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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한 軍 의료 물류체계 개선 절실하다’
경기도 부천순천향대병원 중환자실에 사지마비 상태로 누워 있는 오모(22) 군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강원도 지역 사단에 근무한 현역 장병이었다. 오군은 지난해 여름, 메스꺼움과 식욕감소 증세로 사단 의무대 진료를 받았다. 軍의료진은 우울증으로 판단하고 약물치료를 했다. 뒤늦게 뇌 안쪽 뇌척수액이 고이는 공간이 부풀어 오르는 뇌질환의 일종인 뇌수종으로 밝혀져 민간 대학병원으로 이송돼 뇌수술을 받았으나 현재 뇌기능 상실로 말을 전혀 못하는 상태다.
최근에 발생한 강화도 총기사건 때 박치현(19) 상병은 2시간35분 이상 숨이 붙어있는 것으로 보도되었다. 이 젊은 한 생명이 나라를 위해 軍에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다가 꽃도 피우지 못하고, 심지어는 수술대에 한번 올라가지 못한 채 부모의 가슴에 큰 짐만 남겨두고 떠났다.
최근 軍의료의 오진과 늑장 대응으로 뇌수막염과 총상으로 인한 환자가 잇따라 사망한 가운데, 軍의료가 환자 발생 시 초동 대처를 부실하게 해 화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일고 있다.
◆ 격오지 및 1차 군의료 시스템의 열악
훈련병을 수용하는 논산훈련소의 경우 폐렴·감기·골절·인대손상 등의 환자가 속출하고 있으나, 이를 처리하는 의료 인력은 터무니없이 부족하다. 이렇다보니 군의관들이 훈련병들의 질병 중증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관리하기가 어렵다.
더욱이 일주일마다 돌아오는 야간당직과 응급환자 대기 등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의무병들도 환자 진료기록 작성과 체온체크 및 소독을 수시로 함에 따라 훈련병 일인당 적절한 진료가 이뤄지기 힘든 상황이다.
군의관도 마찬가지다. 힘든 근무 환경이 장기근무를 기피하게 해 軍의료를 더욱 열악하게 만들고 있다. 2010년 현재 근무 중인 군의관은 2,184명 중 장기근무 군의관은 91명으로 4.1%에 불과하다. 이들 대부분은 의무복무기간 3년을 채우고 전역하는 게 현실이다.
올해 육군훈련소 훈련병이 사망한 사건은 보도된 것만 3건으로 지난 2월 중이염 증세로 민간병원 진료를 요구했지만 거절당해 자살한 정모 훈련병과 두 달 뒤 4월 야간 행군 뒤 패혈증에 따른 급성호흡곤란 증세로 사망한 노모 훈련병, 그리고 6월 뇌수막염으로 인한 사망 등 연이어 사망사고가 터졌다.
위 경우들은 모두 예방이 가능했던 사고이기 때문에 軍의료체계에 대한 재점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군 의료체계는 장병들의 생명 보호와 대국민 신뢰 제고와 직결된 사안으로, 그래서 국가 안보역량 강화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는 지적이다.
◆ 軍, 전염병에 무방비… 작년 800여 건 발생
군인들은 내무반이나 전투 막사 안에서 여러 명이 밀접한 접촉을 하며 생활하는 특성 때문에 전염병 발생 시 대량 환자가 발생할 수 있는 취약점을 안고 있다.
이 때문에 초기에 전염병 의심 환자를 발견하여 신속히 격리하고 전문치료를 하고, 이후 정밀한 역학조사와 방역관리를 통해 추가 환자 발생도 막아야 한다.
하지만 최근 의 사례에서 드러났듯이, 군 지휘관들의 전염병에 대한 안이한 인식과 부실한 전염병 관리 체계가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것이 방역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현재 군에서 전염병 관리 업무를 맡은 예방의학 장교는 1~3군사령부에 각 한 명씩 배치돼 있을 뿐이다. 국방부와 육군본부 등에 근무하는 예방의학 장교까지 합쳐야 12명 정도다.
이들이 55만 군인의 전염병 관리를 책임지고 있다. 국군의학연구소에서 이뤄지는 세균과 바이러스 검사 장비나 시설도 민간의료기관 보다 뒤처져 있다는 평가다. 그렇다고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의 인력과 기술을 활용하는 것도 아니다.
전염병 발생 초기 단계부터 장병의 건강 상태를 면밀히 관찰해 초동 조치를 취해야 할 일선 부대의 의료 인력도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 간호사 자격증소지 간호장교는 주로 군병원에만 배치돼 있을 뿐, 대대나 연대 심지어 수천 명의 장병을 관리하는 사단 의무대에도 없다. 장병과 함께 생활하는 의무병 등 의료보조인력 약 1만명 중 간호조무사, 방사선사 등 의료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인원은 25% 뿐이다(국방부 2010년 자료).
군 의료 업무를 직업으로 하는 의무부사관도 대대급에는 한 명도 없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전염병 관리 인력이나 백신, 첨단 방역검사 장비확보 등이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군내 전염병 문제를 軍내부의 문제로만 봐서는 안 된다. 국가 의료관리체계를 선진화시키는 주요 과제로 인식해야 한다.
병사는 군인이기 이전에 국민으로, 무기 사는 데는 수십조원씩 쓰는 군이 무기를 들고 싸워야 하는 병사의 건강을 위해서는 그 100분의 1도 쓰지 않으려 한다는 것은 쿤 문제라는 지적이다.
지금 군 의료에서 절실한 것은 격오지 일선 부대의 의료수준을 높이는 동시에 안전하고도 신속한 후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최근 발생한 군 의료사고만 하더라도 일선 부대의 의료가 부실해서 벌어진 일이지, 중앙집중식 군 의료체계의 부재로 인한 것이 아니다.
군 의료체계의 문제가 아니라 부대장의 지휘방침이나 부대 운영 측면, 경직된 병영문화에서 빚어진 일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오진사고를 막으려면 대대 의무대에까지 각 과 전문의들이 다 포진하고 있어야 한다.
장병들이 언제든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며, 민간 의료기관과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갖춰야 하고, 신속하고 안전한 후송체계도 갖춰야 한다.
직업군인도 군 병원에 가지 않는 경향이 있다. 수준 높은 민간병원을 활용,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갖춰 진료시 국방부가 의료비 보조 등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美 월터리드(육군 병원) "막강 미군의 힘, 우리 병원서 나온다"
◆ 오바마 취임 전날 월터리드 찾아
1909년 설립된 월터리드 육군병원은 지난 100년간 미군의 치료·재활에 있어 상징과도 같은 역할을 해 온 곳이다. 1·2차 세계대전과 6·25전, 베트남전, 이라크전, 아프가니스탄전에서 부상당한 미군들을 진료해온 세계 최고 수준의 미국 군 의료시설 중에서도 특히 높은 명성을 누려왔다.
◆ 세계가 부러워하는 재활시설
월터리드의 수많은 시설 중 다른 나라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것은 절단 환자 재활시설이다. 이곳에선 절단환자들의 재활 치료를 보다 과학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대당 10억원이 넘는 컴퓨터그래픽재활환경(CAREN) 기기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이 제공하는 360도 가상환경 속에서 환자들은 다시 걷고 뛰는 것은 물론, 자전거·스키·요트·모터사이클 타는 법까지 배울 수 있다. 여기에 50여명의 정신과 의사, 외상성 뇌손상 전문가, 작업치료사, 물리치료사, 보철 전문가들이 지원한다.
◆ 우리나라는 부모들이 사단장들에게 군 병원에서 빼달라고 요청
軍의료는 단순히 질병 치료만 하는 곳이 아니다. 전문외상치료, 화생방, 생물학적 테러 등 전쟁에 대비하고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의료 전문가들이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우수한 병원은 거의 모두 대학병원이다.
미국은 대통령이 아프면 軍병원을 찾는다. 국가 지도층이 軍의료를 신뢰해야 국민과 군인이 따른다. 군인과 군인 가족이 자긍심을 느낄만한 괜찮은 軍병원 하나는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는 것도 이유다.
◆ 프랑스 솜강 전투
1916년 여름부터 늦가을까지 프랑스의 솜(Somme) 강 유역에서 벌어진 솜 전투는 백만 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하여 1차대전 중 가장 치열했던 전투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영국·이탈리아·러시아군이 연합하여 독일군에게 총공격을 가하여 고착된 전선을 돌파하려 한전투다. 이 전투를 주도한 것은 프랑스와 영국군은 큰 피해를 입었다. 공격 첫날인 1916년 7월 1일의 전투는 영국군만 6만 명 가까운 사상자를 내서 하루에 입은 피해로는 역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당시 영국군은 부상병에 대한 치료 체계를 비교적 잘 갖추고 있었다. 의료 체제 전체를 관리하는 제도도 잘 발달했고, 전투 현장에서 부상병을 소개해 치료하고 회복을 돕는 정교한 체계가 구축됐다.
그 첫 번째 단계가 연대의 야전 응급 치료소였다. 여기에서 의료 장교가 사상자를 분류하고, 치료하기 힘든 병사를 후송했다. 후송되는 병사들은 임시 집합소를 경유해 후송병원에 보내지고, 본국의 기지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과정에서 흔히 부상이 악화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하위 단계에서 바로 외과 수술을 시도하는 방향으로 개선이 이루어졌다.
문제는 이런 체제가 결코 완벽하게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7월 1일 전투에서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 무엇보다 전장에서 야전 응급 치료소로 환자를 데리고 오는 수단이 부족했다. 대대에는 들것 운송인들이 32명 있었는데, 이들이 16명을 운반하는 데에만 한 시간이 걸렸던 것이다. 이날 대대마다 300명 이상의 부상병이 병원에 들어왔지만, 수많은 병사들이 부상당한 자리에 그대로 누워서 죽어갔다.
이 가운데 3분의 1 정도는 야전 병원으로 옮기기만 하면 목숨을 구했을 사람들이었다. 쇼크(혈류량의 급격한 감소), 중간 정도의 허파 천공이나 복부 파열 같은 부상이 그런 것들이다.
강한 군사력은 무기와 전술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라 병원체계에서도 나온다. "미국의 전투력은 우리 병원에서 나온다"는 미군 재활병원인 월터리드 병원의 캐치프레이즈는 과장이 아니다.
◆ 각종 사고 뉴스,부모님들의 마음은 떨린다
오늘도 전선으로, 군대로 자녀들을 울면서 보내는 대한민국 부모들의 마음은 아프다.
군대에 간다는 것 자체가 외에 군대에서 각종 사고로 큰 부상을 입거나, 훈련 중 전사하거나 또는 여러 상황으로 자살하는 뉴스를 접하기 때문이다.
국가 방위를 위해 적과 전투를 벌이다 장렬하게 영웅적으로 전사한다면 부모로서도 한편으로는 자랑스럽게 인정받을 수 있지만 사고나 자살 등을 연락받은 부모의 심정은 절망 그 자체다. 1만6천명이 훈련받는 논산훈련소에 야간당직의사가 단 2명이라는 사실은 군 의료체계 시스템의 열악함을 떠나 충격 그 자체다.
군대를 보내는 모든 한국의 부모님들이 노심초사하며 군대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자랑스럽게 자녀를 보낼 수 있는 여건과 환경을 국가에서 앞장서 제공해야한다.
첨단 군비증강만 외치면서 의료인권적 시스템은 바닥이라면 진정한 군의 경쟁력은 갖춰질 수 없을 것이다.
◆ 열악한 군 의려체계 시스템 개선 시급
이제는 軍의료지원 및 군수시스템 인력양성 등 개선방안을 조속히 예산을 반영하여 시행하여야 한다.
우선 의료지원 인력 확보를 위해 병원급 부대에 전문자격 군무원을 보강하고 사단급 이하에는 전문자격 의무부사관을 편제하고, 軍병원은 특성화 및 집중화를 통해 외래전문병원(총상, 골절), 집중병원(화생방전, 생화학전, 예방의학), 원격ICU치료병원, 격오지이동수술방, 체계로 재편하며, 군 병원 특화센터를 운영하여야 한다.
또 격오지 부대 원격진료와 전염병관리 및 격오지이동수술방, 백신, 첨단방역검사 장비확보를 통한 예방진료가 선행되는 軍의료체계와 인력을 확보하여야 한다.
특히 軍의료는 예방과 신속한 진료와 치료가 최우선되어야 한다. 북의 연평도 도발 사건이 이를 보여 준다.
우리 군의 최고의료기관인 국군수도통합병원은 박상병이 불과 90㎞의 거리에 있는 분당까지 헬기로 30분이면 올 수 있는 거리를 지척에 두고 오지도 못하고 죽어가야 했다. 이때 이동수술방과 표준화된 수술세트만 있었으면 전문의가 헬기로 연평도로 이동하여 긴급히 수술을 하였더라면 아까운 생명이 하늘나라에 가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총맞은 군인을 살리기 위한 1시간 전 수술 조건에서 우리군은 80%이상이 결여되어 있다.
軍의료는 무엇보다도 수술 및 예방과 기본진료를 위한 의약품 및 장비의 표준화 Set가 필수적이다. 즉 물류시스템이 필수적으로 지원되어야 한다.
우리 군은 이러한 기본의 인식이 결여되어 있다. 미군은 목숨이 위태로워진 동료에게 응급 수혈을 할 수 있는 훈련을 시킨다고 한다.
우리 군에 중증 총상 수술을 할 수 있는 외상외과의사가 있는지 의문이다. 우리는 소말리아 해적들의 사건에서 석선장이 왜 민간병원으로 가야 했는가를 새겨봐야 한다.
◆ 군 의료체계, 안보 차원에서 개선
최근 군부대 내에서 발생한 의료사고로 열악한 軍의료를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그만큼 물류품질을 비롯한 진료시스템 등에 있어서 변화를 인식할 때"이다.
정부가 이제야 열악한 軍의료체계의 심각성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 같다. 아까운 젊은이들의 희생 뒤끝이어서 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전투가 아닌, 복무 중 질병이나 사고로 인한 무의미한 희생이 더 이상 없어야 한다는 데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문제는 구체적 방안과 비용이다. 신속하고도 신뢰할 만한 치료시스템을 어떻게 갖추며, 그 소요비용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는 게 초점이다.
민간 최고대학병원 수준의 軍병원을 만들기 위해 통합병원에 국방의학원 설립, 군의관 급여 현실화, 위탁교육, 외상센터 설치, 격오지부대수술이동방, 원격진료시스템 등 당장 국방당국과 군 지휘부, 의료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구체적 논의를 해야 한다.
우리軍은 의료, 의약품, 의료장비 품질이 취약하고 민간물류체계 발전에 비해 일부 뒤떨어지는 부분이 있어 이를 위한 투자도 진행되어야 한다.
군은 항상 전시상태를 생각해야하기 때문에 서비스와 품질 개념도 보강해야 한다. 백신보관, 질병치료, 재활의료, 전염병 예방에 품질 향상이 필수적"이다.
특히 우리는 군 의료의 진료시스템 가운데 1차 진료가 가장 취약하다. 인력과 장비가 절대 부족한 것도 그 원인이다. 물류시스템을 통해 수술, 의약품 등의 표준화 세트를 만들어 배송해야 한다. 격오지 진료를 위한 배송시스템과 이를 위한 연구가 절실하다.
영국의 국립병원 시스템을 보면 우리나라 군 의료 물류를 어떻게 해야 할 지 참고할 수 있다. 표준화세트 마련과 함께 격오지에 배치시켜야 하며, 진료를 위해서는 이동형 수술방과 같은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군 의료물류전문가를 양성ㆍ개발, 확산시켜 나가는 과정 등 장기적 안목이 필요하다
사관학교나 국방대학원에 물류시스템 관련 과목을 개설하고 군 의료 물류를 특화, 전문교육을 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또 3년 과정의 전문대학에 군수시스템정보학과를 개설하여 의료와 군수를 융합한 전문 부사관을 양성하고 사단급 이하 1차 의료진료 부대에 배치해 1차 진료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의무관련 사병도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해 건강하고 강한 군대를 양성하고 부모들이 믿고, 안심하게 자녀들을 군에 보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향후 IT 정보 발달과 함께 물류 시스템 역할이 증가될 것이 분명하다.
의료사고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발생하는 법이다.
민간부문 병원과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軍병원을 삼성서울ㆍ서울아산병원 수준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지속적 연구가 필요하다.
특히 간호사 자격증도 포함되는 '의료시스템 관리사' 도입도 필요하다.
이권구
2011.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