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해외 기관의 국내 임상 실사, 사소한 것부터 챙겨야
식품의약품안전청(청장 이희성)은 미국식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등 외국 규제기관의 국내 임상‧비임상기관에 대한 실태조사 사례 설명회를 28일 서울 서초구 소재 한국제약협회에서 개최했다.
최근 국내 임상시험 수준이 높아지면서 다국적 제약사의 국내 임상시험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국 규제기관의 국내 임상‧비임상기관에 대한 실태조사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번 설명회는 국내 임상‧비임상기관이 외국 규제기관의 실태조사에 충실히 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처음으로 마련됐다.
식약청 임상제도과는 △미국식의약국(FDA), 유럽의약품청(EMA), 일본의약품의료기기국(PMDA)의 실태조사 실시 현황 비교 △미FDA 실태조사 관련 조직, 절차, 점검항목 △미FDA의 국내 임상·비임상시험기관 실태조사 사례 등 외국 규제기관의 실태조사 현황에 대한 최신 정보가 제공됐다.
임상제도과는 올해 3월부터 미국, 유럽, 일본 등 규제기관에서 국내에 실태조사를 실시할 때 참관자 자격으로 실태조사에 참여해 외국 규제기관의 임상 비임상 실태조사를 직접 참관했다.
그 참관 경험을 토대로 임상시험기관이 준비해야 할 사항, 의뢰자가 준비해야 할 사항 등 준비 사항과 어떤 내용의 실사가 진행되는지 등을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대체로 임상기관의 실태조사 절차 및 방법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임상기관 실태조사 선정은 피험자 최다 등록 기관 혹은 좋은 임상 환경을 갖고 있는 등의 이유로 선정이 된다.
발표 내용을 종합해보면 보통 임상기관 실태조사를 시작하는 첫날 실태조사관과 임상기관, 시험의뢰자 등 관계자들이 간단한 개시 미팅을 갖고 통역자 선정, 복사기 마련, 인터넷 연결 등 실사에 필요한 전반적인 준비를 한다.
이틀째부터 임상기관에 대한 실태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한기관 당 약 4일에서 5일간 주로 자료의 신뢰성 및 피험자 보호를 중점적으로 점검한다.
그 외에도 임상시험 수행 시스템 및 절차의 적절성도 검토하고 문서보관실, 임상약국, 투여실 및 처치실 등 임상시험이 이뤄지는 시설에 대해 실사를 한다.
임상시험이 진행되는 의약품의 품목에 따라 실사가 이뤄지는 시설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백신 임상시험 중이라면 약국, 주사실, 혈액채취실 등이 포함될 수 있고 항암제라면 방사선실이 실사조사 대상에 포함되는 식이다.
더불어 시험 책임자, 관리약사, 연구 간호사, 담당 모니터 요원, 시험담당자, EMR 관계자, QA 담당자, IRB 담당자 등 시험과 관계된 인물들을 꼼꼼히 인터뷰한다. 필요한 경우 시험 책임자를 대상으로 3시간에 걸친 구체적이고 꼼꼼한 인터뷰가 진행되기도 한다.
실태조사 절차는 거의 비슷하지만 나라별로 약간씩 성향의 차이는 있다.
미국의 경우 1인 내지 2인의 조사관이 사전리뷰를 통해 질문지를 준비하고 현장실사에서 의문점이 나는 부분을 시험 책임자 등에 집중적으로 질의한다.
유럽은 2인에서 3인으로 구성된 조사관이 통합 리포트, 시설 실사, 인터뷰 등으로 업무를 분장해 실태조사를 실시한다.
실태조사를 하고 지적사항이 발생하면 미국은 FORM 483을 발행하고 유럽의 경우 보고서 발표 이후 2주내 소명할 기회를 준다는 차이점이 있다.
그 외에도 무심코 넘어가거나 오히려 신경을 더 써 지적받는 사항들도 있다.
한승훈 주무관이 발표한 사례에 따르면, 피험자 동의서 원본에 피험자들에게 자세한 설명을 위해 밑줄을 긋거나 그림 등을 그려 설명한 경우도 지적사항에 해당된다.
한승훈 주무관은 "미국 FDA측 조사관이 동의서 원본에 밑줄 혹은 원 등을 이용해 피험자에게 설명을 하는 것은 원본 훼손에 해당된다며 적절성 여부가 논의 됐다. 결국 밑줄 정도는 용인됐지만 그림 등 과도한 표현은 자제할 것을 주의받았다"고 설명했다.
그 외에도 물 세척하던 것을 에탄올 세척으로 바꾸는 등 SOP에 벗어나는 것 등 사소한 것들이 지적 대상이 되기도 한다.
한편, 외국 임상시험 실태조사 절차 및 방법이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참관한 경험을 토대로 관계자들에게 설명한 식약청 관계자들은 한국의 임상시험기관 실태조사와 해외 규제기관의 실태조사에 큰 차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임상제도과 성소진 주무관은 "참관을 하면서 우리나라 임상기관 실태조사와 크게 다르지 않은 포인트로 점검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선진국 못지 않은 관리를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남태균 사무관 역시 "해외와 국내는 절차와 조직이 다른 점이 있으나 점검 수준은 비슷하다. 지속적으로 점검을 강화하고 해외의 내용과 사례를 많이 보고 흡수해 점검하고 있다. 최근에 실태 점검을 받은 분들은 좀 바뀌었다고 느낄 것"이라며 국내 임상기관 실태 점검 수준이 해외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태균 사무관은 "앞으로 외국 기관의 점검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해당기관들이 점검을 받을 때 준비사항에 어려움이 있거나 조언할 것이 있다면 임상제도과에 알려주면 반영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혜선
2012.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