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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시험대,'가격 수량 못 잡으면 큰 코 다친다'
제약사들이 시험대에 올랐다.
1원 낙찰을 비롯한 거래질서 문란행위에 대한 제약협회 차원의 강력한 대응책(고발 제명)이 나온 이후 28일 치러진 보훈병원 입찰에서도 1원 낙찰이 여전히 자행됐기 때문이다.
제약사와 도매상의 합의를 통해서든, 도매상 단독 응찰이든 1원 낙찰 품목에 대한 공급이 초미의 관심사가 됐고, 결정권은 제약사가 쥐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입찰 결과에 제약사들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향후 입찰 판도에 큰 변화가 올 전망이다.
일단 제약 도매업계에서는 초저가 입찰을 필두로 한 거래질서 문제가 급부상하며, 제약사들이 가격과 물량을 잡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를 방치하고, 계속 1원 낙찰과 공급 등을 둘러싼 문제가 불거지면 피해를 입는 것은 제약계와 제약사들이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원가이하 판매가 노출될 경우 법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약가인하의 빌미를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병원에서 나오는 수량이 10만T면 15만 정도는 이해할 수 있지만 30만 40만은 이해가 가지 않는 일로, 제약사들이 생산량에 대한 적정한 출하정책을 펴고 관리해야 한다는 것.
유통가 한 인사는 “생산원가가 50%라고 하면 50% 이하는 내놓지 말아야 한다.”며 “복지부가 1원 낙찰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복지부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를 봐야 하지만 해결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는데 여기에 희생되면 안 된다.가격과 물량을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약계 우려의 바탕에는 제약사의 내락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
제약사가 '오케이'를 안한 상태에서는 도매상이 함부로 나서지 못한다는 것. 제약사가 오케이도 안했는데 도매상이 임의덤핑했다고 하면 제약이 걸면 된다는 진단이다.
초저가 입찰의 이면에는 도매상들의 책임과 함께 제약사들의 책임(?)이 있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제약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일각에서 나오는 매출에 대한 우려도, 오히려 제대로 된 공급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 인사는 “일부 상위 제약사들이 중소제약을 거론하는데 만약에 중소제약이 살기 위해 원가이하로 판매한다 했을 때 의사가 이들 약을 사용하겠는가. 이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하고 이게 사는 방법이다.”며 “원외처방도 있지만 1천원짜리를 1원에 파는 것보다 500원, 600원에 파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 아닌가.더욱이 혁신형제약사가 1만원짜리를 1원에 공급한다면 복지부에서 어떻게 볼 것인가”라고 진단했다.
업계에서는 일부 제약사들이 내세우는 거래 당사자 간 일이라는 얘기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부당거래를 얘기하면 거래 당사자 간 일이라고 하는데, 문제는 개별 제약사 문제가 아니라 제약계 전체가 매도당한다는 데 있다.복지부는 좋다. 가격을 더 내릴 수 있기 때문 ”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번 보훈병원 입찰은 제약사들로서도 중요하다. 매출 압박을 받는 제약사들이 입찰 등을 통해 커버에 나설 수도 있고, 이번 입찰은 이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며 " 만약에 이번에도 이전과 같이 진행되면 제약계가 받는 타격도 클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한편 제약협회 임시운영위원회 소속 13개 제약사는 최근 저가 낙찰에 응하지 않겠다는 밝힌 상태다.
이권구
2012.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