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 연고없이 이미지만 파는 제품 막겠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제주인증제 도입을 통해 ‘제주’의 이미지 훼손을 막고, 제주지역 화장품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제주도청>
“웰빙과 헬스케어, 안티에이징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산업화에 따른 환경오염 및 바이러스성 알레르기 등 피부질환 환자의 증가로 피부에 무해한 자연성분이 함유된 천연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국내·외 화장품기업들이 제주와의 연고가 없으면서도 ‘제주’의 이미지만을 활용한 프롬(From) 제주 제품, 메이드 인(Made In) 제주 제품을 표방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제주화장품 인증제도는 이러한 제품과 차별화해 ‘제주’의 이미지 훼손을 막고, 제주지역 화장품기업에게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소비자에게 신뢰를 주자는 것입니다.”
원희룡 제37대 제주특별자치도 도지사는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 5월 실시한 ‘제주화장품 인증제도’의 추진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제주화장품 인증제도’는 제주산 원물이 포함된 제주산 원료를 10% 이상 함유한 화장품으로서 제주지역 소재 생산시설에서 생산된 제품에 제주특별자치도가 인증하는 제도다. 서류심사, 현장심사, 관련 전문가 심사를 통과해야 인증받을 수 있다. 제주화장품 인증을 획득 후에는 정기조사, 특별조사, 수시조사 등 인증기준의 적합 여부에 대해 사후관리를 받는다.
원희룡 제주지사와 ‘제주화장품 인증제도’와 제주화장품산업의 발전 방향에 관해 들었다.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됐다. <편집자 주>
- ‘제주화장품 인증제도’의 핵심은 ‘원료’입니다. 원료산업과 원료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요.
초기에는 제주도 자생 식물을 이용해 피부 관련 효능을 평가하고 이를 소재화하는 기능성 스크리닝(Screening)에 중점을 두고 연구가 진행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효능이 검증된 특정 식물종의 원료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제주지역 원료산업도 제주의 천연자원과 바이오기술에 기반을 둔 글로벌화 고기능성 소재, 제주특화 천연소재를 이용한 항노화 소재, 생물산업 융합을 통한 안전한 이너뷰티 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제주의 1차 산업과 관광산업을 연계해 융복합 원료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화장품 원료기업들과 다양하게 협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 충북, 인천, 오산, 대구, 경산, 창원, 남원 등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화장품·뷰티산업을 육성하고 있습니다. 제주의 차별화 전략을 소개해 주십시오.
안티에이징은 시장 잠재력이 높은 분야입니다. 제주는 웰빙, 힐링 브랜드 이미지를 갖고 있고, 제주에 서식하는 8,000종의 동·식물 자원 가운데 바로 활용이 가능한 자원이 수십 가지가 넘습니다. 거기다 해마다 300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제주를 방문합니다. 제주 안에서 원료–제품–시장 사이클이 갖춰져 있고, 특히 제주라는 이미지가 브랜드 가치를 높여주고 있습니다. 이를 활용하기 위해 제주에 등록된 화장품기업이 100여개가 넘습니다. 이들 기업에 지난해 조사를 했는데 제주의 장점을 대부분 ‘이미지’와 ‘청정 원재료의 조달’이라고 합니다. 제주만의 가지는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주는 천혜의 자연경관과 세계 최초의 유네스코 3관왕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으며 국내외 관광객 1,300만명이 찾는 관광지입니다. 이러한 제주만의 자연 자원과 관광 자원을 가지고 고도의 기술력이 융합한 화장품·뷰티산업을 육성시킨다면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차별화를 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 앞서 제주는 2015년 11월 ‘제주특별자치도 화장품산업 진흥 조례’를 제정했습니다. 이 조례에 따르면 3년마다 화장품산업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되어 있는데,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요.
지난해 제주 화장품산업 현황 파악을 위해 기업실태에 대해 조사·분석을 했습니다. 업체의 형태, 매출, 인력, 재무 등 기본 현황뿐만 아니라 기업의 성장단계, 애로사항, 마케팅 및 판로 문제점 등에 대하여 조사했습니다. 이 결과를 토대로 기업이 필요한 역량이 무엇인지를 파악해 연구, 제품개발, 마케팅 등에 도움이 되도록 기본계획을 수립하려고 합니다. 올해는 기획위원을 구성해 화장품산업 기반, 기술, 사업화 분과로 나눠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입니다.
- 완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수출 활로를 뚫지 못해 힘들어 합니다. 제주도 차원에서 제주 화장품기업을 위한 중국 현지 통관, 물류 창고 등 수출 물류 관련 지원 계획이 있는지요.
중국은 국내 기업의 주력 시장입니다. 제주는 많은 중국인 관광객이 방문하면서 제품 마케팅이 상대적으로 유리합니다. 중국인도 제주의 이미지, 제주원료에 대한 신뢰가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 제주는 화장품을 새로운 관광융합상품으로 키워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중국 수출을 하는 기업에 중국 통관, 위생검사 지원체계 구축, 수출보험료 등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제주에 투자한 중국기업의 유통망을 활용해서 수출루트도 개척하고 있습니다.
- 하지만 제주도가 화장품산업 육성에 대한 추진력이 약해졌다는 일부 평가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도내 화장품산업에 많은 재정이 투입되고 많은 발전을 했습니다만 최근에서야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고 화장품산업 정책이 어우러지면서 2012년 38개 기업체에서 2015년 91개 기업체로 양적 성장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화장품산업의 성장 동력은 재정 투입과 정책만 있는 것은 아니며, 주변 환경과도 밀접한 관계 속에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제주의 화장품산업은 전반적인 저성장 경제상황에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미래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향후 앞날이 밝은 산업분야입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의 도내 유입이 증가하는 것 또한 화장품 매출 호재로 작용하고 있으며 한류 붐으로 인해 국내 화장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화장품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러한 화장품산업의 성장 기회에서 여러 정책과 지원이 맞물려 산업을 육성한다면 기업수만 늘어나는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 성장도 많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제주도내 기업 스스로도 경쟁력을 향상시켜야 하는데요.
삼성과 LG가 세계 가전시장을 장악하고 있듯이 국내 화장품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한류 마케팅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술 개발, 도전 정신도 중요합니다. 제주에서 세계적인 화장품 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겁니다.
- 제주도내에 화장품 인력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제주도내 전문인력 확보를 위한 방안은 무엇인지요.
다행히 지난해부터 도내 대학에서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코스메틱스학과가 생기면서 화장품산업 관련 인력을 배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주화장품 인증제도와 관련한 전문관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다른 지역의 인력도 적극 흡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산학 협력을 통한 실무형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 운영으로 R&D, 제품개발, 마케팅 등 분야별 전문가를 양성하고 화장품 전문 인력 네트워크 구축, 다양한 인재 양성 프로그램 개발·운영을 통해 우수한 인력이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기업과 소통을 해나갈 것입니다.
- 화장품산업이 국가 수출유망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만큼 지방자치단체만이 아니라 중앙 정부가 화장품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어떤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보는지요.
국내 화장품산업은 한류를 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한류를 타고 아시아에서 국내 화장품에 대한 구매력이 크게 높아졌다고 봅니다. 하지만 절반의 성공입니다. 외형적으로 많이 성장한 것에 비해 기능성 제품 등에서는 유럽이나 미국에 뒤쳐져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외국 소비자들의 니즈는 화장품과 의약품을 결합한 코스메슈티컬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도 화장품 분야에 지원을 강화하는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했습니다. 2020년까지 국내 화장품 60억달러를 수출해 지금보다 10배 가까이 성장시킨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글로벌 제품 개발, 인프라 확충, 해외 진출 활성화, 규제 선진화 등 4대 중점과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더 적극적이고 패러다임을 앞서가는 변화에 대한 요구가 많은 것 같습니다. 기술과 효능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흐름에 맞춰 화장품산업을 하이테크산업으로 키우고, 브랜드 인지도와 모바일·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유통혁신에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때입니다.
- 마지막으로 화장품산업 육성에 대한 의지를 밝혀주시고, 화장품업계 관계자에게 격려를 해주십시오.
“옥시따니아 지역에서 나는 다양한 자연을 전 세계 사람들과 함께 나누기 위해 록시땅을 설립했다.”
프랑스의 유명한 화장품 록시땅(L’OCCITANE)을 설립한 올리비에 보쏭(OlivierBaussan)이 한 말입니다. 제주의 자연도 나누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주의 청정 이미지와 좋은 원료를 활용하는데 제주도와 화장품기업은 동료 의식을 갖고 일하고 있습니다. 제주와 함께 하는 화장품 기업들이 ‘넘버 원(No.1)’이 될 때까지 열심히 돕겠습니다. 특히 제주 화장품 기업은 제주의 미래 가치를 키우는 ‘인큐베이터’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안용찬
2016.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