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나고야의정서, 천연물신약 개발 제동걸까
약업닷컴은 2010년 10월 생물다양성협약 제10차 당사국 총회에서 ‘유전자원 접근 및 이익분배(ABS)에 관한 나고야의정서’가 발효될 경우 제약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와 이에 대한 업계의 대책 등을 짚어봤다. ① ‘나고야의정서’ 제약업계 피해, 핵폭탄급(?)② '나고야의정서' 천연물신약 개발에 제동걸까
나고야의정서가 발효되기 전까지 국내 제약업계의 피해규모를 예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천연물 원료의 가격상승에 따른 원가비용이 상승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약가제도는 원료비 상승을 약가에 반영하는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비용책임은 모두 제약사의 몫이다. 이에 제약업계는 최소한의 피해를 위해 ‘나고야의정서’를 이해하고 이에 대한 준비를 해야한다.
나고야의정서, ‘유전자원 접근 및 이익공유’란유전자원의 접근 및 이익공유(ABS)는 나고야의정서의 주요항목으로 유전자원 이용을 위해 표본 채취 등 사전활동과 이용을 통해 발생되는 이익을 공정하고 공평하게 공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익공유의 핵심요소는 사전통보승인(PIC)과 상호합의조건(MAT)가 있다.
이는 제약사가 다른 국가의 식물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의약품을 만든다면 이를 수행하기 전에 해당국에 승인을 받아야 하고 유전자원을 이용해 얻은 수익을 이익공유를 위해 자원제공자(국가, 지역, 부족 등)와 합의를 통한 이익분배를 하는 것이다.
인도의 한 지역에서 자생하는 식물성분으로 의약품을 만들었다면 인도정부와 해당 지역에 승인을 받고 판매 수익 등을 일부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를 지키지 않을 때는 특허가 취소되거나 법적분쟁으로 번질 수 있다.
일례로 미국의 한 연구소는 인도의 심황을 이용해 상처치료제를 개발했으나 인도에서 이미 100년전부터 치료제로 사용됐다는 이유로 특허가 취소된 사례가 있었다. 또 인도 Neem Tree로부터 추출된 성분으로 살충제 특허 출원을 했으나 인도에서 오래전부터 천연약제로 사용돼 왔단 이유로 특허가 취소됐다. 일본의 화장품 회사인 시세이도는 인도네시아의 생약으로 51건의 특허를 출원했으나, 현지 NGO가 이익공유에 유배된다고 주장, 2002년 특허가 취소된 사례도 있었다.
이처럼 생물자원을 이용한 의약품 개발에 대한 접근 제한이 특허 제한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이미 국제사회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상황임을 주목해야 한다.
천연물신약 개발, 문제없을까나고야의정서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합의된 사안은 없으나 현재까지 공개된 연구자료들을 살펴보면, 이익공유율의 수치는 0.1%~5%까지로 예상 피해규모를 추정하고 있다.
수치나 천연자원에 대한 적용범위도 정확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오랜 연구를 통해 개발되는 의약품의 특징상 지금 할 수 있는 모든 대책을 세워두는 것이 좋다.
특히, 생물자원을 통한 천연물신약 개발과정에서 준비는 필수이다. 천연물은 합성약에 비해 다양한 효능을 발현할 수 있고, 부작용이 적은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곰팡이에서 유래된 페니실린부터 버드나무 유래의 아스피린, 신종플루의 해결책이 된 스터이니스에서 유래된 타미플루 등은 너무나 유명한 천연물의약품이다.
우리나라도 천연물의약품에 대한 관심도가 점점 높아져 동아제약은 2003년 위염치료제 '스티렌캅셀'을 개발했다. 스티렌은 쑥(애엽)을 원료로 개발돼 지난해 연매출 약 9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둬 국산 천연물신약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2001년 개발된 SK제약의 천연물신약 ‘조인스’도 위령선과 괄루근, 하고초 등 3가지 건조생약을 배합해 개발한 관절염 치료제다. 지난해 220억 매출을 기록하는 등 천연물 신약의 성공적인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뿐만아니라 지난해 8월에는 녹십자의 골관절염 치료제 '신바로'가 출시되기도 해 시장 확대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부도 지원사업을 통한 천연물신약 개발을 추진하는 등 천연물의약품 시장은 점차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천연물신약 개발 시 ‘종감별’ ‘자생입증자료’ 등 대비이에 안국약품 한창균 연구소장은 “나고야의정서에 대한 제약사의 준비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나 이에 대한 피해를 염려해 천연물 신약에 대한 연구를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며 “천연물신약이나 생약제제에 해당하는 국내 의약품은 전체에서 20~25% 정도이다. 이중 나고야의정서에 해당되는 사례는 더 적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천연물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면 그 성분에 대해 국립자원생물관 등에 종감별을 의뢰, 우리나라 자생식물인지를 확인하고, 자생입증자료를 미리 준비해 둬야한다”고 조언했다.
원가상승 등에 대한 피해는 어쩔 수 없으나 특허취소나 분쟁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미리 준비해둬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복지부 관계자는 "업계의 우려처럼 큰 피해가 발생할수도 있지만 피해규모를 줄이기 위해 협약내용을 조율 중”이라며 "생물유전자원의 적용범위가 정해지지 않은 상황으로 협상을 통해 국내 산업의 피해규모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생물자원 보유국과의 이익공유율과 생물유전자원의 적용 범위 등 주요 협상 내용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나고야의정서는 50개국 이상이 비준한 후 90일이 지나면 발효될 예정이다.
최재경
2012.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