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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약가인하 소송, 무엇을 남겼나
지난 8일 리베이트 약가인하 취소 소송 1심 판결이 모두 마무리 됐다. 결과는 6:1로 복지부의 ‘패소’6건, 승소 1건으로 제약업계의 승리로 일단락 됐다.
리베이트 근절을 외치며 약가인하를 시행했던 복지부의 취지에 대해 법원은 공감하면서도 ‘리베이트 약가인하 연동제’를 적용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복지부와 행정법원이 큰 차이를 보였다.
◈리베이트 약가인하 소송 왜 패소했나이번 소송에서 6개 제약사가 승소했다고 해서 이들이 ‘리베이트 제공’이라는 부당행위마저 무죄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단, 리베이트 제공을 한 것은 사실이나 해당 의약품의 약가를 인하 조치하는 것은 과하다는 것이다.
행정법원 재판부는 이번 소송에서 종근당에게만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유는 2009년 8월부터 2010년 9월까지 500여 곳의 요양기관에 의약품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4억원이상의 금전을 제공한 사실과 관련, 약가인하를 하는 복지부의 처분이 타당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6개 제약사(동아제약, 한미약품, 일동제약, 구주제약, 영풍제약, 한국휴텍스)는 어떤 이유로 약가인하 처분이 취소 판결을 받았는가를 주의해서 살펴야 한다.
◈복지부 패소의 결정적 이유 ‘표본성 결여’ 동아제약 등 6개 제약사는 철원군보건소 등 그 지역의 2~3개 보건소에서의 리베이트 적발건으로 약가인하 조치를 받았다. 이들 제약사는 리베이트 제공으로 식약청으로부터 판매업무정지 처벌과 과징금 부과 처분을 받았고, 복지부로부터 약가인하 처분까지 받은 것이다.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강경대응이지만 복지부는 ‘표본성 결여’라는 결정적 실수를 하고 말았다.
법원의 제약사 승소 판결문에서는 공통적으로 ‘최소한의 일반성과 표본성’을 확보하기 위해 철원군보건소뿐만 아니라 수사 당시 리베이트 적발사실이 적발된 양구군보건소, 가평청평보건지소, 화천사내보건지소, 가평보건소 등을 포함해 약가 인하율을 산정했어야 한다는 문구가 적혀 있다.
즉, 약가인하 대상 의약품에 리베이트 거품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전체 요양기관을 조사하는 것은 어렵지만 어느정도 ‘표본성’이 인정될 만큼의 대상을 확보하고 이를 인하율에 적용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패소한 종근당은 500군데의 요양기과에 리베이트를 제공, 이는 충분히 약가에 거품이 있다는 사실이 인정된다. 하지만 1~3개 요양기관에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례는 약가인하 조치를 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리베이트 인하율 산정, 이대로 괜찮나종근당을 제외한 6개 제약사는 철원군보건소 공보의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은 공통적이나 그 외 요양기관(양구군 보건소 등)에 대해서는 리베이트를 준 곳이 있고, 안준 곳도 있다.
법원은 당시 인근 5~6개 보건소가 리베이트 조사에 관련이 있었음을 지적하며 이들 요양기관도 조사대상에 포함시켜 각 요양기관의 처방총액을 결정금액에 포함시켜 상한금액 인하율 산정을 했다면 최소한의 표본성 확보를 할 수있 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즉, 리베이트 약가인하 인하율을 산정 시, 관련 요양기관의 리베이트 금액과 처방총액만을 적용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표본성 확보를 위해 리베이트가 적발되지 않은 요양기과이라도 해당 영업사원이 관리하는 요양기관이라든가, 임의적으로 추출한 요양기관(어느정도의 수를 갖춘)을 지정해 인하율 산정 시 포함시켰어야 했다는 것이다.
이번 소송에서도 4억원 가량을 제공했던 제약사의 의약품은 0.65%~20%로 인하됐지만, 340만원을 제공한 제약사는 20%를, 180만원을 제공한 제약사는 8.53%가 인하되는 조치를 받는 등 인하율 산정에도 문제점이 지적됐다. 이번 소송을 담당했던 변호사들도 “이번 사례에서도 인하율 산정 시 해당 요양기관들의 리베이트 지급여부를 조사하고 각 요양기관의 처방총액을 결정금액에 포함시켜 약가 인하율을 산정해 최소한의 일반성과 표본성을 확보했었다면 소송 결과는 달라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승소로 자칫 리베이트에 대한 면죄부가 주어졌다는 잘못된 생각을 할 수 있으나, 분명한 것은 복지부의 리베이트 근절 방침은 달라지지 않았고, 의약품 약가인하뿐만 아니라 보험급여 퇴출이라는 대응을 발표한 바, 제약업계도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협조해야 하는 것이다.
최재경
2012.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