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슬픔 앞에 화장품도 울었다
비극이었다. 지난 16일 수학여행에 나선 고교생 등 476명을 태운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하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세월호 침몰로 대한민국 전체가 큰 슬픔에 빠진 가운데 화장품업계도 애도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해외 브랜드 모두 하나가 되어 희생자에 대한 추모의 마음과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 중이다. 특히 주요 마케팅 채널로 활용되던 페이스북에 추모 글을 올리는 한편 상당수 업체들이 과도한 홍보를 자제하고 자숙의 시간을 갖고 있다. 일부 업체들은 생필품이나 기부금을 전달하기 시작했다.아모레퍼시픽은 공식 페이스북에 ‘어느 때보다 마음이 무거운 하루, 모든 분들의 무사한 구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라는 글을 올린 뒤 17일로 예정됐던 전사 체육대회를 취소했다. 이 행사는 ‘ONE AP FESTIVAL’을 타이틀로 과천 관문체육공원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잠정 연기된 상태. 또 아모레퍼시픽은 27일 울산 종합보조경기장에서 진행하기로 했던 ‘2014 핑크리본 사랑마라톤 울산대회’를 취소한 뒤 참가 신청자들에게 참가비를 환불해주고 있다.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아모레퍼시픽은 치약, 칫솔, 샴푸, 폼클렌저 등으로 구성된 여행용 세트와 녹차를 지원했다. 진도 실내체육관에 여행용 세트 100박스(2,000개)와 녹차 30박스, 단원고 상황대책반에 여행용 세트 15박스(300개)와 녹차 5박스를 전달하며 세월호 침몰 희생자 가족들을 위로했다. 사고 이후 아모레퍼시픽은 현재까지 페이스북 마케팅을 중단하고 있다.LG생활건강은 17일 오후 명동에서 진행될 예정이었던 비욘드 모델 김수현 팬사인회를 취소, 세월호 침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이와 함께 세월호 침몰 희생자 가족들을 위해 치약, 칫솔, 샴푸, 린스, 비누 등 1만여 개의 생필품을 단원고와 진도 실내체육관에 지원했다.해외 브랜드 가운데 아베다는 26일 남산 백범광장에서 진행하기로 했던 ‘물을 위한 걷기대회’를 취소했다. 아베다코리아 홍보팀은 21일 “현재까지도 미처 구조되지 못한 승객들의 무사귀환을 간절히 기원한다”며 “행사에 사용될 예정이었던 진행 비용은 추가 기부금과 함께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토니모리, 네이처리퍼블릭, 더샘, 오늘, 샤라샤라, 닥터자르트, 시세이도 등은 페이스북에 추모 및 구조 기원 글을 올리며 애도 물결에 함께 했다. 특히 더샘은 21일 장문의 글을 통해 정기적인 브랜드데이 행사를 절제된 마음으로 진행했다는 사실을 전했다.더샘 측은 “16일 온 국민을 비통하게 만든 세월호 사고 발생 후 18일부터 20일까지가 샘데이었습니다. 더샘의 샘데이 슬로건인 해피 샘데이의 ‘해피’를 사용하기엔 슬픈 일들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브랜드 세일은 고객과의 약속이므로 이를 저버릴 수 없었기에 그 대신 세일 알림 문자, 카카오톡, 페이스북 홍보와 더불어 매장의 ‘해피’를 지우고 내레이터 모델과 앰프 사용 등을 전면 취소했습니다”라고 밝혔다.세월호 사고는 침몰 직후 179명이 구조된 뒤 생존자가 단 한 명도 나타나지 않으면서 전 국민적인 슬픔이 더욱 깊어가고 있는 상황. 이에 따라 21일을 전후해 각계각층에서 성금이 모아지고 있다.한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화장품시장이 외적으로는 성장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상당히 힘들었기 때문에 기부업체들이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라며 “하지만 최근 기업들의 사회공헌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흑자 업체들을 중심으로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한 여러 움직임이 작게나마 일어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임흥열
2014.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