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화장품 인기검색어 중소기업 강세
최근 온라인 채널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국내 화장품시장의 지형도가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인터넷을 통한 화장품 매출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22% 증가했으며, 거래액은 2013년 상반기 5,000억원을 돌파했다.1990년대 중반 이후 국내 화장품시장은 8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아모레퍼시픽과 LG그룹 계열사인 LG생활건강이 투톱 체제를 이어왔다. 두 회사는 방문판매와 백화점, 면세점, 브랜드숍, 홈쇼핑, 온라인 등 주요 채널을 모두 커버하며 높게는 7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했다.하지만 경기 불황, 소비 및 쇼핑패턴의 변화 등 여러 가지 변수로 인해 2강의 위상이 더 이상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트레이딩 다운 현상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는 데다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채널에서 브랜드로, 요즘엔 제품으로 이동하는 현상도 가시화되고 있다”면서 “모바일 쇼핑족이 눈에 띄게 늘어난 점도 핵심적인 요소”라고 지적했다.변화의 징후를 감지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중요한 단서는 포털 사이트 네이버의 지식쇼핑 인기 검색어다. 네이버는 국내 인터넷 시장에서 75% 이상의 점유율로 10년 가까이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모바일 분야에서도 50%가 넘는 지분을 갖고 있다. 2003년 10월 지식쇼핑을 런칭한 이래 네이버는 지속적으로 쇼핑 섹션을 강화해왔고, 2012년에는 오픈마켓형 커머스 플랫폼 샵N을 선보였다. 지식쇼핑과 샵N의 총 거래액은 2013년 4분기에만 1조6,583억원에 이른다.표면적으로 네이버는 ‘지식쇼핑’으로 쇼핑 정보를 검색하고 ‘샵N’에서 상품을 골라 ‘체크아웃’으로 결제해 ‘네이버 마일리지’로 적립금을 돌려주는 판매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네이버 지식쇼핑에는 2월 17일 현재 36,711개의 쇼핑몰이 등록돼 있으며, 오픈마켓과 백화점, 면세점, 홈쇼핑, 대형마트, 해외쇼핑에 고객 충성도가 높은 소셜커머스까지 입점해 있는 상태. 지식쇼핑은 검색과 가격비교 기능을 동시에 갖고 있는데, 이를 통한 거래 수수료만 샵N 매출의 5배가 넘는다. 이제 네이버는 포털을 넘어 온라인 쇼핑 제1의 관문, 나아가 거대한 ‘유통공룡’으로 군림하고 있는 셈이다.이런 가운데 네이버 지식쇼핑의 화장품 인기 검색어 순위에서 중소 브랜드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2월 3일부터 17일까지 보름간 인기 검색어를 조사한 결과 토소웅, 포렌코즈, 낫츠, 시드물, 지베르니, 닥터지, 하쉬네이처 등이 꾸준히 상위 20위 안에 랭크되며 높은 인기를 과시했다. 반면 대기업 및 중견 브랜드들은 순위 진입이 일관적이지 않았다.물론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브랜드숍을 위시로 한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은 직판 중심의 유통망을 갖고 있으며, 그런 만큼 여타 온라인 채널에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와 중소기업 간의 ‘보이지 않는’ 윈윈전략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 다다랐다. 온라인 중심의 중소업체들은 거품을 뺀 저렴한 가격과 용이한 고객 접근성, 다양한 브랜드를 동시에 비교할 수 있다는 장점에 네이버라는 ‘빅브라더’의 권세를 등에 업고 계속해서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이와 관련해 한 업계 전문가는 “대규모의 자본과 설비가 필요한 국가기간산업 및 자동차, 가전 분야와 달리 화장품은 중소기업의 진입장벽이 낮은 게 사실”이라면서 “특히 2~3년 사이 모바일 쇼핑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등 소비자들의 쇼핑패턴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어 앞으로 국내 화장품시장은 소리 없는 전쟁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흥열
2014.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