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약학
[심사평] "창의적이고, 도전적이고, 변화하는 모범약국 전국에서 확인"
50여년의 전통과 권위를 가진 ‘약국경영대상’의 심사결과가 발표되었다. 약국경영대상은 약국을 대상으로 다양한 성과와 영향력을 평가하여 시상해오는 행사이다. 올해는 전국을 수상대상으로 추진되어 수십 곳의 약국이 응모했고, 단계별 심사과정을 거쳐 ‘전문약료’, ‘지역친화’, ‘일반약 판매’라는 3가지 영역에서 대상 1곳, 최우수 3곳, 우수 8곳 등 총 12곳의 약국이 수상의 영예를 누리게 되었다. 빠르게 변하는 복잡한 보건의료경영환경 속에서 더구나 인공지능이란 변화의 파고가 높아지는 때에 약국사회도 핵심역량의 강화와 대응역량의 발전 없이는 생존위협에서 예외가 아닐 것이다. 이런 변화에 대처해야 하는 약국으로서는 어쩌면 이번 약국경영대상이 발굴하고자 하는 우수약국의 모습이야 말로 미래의 약국이 반드시 보유해야 할 생존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수상한 약국들의 분포에서도 서울, 부산, 대구, 광주, 경기, 경남, 경북 등 전국의 약국이 저마다의 특색과 장점을 잘 활용한 사례들이 선정되었다. 지난 수 년 간 심사과정에 참여하면서 항상 느끼는 바이지만 이제 약국의 수준은 그 외형과 내실이란 측면에서 수도권과 대도시 및 전국적인 지역의 차이는 거의 없어진 듯하다. 대신, 철저하게 고객의 시선에서 전문성, 편의성, 수월성, 수익성, 차별성을 보유하지 않으면 시장의 선택에서 멀어진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이는 약사의 관점에서 느끼는 우열이 아닌, 고객의 관점에서 느낄 수 있는 우열이어야 진정한 의미가 있고 이런 원칙은 여전히 불변이라는 점이다. 약국이 지닌 총체적, 조직적, 시스템적 역량은 이제 약사 개개인을 넘어 약국공동체의 총체적 경쟁력으로 승화되어야 한다는 사실인 것이다. 현대의 고객은 여전히 약국 내외의 환경을 모두 중시하지만 서비스의 품질도 평가하며, 약사 및 모든 직원들의 전문성까지도 이제는 경쟁요소로 인식하고 있다. 이는 전문적인 정보전달, 전달기술의 매력과 품질, 부수적인 편익의 증대까지 평준화되었으므로 심미적 차별성과 소비자가 느끼는, 비록 작더라도 소위 엣지(edge) 있는 이익까지도 세심히 챙겨야 한다는 의미이다. 전국의 약국에서는 외국산 의약품 등 제품류를 자유롭게 취급하지는 못하므로 국산 제품만의 차별화를 넘어 보다 세밀한 분야의 서비스 차별화, 소비자 편익의 차별화, 고객경험의 차별화까지 경시할 수 없어졌다. 마치 교과서에서 말하는 수준의 노력이나 성공사례를 추종하는 방식은 더 이상 효과가 없고, 이제까지 주효했던 재무적인 부분의 경쟁력을 추구하는 방식이 아닌, ICT같이 최신기술을 접목시킨 보다 창의적 서비스를 창출하는데 힘써야 한다고 해석된다. 한때, 약국 레이아웃이 경쟁력이라 여겨지던 시기에는 한번 약국에 와서 쓱 둘러보고 모방과 약간의 개선만으로도 약국간 차별화는 가능했다. 더 나아가 진열과 동선, 인테리어, 기획상품 꾸러미가 경쟁력이라 느끼던 시기에는 보다 더 창의적 수준의 모방과 파격적인 시도가 경쟁력으로 수용되었다. 이제 국민은 약국과 유사 비즈니스 모델인 편의점과 화장품전문점, 다이소 등과 같은 다양성과 선택성이 강조되어 소비자의 개성과 소비패턴이 존중 받는 것을 이미 경험하였다. 소비자의 강렬한 경험과 만족의 기억은 쉽사리 퇴색하지 않는다. 그래서 약국은 그 본원적인 기능과 역할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고객의 숨어있는 니즈까지도 선제적으로 충족시키는 시대로 진입하였다. 즉, 필요에 따른 공급의 시대를 넘어 경험과 만족이란 소위 ‘마케팅 4.0’ 시대의 소비자에게 약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지가 약국의 주요 관심사가 되어야 한다. 여전히 소비자가 자기의 욕구를 잘 모르는 면도 있다. 더구나 욕구의 깊이는 몰라도 되지만 알게 된다면 더 좋은 것, 그런 부분에 대한 보다 쉽고 친절한 욕구충족과 소비자의 선별역량이나 눈높이까지 향상시켜주어 궁극적으로 건강과 즐거움과 행복감을 동시에 제공하는, 이른바 소비자 관점의 언어와 행동으로써 새로운 문화적 체험을 제공하는 약국으로 변하려는 혁신이 필요하다. 디지털기술이 깊게 베어 있는 차별성, 고객의 특성과 가치를 향상시키려는 전략에 근거한 데이터의 수집과 분석-관리-증폭-적용이 미래 경쟁력의 중심점으로 대두하고 있다. 당연히 이는 모든 약국이 모든 약사가 균일하게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약국 안을 꾸미는 것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외부에까지 눈을 돌려 지역의 시장분석과 고객층 분석, 데이터에 근거한 수익창출, 심지어 찐고객, 비고객, 예상고객을 세분화한 전략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그렇지만 소규모 골목형 개인약국, 상담형 전문약국, 중소규모의 보통약국, 의료기관 부근의 문전약국, 초대형약국 등이 모두 유사한 경쟁요소를 가질 필요도 없고 가질 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수상 약국의 공통점은 여전히 유사한 특징을 가졌다고 강조하고 싶다. 그 요소들이란, 창의적이고, 도전적이고, 변화하고, 적응한다는 사실이었다. 가까운 미래에 고급 인공지능에게 나의 재정을 맡기고 원하는 수익창출의 목표치만 주면 매우 복잡하고 변동성이 높은 금융시장 속에서 수익성을 분석하여 투자해주므로 굳이 내가 매일 매순간 신경 쓰며 판단하지 않아도 일정수익의 돈을 꾸준히 벌 수 있게 된다는 예측 시나리오도 있다. 어느정도는 분명히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약국을 방문하여 약사 및 구성원과 마주치는 고객의 니즈를 사람을 빼고 데이터만 분석하는 인공지능으로써 만족시키는 것은 언제쯤 가능할까? 따라서 지금이나 미래에는 인공지능 기술을 막연히 두려워하기 보다 이를 적극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며, 종국에는 ‘약국의 경쟁력’이란 사람의 능력과 노력의 차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고 한다. 남다른 노력의 결과는 절대 공허하지 않다. 이번에 응모하여 수상하신 약국과 약사들의 모습은 앞에서 언급한 공통점과 차별점을 모두 보유했다고 믿는다. 단, 그들이 그 장점을 표현하는 방식과 시점과 수준과 또한 시장의 변수와 반응이 차이를 만들었을 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최선을 다하는 전국의 약국과 약사, 구성원들을 응원한다. 그리고 이번에 자신의 노력과 성취를 대회에 참여하여 적극적으로 보여주신 약국에 축하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끝으로 한결같이 약업계의 크고 즐거운 축제를 운영하신 약업신문과 후원하신 유한양행의 대표 및 임직원, 그리고 심사진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새해인 2026년에도 독자 제위는 물론, 약업계 모든 종사자들의 건승과 발전을 기원한다. <심사평은 심사위원회를 대표하여 방준석 숙명여대 약학대학 교수가 작성하였음을 알려 드립니다 >
이종운
2026.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