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수가제 의료계 '반대 여전'…정부 '시행 강행'
7월 포괄구가제의 확대 시행이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됐지만 여전히 의료계는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진료 과별 협의회와 의대생협의회 등은 지난달 30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탈퇴를 발표한 대한의사협회를 지지하며 강경한 반대 입장을 밝히는 반면, 병원협회는 찬성입장에 섰다며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정부는 7개 수술환자(수정체수술, 편도수술, 충수절제술, 탈장수술, 항문수술, 자궁적출술, 제왕절개술) 포괄수가제를 오는 7. 1일부터는 병의원급, 내년 7. 1일부터는 종합병원 이상까지 모두 적용할 것을 지난 5일 국무회의를 통해 확정했다.
정부는 포괄수가제 시행으로 병의원급을 이용하는 연간 750천명의 해당 환자가 입원 당 평균 21% 본인부담이 줄어 100억원의 의료비가 경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가격을 지불하는 방식 때문에 과소진료, 중증환자 기피 등 의료의 질 저하가 생길 수 있다는 의료계의 우려에 대해서는 2002년부터 2008년까지의 포괄수가 운영에 대해 평가결과, 필수 서비스 제공량, 재입원률 등 질 저하가 없음이 확인됐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의료계는 진료수가 현실화가 이루어 지지 않은 상황에서 포괄수가제를 시행하는 것은 의료의 질저하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제도 시행에 의해 외과, 산부인과, 안과, 이비인후과 등 4개과에 대한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대한개원의협의회(이하 대개협)는 5일 성명서를 통해 “포괄수가제가 전면 강제실시가 되면 정해진 가격 안에서 의료행위를 강요당해 국민은 최적의 진료를 받을 기회를 박탈당하고, 신의료기술의 혜택을 받지 못하며, 조기 퇴원으로 합병증이 증가하고, 환자분들의 상급기관 이동으로 1차 의료기관 경영악화를 초래, 결과적으로 국민 의료비가 상승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개협은 2002년에 이 제도가 시행될 당시 외과의 경우 터무니없이 낮은 수가로 맹장(급성충수염) 수술은 이 제도에서 제외 시켜주거나 질병의 특성상 중증질환으로 분류해주도록 건의한바 있지만, 정부는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3개 질환을 시행하고 있는 외과는 이 제도로 인해 황폐화 되었으며, 휴폐업이 증가되고, 외과 간판도 붙이지 못하고 진료 중인 곳이 부지기수며 전공의들이 외과를 기피하는 것이다.
산부인과의 경우도 암수술이외에 전 수술이 포괄수가제에 포함되어 저출산 상황으로 이미 어려움에 처한 산부인과 위기 상황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으며 분만할 산부인과가 없어져 분만 인프라가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안과의 경우 백내장 수술 수가가 2010년보다 20%이상 삭감될 예정으로 신기술 발전과 도입은 고사하고 양질의 인공수정체를 사용하기도 어려워졌으며 이비인후과는 환기관 수술같은 부수술은 수술비용을 받을 수 없을 뿐 아니라 편도수술에 신기술인 고주파장비 사용 역시 보상받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포괄수가제는 허울만 좋은 제도”라고 비난했다.
한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대의협)는 지난 5일 임채민 보건복지부장관의 ‘복지국가와 기술혁신’ 특별 강연이 열린 고대 하나스퀘어 대강당 앞에서 정부의 포괄수가제 추진에 반대하는 침묵시위를 벌였다.
이날 의대생 70여명은 검은 정장을 입고 흰 가운을 팔에 걸친 모습으로 강당 밖에서 임채민 장관에게 공개서한을 전달하기 위해 시위를 벌였지만 행사를 주관하는 학교 측과 복지부의 반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최재경
2012.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