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영리만 추구 ‘사무장병원’ 적발 급증…환수율 9% 불과
의료기관을 설립할 수 없는 일반인이 의사를 고용해 운영하는 이른바 ‘사무장병원’ 적발이 매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의진 의원이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사무장병원 환수 결정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09~2013.8월말) 적발된 사무장병원은 총 523개소에 달했고, 개설 후 불법진료를 통해 벌어들인 진료비만 무려 1,9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무장 병원’이란 비 의료인이 의사 또는 비영리법인 등의 명의를 빌리거나 고용해 불법으로 의료기관을 개설·운영하는 병원으로 수익창출의 수단으로 과잉진료 및 질 낮은 의료서비스를 편법으로 제공하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현행 ‘의료법’에 따르면 의사·치과의사·한의사 등 의료인이나 국가·지자체, 의료법인, 비영리법인, 준정부기관이 아닌 일반인은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약사법’에 따라 약사 또는 한약사만 약국을 개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자료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2009년 적발된 기관은 7개소였지만, 2012년엔 무려 188개소가 적발되어 4년새 무려 27배나 급증하였고, 매년 증가하는 추세이다. 더욱이 올해 들어서만 8월까지 적발된 사무장병원도 120개소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사례를 살펴보면 의료인이 아닌 장00씨(52세, 여)와 심00씨(51세, 남), 이00씨(79세, 남)를 비롯한 의사 6명 등 총 8인은 사실상 수술이나 시술이 곤란한 고령(77~84세)의 의사들을 고용해 2009년 11월부터 2013년 5월까지 서울의 유명 대학병원 근처에 숙박업소 형태의 사무장병원을 6곳을 개설했다.
개설 후, S대학병원 등에서 암수술을 받고 통원치료 중인 환자들에게 ‘암수술 전후 항암치료 및 방사선 케어 전문병원’이라고 홍보하여 환자를 유치하고 숙식을 제공한 후, 환자에게 암치료제 등을 처방한 것처럼 진료기록부를 허위작성하고 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를 청구하는 수법으로 15억원을 부당수령 했다.
또한, 암환자들에게 입원비 명목으로, 1일 4~12만원씩 받고 허위 입·퇴원 확인서를 발급해줘서 환자들이 총 101억원의 민간보험금을 부당하게 청구하도록 도왔다.
현재 건강보험공단은 해당 사실을 인지하고 있지만, 경찰로부터 아직 공식적인 수사결과서를 제공받지 못해 환수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적발된 사무장병원의 유형을 살펴보면, 의원이 277개소(76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요양병원 85개소(738억원), 약국 57개소(237억원), 한의원 53개소(39억원) 순이다.지역별로는 경인지역이 173개소로 가장 많았고, 부산지역 101개소, 서울지역 100개소, 대구지역 53개소 순이다.
최근 5년간 환수결정액 총 1,960억원 중 징수액은 178억원으로, 징수율은 9.08%에 그쳤다.
건강보험공단은 “공단이 사무장병원 운영사실을 인지하여도, 직접 조사하거나 환수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마무리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수사기간 동안 병원개설자(사무장)가 재산을 빼돌리는 경우가 많아 환수에 어려움이 있다”고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현재 미국의 경우, 보건의료사기 전담기구를 두고 사무장 병원을 인지한 시점부터 진료비 지급을 보류하거나, 환수를 위해 압류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신의진 의원은 “사무장병원 근절을 위해 보건소, 국민건강보험공단, 보건의료인단체, 사법기관 등 관계기관의 유기적인 협조체계 구축하여 개설·운영을 인지함과 동시에 사법처리와 환수결정이 이뤄질 수 있는 방안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수사기관의 적발 전에 건강보험공단이 먼저 사무장병원 개설·운영을 인지했을 경우, 즉시 공단이 진료비 지급을 보류·정지하거나, 환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도 개선을 제안했다.
최재경
2013.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