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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계 '세계적인 신약은 말로만 되는 게 아닙니다'
제약사들이 국가정책에 부응하며 위기도 헤쳐 나가기 위해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도 제약산업 정책을 다시 한 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2020 비전’ 등을 제시하며 국내 제약산업의 선진시장 합류 및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상당 부분 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다.
제약계에서는 우선 프로그램 부재를 들고 있다. 지원 육성책을 말하고 있지만,신약개발을 중장기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사실상 없다는 진단이다. 기업이 원하는 ‘니즈’, 즉 수요 및 연구개발 패턴 등을 감안한 프로그램이 없다는 것.
약가 등 정부정책은 수시로 변하고 있지만 육성 지원책은 이를 고려하지 않은 단기적인 지원에 머무르고 있고, 더욱이 기업에 가장 중요한 정부정책이 예측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업계에서는 항암신약 등 일부 대형 국책사업이 있지만 주최 측과 정부기관 중심으로,다수 기업의 접근이 제한된 한정적 사업이고, 제약사들이 원하는 수요 및 현실과는 상당한 괴리감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업의 다양성을 고려한 정책도 거론하고 있다. 연구개발이 로칼도 있고 개량도 있지만 너무 글로벌 신약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는 것.
신약 만이 아니라 개량신약 및 국내 연구개발과 해외연구개발 현황 추세 등 다양한 연구개발 분야를 고려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업계에서는 제약사들이 정부 요구에 맞춰 연구개발비를 늘리고 있지만, 매출과 영업이익을 떨어뜨리는 정책, 국내 제약사들이 현 시점에서 투입할 수 있는 연구개발 비용과 세계적인 신약개발에 드는 비용 등을 감안할 때 세계적인 신약이 당분간 나올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현실에도 세계적인 신약 연구개발 만을 요구하고, 부응하지 못하면 정부의 모든 정책에서 소외된다는 분위기가 부담스럽고, 오히려 가치 있는 의약품 연구개발에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다.
연구개발은 지속적으로 진행하지만, 정부도 신약을 필두로 한,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현실을 냉정히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구체적인 정책을 세워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내에서는 이와 함께 재원 자체가 왜곡돼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제약산업의 연구개발과 바이오의 연구개발 초점이 다름에도 예산 등이 지나치다고 느낄 정도로 바이오에 편중돼 있다는 것.
업계 한 인사는 “제약과 바이오의 니즈가 불일치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양 쪽 모두에 불만이 쌓인다. 제약산업과 바이오산업이 모두 중요한데 매치가 안되니까 바이오쪽 결과가 제약 쪽으로 안 넘어오는 예도 다수 발생한다”며 “이렇게 되면 바이오 쪽에서도 힘들다. 지향점을 상생관계로 놓고 해법을 찾아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소통 부재도 말하고 있다. 국가가 지향하는 목적과 민간이 지향하는 목적이 각각 다름에도 소통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기업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밀어붙이기 식 정책 추진 예가 있었다는 진단이다.
이 때문에 시장이 혼란을 겪고 산업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인사는 “정부는 파마 2020 비전을 말하는 데 솔직히 지금으로서는 이상에 불과하다고 본다. 글로벌에만 초점을 두고 밀어붙이다 보니 기업도 힘들고 정부도 힘들다”며 “세계적 신약은 말로만 되는 게 아니다.연구개발 분위기가 잡히고 있는 만큼 정부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권구
2013.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