으로 저가낙찰 의약품의 원외처방 밀어주기 현상을 제기한 바 있다.최 의원은 “현재 시행되고 있는 시장형 실거래가제가 도입 후 의약품이 1원에 낙찰되는 등 저가낙찰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일부 시민사회단체가 제기하고 있는 시장형 실거래가제도가 합법적 리베이트 창구 역할을 하는지 여부를 정부차원에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 의원의 2009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82원의 H제약사의 혈압약이 서울대병원에 13.1%인 37원에 낙찰을 받아 서울대병원 원내처방은 6만561건, 404만9,584원에 불과했지만, 원외처방은 건수 기준 14배인 83만9,370건, 처방금액 기준 59배 수준인 2억3,670만3,234원에 달하는 등 다수의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또한 최 의원은 시장형 실거래가제가 도입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의료기관의 참여율이 저조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의약품 구매력이 커 상대적으로 인센티브 혜택을 많이 받는 대형병원과 그렇지 못한 의료기관의 참여율이 대조를 이뤘다. 상급종합병원은 44개 의료기관 중 55%인 24개 의료기관, 종합병원은 274개 의료기관 중 47%인 129개 의료기관이 참여하여, 대형병원은 절반에 가까운 참여율을 보였다. 하지만, 병원은 26.8%(2,372개 기관 중 636개 기관), 의원은 5.2%(3만9,819개 기관 중 2,054개 기관), 약국은 5.1%(2만295개 기관 중 1,040개 기관)에 불과했다.
최 의원은 “도입 초기인 시장형 실거래가제도의 실효성을 논의하기에는 이르지만 의약품 구매력 적어 인센티브를 거의 받지 못하는 병원, 의원 및 약국의 참여율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재경
2011.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