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의료장비 사용기간·사용량 따른 차등수가 필요”
고가의료장비 보유 수준이 세계 최고 수준인 가운데, 증가하는 고가의료장비에 대한 질 관리를 위한 이력추적제 활성화와 사용기간·사용량에 따른 다양한 차등수가제 도입, 중복촬영 최소화를 위한 영상정보교류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민주통합당 김성주 의원(보건복지위원회, 전북 전주 덕진)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의 자료를 통해 우리나라의 의료장비가 금년 6월 현재 192종에 총 67만 6,963개가 도입되어 사용되고 있으며, 고가 의료장비의 보유수준은 CT의 경우 세계 3위로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의 과학화와 장비를 이용한 의료서비스 공급이 증가함에 따라, 의료장비의 도입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심평원의 ‘의료장비현황 신고대상 및 식별부호화’에 따른 의료장비 등록 현황을 보면, 올해 6월 기준으로 192종, 총 676,963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상진단 및 방사선 치료 장비가 25종에 총 104,212대가 사용되고 있으며, 이학요법 장비의 경우 31종에 226,546대가 사용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고가의료장비 보유수준이 높은 실정으로 OECD 국가 중 CT는 3위, MRI는 5위, Mammo는 2위를 차지하며, Mammo의 경우 OECD 평균의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장비 보유대수 및 사용량 증가에 따른 급여비용도 매년 증가 추세에 있으며, 특히 고가 의료장비의 급여비용은 최근 5년간 연평균 12.8%로 증가하고 있다. CT, MRI, PET의 경우 2007년 9,106억원이었던 급여비용이 2008년 1조원을 넘어섰고, 2011년에는 총 1조 4,746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하지만 증가하고 있는 의료장비 보유대수에 비해 보건당국의 장비 관리는 허술한 실정이다. 현재 심평원에 등록된 전체 장비 중 제조연한 10년 이상 경과 장비가 전체의 54%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41%인 약 28만대의 의료장비는 언제 만들어졌는지 확인조차 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영상장비의 노후화는 영상품질이 낮아 불필요한 재촬영을 유발하게 되고 이로 인한 방사선 과다노출과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가의료장비에 대한 문제제기가 잇따르면서 작년부터 심평원은 장비 식별제를 도입해 개별 장비에 대한 ‘생애이력관리’에 나섰지만, 아직 초기 상황. 장비 식별제 도입 후 금년 6월 현재 기준으로 파악된 결과를 보면, 의료기관이 새로 도입한 의료장비는 5,264대이며, 사용중지(폐기 등)된 기기가 3,408대 그리고 2회 이상 유통된 의료장비가 280대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심평원은 작년부터 의료장비 식별체계 도입 및 관리 인프라 구축을 통해 의료장비 실태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으며, 식약청에서도 의료장비를 비롯한 전체 의료기기에 대해 고유 식별코드(UDI : Unique Device Identification) 도입을 추진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식약청의 UDI 사업도 내년부터 시범사업으로 실시될 예정인 데다, 심평원의 의료장비 식별체계와 방식이 상이해 통합적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현재는 의료장비가 어느 병원에서 어디 병원으로 흘러갔는지 제한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김성주 의원은 “신규장비, 중고장비 구분 없이 장비 보유 사실만으로 동일한 영상수가를 적용해 보상함에 따라 의료기관의 경우 초기투자 비용이 낮고 투자회수가 빠른 중고장비 사용을 선호하는 경향이 일부 발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프랑스, 미국, 일본 등 외국에서는 고가 영상장비의 효율적 사용과 합리적 지출을 위해 장비 품질관리 제도나 사용기간 및 사용량에 따른 다양한 수가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도 외국의 사례를 참고해 우리 실정에 맞는 의료장비 수가제도를 마련해 효율적인 의료장비 사용과 국민의료비 절감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재경
2012.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