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美 제약협회 vs. 은퇴자협회 약가공방 “후끈”
“하나의 만성질환 치료제를 복용 중인 환자들은 지난 2005년에 연간 2,160달러의 약제비를 지출했지만, 2009년에는 3,168달러로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
“처방약 시장의 팩트를 무시했을 뿐 아니라 처방약 사용실태에 대해 부정확한 그림(picture)을 그린 것이어서 한마디로 또 하나의 잘못된(misleading) 약가 보고서에 불과하다.”
미국 최대의 고령자 이익대변단체인 은퇴자협회(AARP)가 지난 6일 새로운 약가 보고서를 공개하자 미국 제약협회(PhRMA)가 득달같이 반박문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후끈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AARP는 65세 이상의 고령자들을 위한 약제비 지원제도인 ‘메디케어 파트 D’(Medicare Part D)의 다빈도 급여대상 처방약 514종의 소매약가를 면밀히 분석한 ‘처방약 약가 워치 리포트’를 6일 공개했다.
특히 제네릭 제품들의 경우 약가가 상당정도 인하되었음에도 불구, 정작 연평균 약제비는 증가일로를 치달았다는 것이 AARP 산하 공공정책연구소(PPI)가 조사‧작성한 이 보고서의 요지이다. 514종의 처방약 가운데는 브랜드-네임 제품과 함께 스페셜티 드럭, 제네릭 등 다빈도 처방약들이 포함되어 있다.
게다가 이 보고서는 지난 2005년부터 2009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다빈도 처방약들의 약가 인상률이 같은 기간의 인플레이션率을 2배 가까이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지난 2009년도의 경우 514개 다빈도 처방약들의 평균 약가 인상률이 4.8%에 달해 같은 해에 마이너스 0.3%를 기록한 인플레率과는 확연한 격차를 내보였을 정도라는 것.
이와 함께 같은 해에 브랜드-네임 제품과 스페셜티 드럭은 각각 소매약가가 8.3% 및 8.9% 인상되었고, 제네릭 약가는 7.8% 인하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AARP의 셰릴 매타이스 공공전략 담당부회장은 “각종 의약품에 의존해야 하는 환자들에 이처럼 가차없는 약가의 고공행진은 심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제네릭 제품들의 경우 약가가 인하되고 있음에도 불구, 브랜드-네임 제품들과 스페셜티 드럭은 상당폭의 인상추세를 지속하고 있어 소비자들을 약가부담에 가위눌리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보고서는 지난 2004년 말 현재 발매되고 있던 469종에 이르는 각종 처방약들의 소매약가가 2005~2009년 기간 중 25.6%나 올라 같은 기간의 인플레率 13.3%를 2배 가까이 뛰어넘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AARP는 보다 경쟁적인 시장조성을 통해 처방약 약가가 인하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의회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PhRMA는 AAPR의 보고서가 공개되자 같은 날 곧바로 내놓은 반박문을 통해 맹점을 꼬집었다.
PhRMA의 매트 베네트 부회장은 “AARP의 주장과 달리 최근들어 약가 인상률은 유사이래 최저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보고서의 내용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한 예로 정부자료를 보면 지난 2010년에 소매약가 인상률이 불과 1.2%에 머물러 사상최저치를 기록했다는 것.
한가지 유념해야 할 것은 상당수 브랜드-네임 제품들이 실제로는 제네릭으로 처방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 AARP의 보고서는 브랜드-네임 제품들로 처방되었음을 가정하고 통계수치들을 집계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AARP의 보고서는 “실제상황 따로‧통계수치 따로”라는 사실왜곡과 착시(錯視)를 초래했다는 것이 베네트 부회장의 주장이다.
베네트 부회장은 그 같은 반박과 관련해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과 IMS 헬스社의 조사결과를 인용하기도 했다. 최근들어 고령자들이 부담하는 약제비가 증가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감소했다는 것.
좀 더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메디케어 파트 D’ 적용대상 상위 10개 치료群 제품들의 1일 평균 약제비가 지난 2006년 1.50달러에서 2010년 1.0달러로 떨어졌고, 오는 2015년에는 0.65달러로 더욱 뒷걸음칠 것이라 예측되었다는 설명이다.
약가 인상실태를 놓고 점화된 AARP와 PhRMA의 공방이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머리가 아파오게 하고 있다.
이덕규
2012.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