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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계, 복지부장관 면담 결과 놓고 '설왕설래'
제약협회의 9월 29일 보건복지부 장관 면담 이후 업계 내에서 많은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일괄약가인하 정책과 관련한 이번 면담 결과에 대한 제약계의 반응은 기대와 아쉬움이 교차되고 있다.
우선 참석자들은 임채민 장관이 '문제 해결을 위해 계속 대화 하자'고 제안했다는 점에서 '진정성이 있었다'는 반응이다.
면담에서 임 장관이 일괄약가인하 정책으로 인한 제약계 '생존' 입장에 정말 그러냐는 반응을 보이며, 제약업체들이 입는 피해에 대해 신빙성 있는 자료를 제시해 줄 것을 요구했다는 게 배경이다.
한 참석자는 "임 장관은 일괄약가인하와 제약계가 요구한 단계적 인하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궁금해 했다"며 "특히 정부와 제약계, 심평원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의견도 제시해 향후 복지부 주관의 TF팀 구성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특히 임 장관이 전임 진수희 장관과는 현안에 대한 접근방식이 아주 달랐다는데도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진 장관도 제약계와 만났지만 정책에 대한 일방 통보식이었고, 문제에 대한 정책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웠었지만 임 장관의 경우 제약계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줬다는 것.
또 아직 제약계의 주장에 완전히 동의하진 않지만 제약계가 신빙성 있는 자료를 토대로 자신을 설득 시킨다면 개선의 여지를 두는 '진정성'을 느꼈다는 설명이다.
참석자는 "임 장관의 경우 오랜 관료 경력의 경제부처 출신으로 합리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정책이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 들면 설혹 외부의 입김이 있다해도 주무 장관으로서 자신의 생각을 펼치는 스타일로 보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망감'도 다수 표출되고 있다.
제약계가 피부로 느낄 답변이 없었고 복지부 장관의 답변은 면담 이전에도 충분히 예상했던 반응이라는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복지부에 당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인사는 "노출된 얘기들로만 보면 특별한 것이 없다.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복지부 장관이 면담자리에서 '적극 노력하겠다'는 말을 할 것으로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새로운 내용도 없다"며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복지부 입장에서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답변이었다는 진단이다.
다른 인사는 "지금 복지부와 국회에서는 제약산업이 입을 피해와 약가인하 조치의 부당성을 구체적으로 조목조목 지적한 모 단체의 자료가 들어가 있고 이에 대해 복지부가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안다. 복지부 장관이 이것을 모를리 없다."며 "자료를 제출하라는 것은 시간 벌기용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인사는 "제약협회가 모 대학교에 영향평가 용역을 준다고 했는데 이 자료가 나왔으면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국정감사 때 국회의원들에게 전달됐어야 하는데 이런 얘기를 못 들었다. 나중에 사용하려는 계획인지는 모르지만 국회의원들 협조를 구하는 것과 복지부만 상대하는 것은 의미가 크게 다르다"며 "의미가 있다. 최선을 다했다로만 만족하고 끝날 일이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대화도 중요하다는 점에서 유예 얘기 등 조심스런 접근도 중요하지만, 8.12 약가인하 조치의 중요성과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배수진'을 친 의사를 전달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제약협회가 전열을 가다듬어 새롭게 나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다른 인사는 "자료를 만들고 제출하고 복지부는 검토한다고 하면 시간은 다 흘러가 버린다. 임시총회가 잡힌 날 면담 일정이 잡힌 것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이에 기인한다"며 "노력은 많이 했지만 면담 결과에서 특별히 변한 것은 없다고 본다. 이제부터라도 전략을 가다 듬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단 제약협회는 조만간 대응전략을 짤 것으로 알려졌다.
연기된 임시총회가 다음주 중 열릴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임총에서는 지난 이사회의 일일 생산중단 등 결의내용의 추인 등이 있을 전망이다.
한편, 약가를 과도하게 인하함으로써 R&D투자가 어렵고 동남아에서와 같이 다국적제약에 시장을 내주는 꼴을 당할 수 있다는 점. 이렇게 될 경우 약값은 오히려 더 상승할 수 있다는 점, 고용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도 점달한 이날 면담에는 제약협회측에선 회장을 지낸 자문위원 3명, 현 이사장단, 이경호 회장, 김연판 부회장 등 총 12명이 참석했다.
참석한 중소제약사들은 주로 오너가, 상위 제약사들은 주로 CEO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권구
2011.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