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복지부 인증병원' 돈주고 신청만 하면 100% 인증?
보건복지부가 2011년부터 의료의 질과 환자 안전 수준을 높이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의료기관 인증제도’가 돈만내면 100% 인증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최동익 의원실에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이 제출한 2015년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인증제도가 시작된 2011년부터 2015년 7월말 현재까지 인증평가에 자율 참여한 병원 중 인증평가에 탈락한 곳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동익 의원실에서는 100% 인증률덕에 보건복지부로부터 인증평가사업을 위탁받아 수행하는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의 수입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증평가 첫해인 2011년 48억3,100만원, 2012년 37억5,400만원, 2013년 58억3,200만원, 2014년 89억2,200만원으로 4년 만에 2 배가량 증가했다. 특히 국고보조금은 2011년 14억8,600만원, 2012년 18억400만원, 2013년 34억6,700만원, 2014년 46억8,300만원으로 3배나 증가했다.
최동익 의원은 인증 신청 병원이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의 질이 높기 때문에 인증평가를 통과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하 중재원)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인증병원 297곳 중 80.1%인 238개 기관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해 환자가 중재원에 분쟁조정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부터 2015년 7월까지, 무려 50건 이상의 의료사고 관련 분쟁조정신청이 접수된 인증병원은 3곳, 40~49건 1곳, 30~39건 5곳, 20~29건 12곳, 10~19건 48곳, 10건 미만 169곳으로 나타났다.
특히 A 상급병원의 경우, 같은 기간 동안 의료사고가 57건으로 가장 많이 발생한 곳으로 알려졌다.
의료분쟁조정신청을 받은 238개 인증병원 중 환자의 조정신청을 받아들여 조정에 임한 인증병원은 총 45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193곳(80.7%)은 환자의 조정신청을 거부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의료사고가 여러 번 발생하여 환자들로부터 수차례 조정신청을 받았으나 단 한 차례도 조정에 참여하지 않고 모두 거부한 인증병원도 72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스 사태 당시, 확진자 186명 중 182명이 병원에서 감염되었는데 감염이 발생한 14개 병원(보건복지부 인증평가 대상이 아닌 의원급 제외) 중 9곳은 보건복지부 인증병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인증병원에서 무려 124명(68%)의 환자가 메르스에 감염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부터 2015년 6월까지 인증병원의 진료비확인심사 결과를 살펴본 결과, 전체 인증병원(297개) 중 90% 이상인 269개 인증병원이 환자들에게 총 61억5천여만원의 진료비를 과다 청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의 진료비확인심사 결과 평균 환급비율(5.1%)보다 높은 인증병원은 전체 인증병원의 44.4%인 132곳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최동익 의원은 “우선 자율 신청한 병원들이 100% 인증을 받고 있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다”라며, “보건복지부의 인증병원은 국민들이 믿고 이용할 수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허점들을 많이 보이고 있다. 결국 수박 겉핥기식의 병원 인증평가가 국가 예산만 낭비하고 있는 셈이다. 의료의 질과 환자안전 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 더욱 강화된 기준을 마련하고, 의료사고 발생이나 병원감염률 등 다양한 평가지표를 개발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재경
2015.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