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반복되는 약가인하, 제약업계 약가제도 개선 '절실'
우리나라의 약가제도의 과도한 규제로 약제 등제와 가격 결정에 개선이 필요하다는데 제약업계와 정부가 뜻을 모았다.
29일 열린 보건의료계 ‘규제개혁대토론회’에서 한국제약협회,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 등 제약업계를 대표하는 단체들은 현 약가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공단과 심평원의 중복검토와 사후약가인하 제약업계 발목업계가 지적한 약가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약가결정 시 신약의 가치 반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심평원 심사과정에서 신약의 개발원가가 반영되지 않고, 대체약제 수준으로 결정이 되면 결국 공단협상에서도 대체약제 가격이상의 약가를 받을 수 없다.
신약의 경우, 심평원에서 엄격한 경제성평가를 거치고 가중평균가를 감안한 상한가를 정해도 건보공단에서 추가적인 약가협상으로 더 낮은 약가가 결정된다. 공단협상 시 대체약제 최저가를 기준으로 가격을 정해 낮은 약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같은 구조에서 심평원과 공단의 중복검토로 인한 과도한 약가인하와 협상 시 소요되는 시간 등은 결국 업계의 부담이 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 김성호 전무는 “추가적인 재정지출이 없고 업계가 가중평균가를 수용하는 경우 협상없이 보험 상한가를 고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심평원과 공단이 서로 기관의 역할과 평가 결과에 대한 존중과 협력관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중적인 행정절차가 간소화 되고 신약등재기간이 단축되면, 신약에 대한 환자 접근성이 높아지게 되며 제도의 예측 가능성 제고를 통해 기업의 고용 및 투자 계획수립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기대했다.
또한, 우리나라 약가제도의 사후인하기전이 너무 많다는 것도 제약업계의 신약 개발 발목을 잡는 문제로 지적됐다.
급여기준 확대 시 1~5%의 사전 인하가 되고 시장에서 이용이 늘어나면 사용량약가연동 협상 대상 의약품이 된다. 또 특허가 만료되는 시점에서는 53.55%로 인하가 된다. 특히,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되는 사용량약가연동과 실거래가 약가인하 등은 의약품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준다는 지적이다.
이뿐만 아니라 엄격한 경제성평가 기준에 대한 완화와 허가범위에 비해 지나치게 좁은 급여기준과 심사지침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제성평가 자료제출 의무화로 급여가 되기 어려운 현실로 신청 약제가 기존 대체약제 대비 고가인 경우, 비용-효과성의 입증이 어렵고, 인상적 가치가 뛰어난 약제라도 가중평균가 이상으로 급여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경제성평가 자료를 제출할 수밖에 없다.
이에 비교대상 선정약제의 한계에 부딪쳐 해당적응증에 급여가 되는 모든 약제를 대체약제로 보는 경우가 많고, 직접자료가 없을 시에는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하는데 한계가 있다. 때문에 희귀질환의 경우, 임상적 유의성을 입증해도 통계자료를 부족으로 급여 평가가 어려웠다.
신약 등재 시 보험급여기준이 허가사항에 비해 지나치게 좁게 설정되어, 진료 현장에서 보험급여기준에 맞춰 최선의 치료가 포기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급여약제와 비급여 약제의 병용투여 시 환자의 약제비를 환자가 전주 부담하게 되는 현실도 개선사항으로 지적됐다.
심평원, “약가제도 문제점 지적, 개선방안 적극 검토”복지부와 심평원 관계자를 비롯, 학계와 소비자, 언론 등 전문가 11명으로 구성된 패널들이 참석한 토론회에서는 제약업계의 문제제기에 상당부분 공감을 표했다. 이 같은 지적에 공단과 심평원은 협의체를 구성해 제도 개선을 추진 할 것을 약속했다. 심평원 약제관리실 강경수 실장은 “의약품 규제는 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과 제약산업의 활성화란 두 가지 정책목표가 조화될 수 고려되어야 한다”며 “제약은 원하는 가격을 받고 싶겠으나 그러나 제약이 원하는 대로 약가를 줄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경수 실장은 우리나라의 신약 약가가 OECD 평균약가의 43% 수준이라는 지적에 대해 “실제 비율로 따지면 59%”라며 “같은 자료라 해도 웹사이트 등의 차이가 있고 제시된 외국약가는 투명하지 않아 공시 약가와 실제 약가의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 기준에 따라 많은 약가 차이가 발생하는 등 향후 외국과 약가 비교 시 표준지침이 필요해 이에 대한 연구를 제안했다.
또 “다양한 약가인하기전으로 인한 다툼 문제, 임상근거 부족으로 통계적 입증이 불가능한 희귀질환 약제의 평가방법 문제, 현행 개량약제는 신약의 가격기준으로 약가를 결정하는데 대체약제의 가중평균가로 신약의 약가가 낮아지는 사안 등 제약업계의 문제 제기에 공감되는 부분도 적지 않다”며 개선방안을 논의에 적극 참여 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약가산정 시 신청에서 고시까지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경제성평가의 자료보완 요구를 최소화 할 것"을 약속하며 "심평원과 공단의 이원화 구조에 대해서는 각 기관의 기능에 관련된 사안임을 감안해 복지부 등 관련 기관의 별도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복지부 "정부-제약업계 협의체 구성, 개선 추진할 것"
복지부 보험약제과 이선영 과장은 “정부는 약가제도를 운영할 때 한축으로는 환자들의 신약의 접근성을 높이는 목표를 달성해야하고, 한쪽으로는 국민이 납부하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약가를 관리해야 한다”며 “국민들이 약에 대한 혜택을 어떻게 받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 과장은 “약가선정부터 사후관리까지 오늘 나온 이야기는 앞으로 추진체계를 꾸리고 개선사항을 논의하도록 하겠다”며 약가제도의 합리적인 운영에 대한 고민을 업계와 함께 할 것을 약속했다.
또, “신약의 가치반영 시 경제성평가를 받고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합리적인 가격을 만드는 데 개선이 필요하다 의견에 공감을 한다”며 “협상에서 한 단계를 생략하는 부분이나 희귀질환의 경우 별도의 기준을 두는 부분 등은 협의체계를 꾸려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사후약가인하가 동시에 작동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도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논의를 통해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과장은 “제약업계에 당부할 것이 있다”며 “오는 7월부터는 리베이트 적발되면 급여 정지와 제외되는 강력한 기전이 시행된다. 리베이트를 절대 안하는 영업 전략을 세워 달라”고 말했다.
최재경
2014.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