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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제약사 마케팅의 ‘리베이트 기준점’ 구체적 제시
동아제약 리베이트 사건에 연루된 31명의 피고인들에게 재판부는 모두 ‘유죄’를 선고했다.
이번 재판 결과는 제약사의 마케팅 범위 중 어떠한 경우가 리베이트가 되는 것인지에 대해 법원의 구체적인 기준이 제시됐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에이전시를 통해 의사들에게 지급된 강의료, 자문료, 설문조사료 등을 제공한 것 자체는 리베이트에 해당하지 않으나 구체적 진행 모습에 따라 리베이트로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동아제약 리베이트 사건은 동아제약 임직원이 에이전시를 통해 의사들에게 물품, 강의료 등 의약품 판매 촉진을 위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 한 것과 관련, 동아제약과 임직원, 에이전시 업자들 등 31명이 기소된 사건이다.
◈ 동아제약 리베이트 재판의 쟁점
이번 재판은 동아제약이 에이전시업체로부터 교육 컨텐츠 프로그램을 제공받아 대금을 지급하고, 그 에이전시가 프로그램에 참여한 의사들에게 강의료 등을 지급한 경우 이를 정당한 대가의 지급이라고 볼 것인지, 새로운 리베이트라고 볼 것인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다.
이번 재판에서 피고인들은 에이전시를 통해 개발된 온라인 교육 컨텐츠(동영상 강의)는 동아제약 영업사원들을 대상으로 의학 지식을 함양하기 위해 추진된 것이고 의사들의 강의 등 참여로 영업사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컨텐츠가 개발됐다는 것이다.
이에 에아전시가 지급한 대금이 교육 컨텐츠의 양과 질에 상응하는 것이므로 동아제약이 대급을 지급하고 에이전시가 거처 의사에게 전달됐더라도 리베이트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제약사 마케팅’=‘리베이트’ 에 대한 법원의 판단
제약사가 에이전시 업체에 영업 사원을 위한 교육 컨텐츠 프로그램 계약을 체결하면서 그에 상응하는 계약 대금을 지급하고 에이전시가 자문, 강의, 설문조사 등에 협조한 의사에게 비용을 지급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의약품 채택, 처방유도의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 즉 리베이트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나 외관상으로는 자문료, 강의료, 설문조사료 지급 등의 모습을 띠고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이를 빙자해 에이전시 업체를 통해 의사 등에게 의약품 채택, 처방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라면 이는 리베이트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다.
이때 제약사의 계약 대금 및 에이전시 업체의 자문료, 강의료, 설문조사료 등이 리베이트인지 여부는 △애초 제약사가 교육 컨텐츠 프로그램 용역을 추진하게 된 경위 △에이전시 업체와 체결한 계약의 내용과 실제 이행방식 △에이전시 업체와 의사 등 사이의 계약 이행 내용과 이행 방식 △참여 의사의 선정 방식 △계약 대금이나 강의료 산정 방식 △대금 지급방식 △대금이 지급된 예산의 항목 △대금과 이행한 계약 내지 강의 등 내용과 강의료 등 사이의 상당성 △결과물의 질과 이에 대한 사후관리 △세금계산서 발행 여부 등 관련자들의 인식과 제반 사정을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번 1심 선고에서 “리베이트 수법과 행태가 얼마나 다양하고 지능화 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지적하며 “리베이트는 제약시장의 공정 경쟁을 저해 하고 소비자의 부담을 가중시키며 건강보험 재정의 악화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의약품 선택이 환자에 대한 치료보다는 리베이트 제공 여부에 따라 이루어질 위험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약 3년 8개월여 동안 많게는 약 3,400회에 걸쳐 약 44억 2,600만원 상당의 거액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범행 기간, 횟수, 금액에 비추어 비난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엄단할 필요가 있으나 쌍벌제 시행 전에 범행이 전체 68% 상당에 이르는 점 등을 고려해 관련 동아제약 임직원 및 에이전시 업체에 대한 징역형에 대한 집행유예 형을, 동아제약에 벌금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관련된 의사들의 경우, 리베이트를 적극적으로 요구한 것이 아니라 동아제약이 새로이 개발한 신형 수법의 리베이트를 수용한 점등의 사정을 감안해 피고인별 수수액수, 범행경위에 따라 벌금 3000만원부터 800만원과 각 추징금을 선고 했다. 강의·자문·설문조사 등 합법적인 마케팅 제한?동아제약 리베이트에 내부고발자인 이모씨는 재판 과정 중 증인으로 참석해 “처음에 강의료 등은 동아제약 내부적으로 CP 회의를 거쳐 합법적인 프로그램이라고 판단해서 직원들에게 합법적인 프로그램이라고 교육했고, 또한 이 교육 동영상을 제작한 회사도 동아로부터 합법적이라 라는 판단이 내려진 이후 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며 “동아제약의 리베이트 의도에 대해서 동영상 제작회사가 인지했는지는 알 수 없다”라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동영상을 제작한 에이전시와 의료인들은 전문적인 교육동영상 제작을 위해 일반적 기준에 비해 저렴한 비용으로 교육목적의 수준 높은 강의를 만들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을 강조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재판의 판결을 살펴보면 강의의 내용과 수준, 강의료와 별도로 판단의 핵심기준은 교육 컨텐츠 제작한 동아제약의 기획의도와 동아제약 직원이 직접 강의자 (의료인)의 모집한 방식, 그리고 제작한 결과물의 실제 교육사용 여부이다.
재판과정에서 총 4개의 에이전시와 관련 다양한 리베이트 행위가 기소되었지만, 교육 동영상 강의료가 재판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부각됐다.
이는 교육 동영상 제작이 쌍벌제 시행 이후에 이루어졌기에 관련 의료인들이 대거 기소됐고, 교육 동영상 제작 에이젼시는 처음부터 기소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관련 의료인들 역시 검찰의 판단에 대해서 억울함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이번 재판에서는 강의료 자문료 설문조사 등에 대한 합법성 판단기준이 기대하는 만큼 구체화되지는 못했지만, 교육 컨텐츠 제작의 의도 및 강의자 모집방식, 결과물에 대한 실제적인 교육적 사용 등을 포함한 가이드라인이 도출되어 선의의 피해자 발생을 막아야 한다는 제약계와 의료계의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충분한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재경
2013.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