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필로폰·엑스터시 차단막 세운다”…식약처-UNODC, 마약 감시 기준 동기화
전 세계적으로 표준화된 기준이 없어 국가마다 제각각이었던 신종 마약류 규제 기준이 대한민국 식품의약품안전처 주도로 대전환을 맞이한다. 식약처가 유엔(UN)과 손잡고 메트암페타민(필로폰), 엑스터시(MDMA) 등 각성제 계열 마약류를 과학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의 국제 표준 가이드라인 제정을 완수했다.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 소속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원장 강석연)은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마련된 각성제 계열 마약류 분야의 세계 최초 국제(UN)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 회의를 성료했으며, 올해 12월에 가이드라인 최종본이 발간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그동안 국제 마약 감시 체계에는 표준화된 마약류 의존성 평가 기준이 존재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는 신종 마약류를 지정하고 통제하는 데 필요한 과학적 근거와 평가 결과가 국가마다 상이해 국제 공조에 걸림돌이 돼왔다. 이에 식약처와 UNODC는 글로벌 마약류 의존성 평가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 세계가 공통으로 사용할 표준 표준 가이드라인 제정을 전사적으로 추진하고 있다.식약처와 UNODC는 지난해 모르핀, 펜타닐 등 ‘오피오이드계 약물’ 가이드라인을 성공적으로 배포한 데 이어, 올해는 오남용 위험이 극도로 높은 ‘각성제 계열 약물’을 정조준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메트암페타민(필로폰), MDMA(엑스터시), 코카인, 메틸페니데이트, 카티논 계열 등을 평가 대상으로 삼는다.지침에는 신종 마약의 의존성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실험동물의 종류와 정밀 장비 구성 ▲시험 원리 및 상세한 시험 방법 ▲결과 분석 방법과 평가 시 필수 고려사항 등이 입체적으로 담긴다.이를 위해 이달 초 식약처, UNODC 및 글로벌 석학들은 이탈리아 로마에 집결해 전문가 회의를 개최하고 가이드라인 초안 검토를 완료했다. 현재는 회의 결과를 반영한 전문가 수정·보완 단계에 있으며, 오는 9~11월 전 세계 전문가를 대상으로 폭넓은 의견 수렴을 전개한 후 12월 최종본을 전 세계에 공식 발간할 계획이다.이번 세계 표준 확립은 식약처가 축적해 온 규제과학 역량이 글로벌 무대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은 결과다. 식약처는 앞서 UNODC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이 자체 발간했던 기존 의존성 평가 가이드라인(조건장소선호도시험, 자가투여시험 등)을 모태로 식약처-UNODC-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공동 연구를 이끌어왔다. 식약처는 오는 2028년까지 총 4종의 국제 마약류 가이드라인을 순차적으로 완성하겠다는 로드맵을 선언했다.아울러 이번 로마 회의에서는 지난해 제정된 오피오이드계 가이드라인의 확산을 위한 ‘국제 교육훈련 프로그램(Training Course)’ 개발 방안도 구체화됐다.글로벌 전문가들은 대한민국 식약처의 우수한 인프라를 신뢰하며, 한국에서 전 세계 마약 감시 인력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한 후 세계로 확대하는 방안에 전격 합의했다. 향후 UNODC 차원의 예산 확보와 국제적 확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 신종 마약류의 약리학적 특성 이론 교육, 시험 실습, 글로벌 전문가 웨비나 및 Q&A 등을 총괄하는 글로벌 마약 대응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게 됐다.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가이드라인 개발은 전 세계 마약 규제의 사각지대였던 각성제 계열 평가 영역에서 대한민국이 공식적인 글로벌 기준을 세우는 역사적인 쾌거”라며, “각 국가가 국경을 넘나드는 신종 마약류에 신속하고 정확하게 공동 대응하는 데 결정적인 무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 “앞으로도 ‘한국의 기준이 곧 세계의 기준’이 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에서 규제과학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마약 유해 환경으로부터 인류를 보호하는 지속 가능한 보건의료 안전망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윤수
2026.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