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건보공단, 탈세혐의자료 100만 건 알고도 방치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이 최근 3년간 소득을 축소하거나 탈루한 혐의가 있는 기업이나 고소득․전문직 종사자 등에게 3천억 원의 건강보험료(이하 건보료)를 추징하고도, 정작 이들의 탈세혐의자료 100만 건은 방치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건보공단이 신의진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건보공단이 소득을 축소․탈루한 혐의가 있음에도 이들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었던것으로 나타났다.
건보공단은 매년 지도점검을 통해 소득을 축소하거나 탈루한 혐의가 있는 대상자들을 조사한 후, 공단 내 설치된 소득축소탈루심사위원회(이하 소탈위)의 의결을 거쳐 국세청에 통보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2005년에 탈세혐의자료 심사를 전담하기 위해 관련 법령(국민건강보험법 및 동법 시행령)까지 개정하면서 소탈위를 설치했지만, 소탈위에서 국세청에 통보하는 탈세 대상건수는 연간 50~60건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건보공단은 소득과 보수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 3년간 100만건에 대해 건보료를 추징하면서도, 소득이 축소되거나 탈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자료들을 소탈위로 회부하는 경우가 연간 100건도 채 되지 않는 것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세청의 세무조사 기준이나 방식이 건보공단과는 달라 소득축소탈루 혐의가 있는 개인이나 사업장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면서, “소탈 대상자들은 소탈전담팀에서 충분히 검토해 소탈위로 올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지역가입 대상자이면서도 건보료를 적게 내기 위해 직장에 허위로 취업한 것처럼 조작해 적발된 경우를 비롯해 노인장기요양보험에서 요양등급 1~3등급을 받은 장기요양급여 수급자 196명도 직장 근로자로 허위 등록했다가 적발됐다.
최근 4년간 적발한「건강보험 허위취득자 유형별 지도점검 현황」에 따르면, 허위취득 유형별로 고액재산가(17.9억원), 출국다수자(5.8억원), 연예인․직업운동가(5.4억원), 직역간변동자(66.6억원), 장기요양등급인정자(4.4억원) 등 총 3,522명을 대상으로 지역보험료 135억 7,344만원이 추징됐다.
연예인으로 공연관련 회사의 대표인 E씨는 매달 100만원씩 보수를 받는 것으로 등록해 매달 직장보험료 6만6천원을 내고 있었지만 2010년 지도점검에서 적발됐다. 이후 E씨는 지역가입자로 등록돼 매달 64만 3천원을 내고 있다. E씨가 추징당한 지역보험료는 총 3,716만원에 이른다.
신의진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은 “건강보험료뿐만 아니라 세금을 탈루하는 행위는 명백한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보건복지부와 건보공단은 지금까지 법률이 정한 소득 축소나 탈루에 대해서 묵인해왔다”고 꼬집었다.
신 의원은 이어 “「국민건강보험법」제95조에는 건보공단이 소득 축소 또는 탈루를 발견하더라도 이를 국세청장에게 통보할 의무규정이 없다”면서, “이번 정기국회 때 건보공단이 지도점검을 통해 확보한 자료들을 의무적으로 분석해 소득 축소나 탈루 자료를 소탈위에 자동 상정하도록 하고, 이 자료들을 국세청에 의무적으로 통보하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혜선
2012.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