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美 심장병 환자 복약 미준수..본인부담금 때문
미국에서 성인 심장병 환자 8명당 1명 꼴로 과도한 본인부담금 때문에 처방받은 약물들의 복용을 건너뛰거나, 제때에 구입하지 못하거나, 용량을 임의로 낮춰서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텍사스州 휴스턴에 소재한 휴스턴 감리교 드베이키 심장‧혈관센터의 쿠람 나시르 박사(심장병 예방과장) 연구팀은 미국 심장협회(AHA)가 발간하는 학술저널 ‘혈액순환’誌(Circulation)에 25일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보고서의 제목은 ‘2013~2017년 기간 미국 내 성인 죽상경화성 심혈관계 질환 환자들의 비용 관련 의약품 복용 미준수 실태’이다.
나시르 박사는 “각종 의약품의 본인부담금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협심증 및 기타 각종 심혈관계 질환 위험도가 높은 다수의 환자들에게서 커다란 문제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형편”이라며 “생명을 구할 의약품을 처방받은대로 복용해야 할 때 비용문제에 직면하거나, 비용부담으로 인해 구입을 하지 않거나, 상당수의 환자들은 아예 복용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처방받은 용량대로 복용하지 않거나, 복용간격을 이행하지 않는 등의 복약 미준수는 심혈관계 질환 환자들에게 갖가지 문제를 수반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이 더 심해져 한층 고가의 약물 복용을 필요로 하게 되거나, 응급실에 내원해야 할 필요성이 증가하거나, 상당기간 동안 입원하거나, 또는 내원건수가 늘어나는 결과로 귀결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
나시르 박사는 “복약 미준수 문제가 발생하는 데는 몇가지 원인이 작용할 수 있지만, 최근들어 환자들의 본인부담금 상승이 주요한 이유로 부각되고 있다”며 “비용 부담으로 인한 복약 미준수 실태를 이해하고자 했던 것”이라는 말로 연구작업을 진행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를 위해 나시르 박사 연구팀은 평균연령 65세의 성인 총 1만4,279명이 답한 설문조사지를 면밀히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조사대상자들은 지난 2017~2017년 기간에 ‘국가 건강실태 면접조사’에 참여한 이들이었다.
면접조사에 참여한 이들은 앞서 관상동맥질환이나 심장 관련 흉통,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을 진단받은 전력이 있는 환자들이었다.
분석작업을 진행한 결과 나시르 박사팀은 심장병 환자 8명 가운데 1명 꼴로 비용부담 때문에 처방받은 약물을 복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바꿔 말하면 미국 전체적으로 볼 때 220만명에 가까운 심장병 환자들이 비용부담으로 처방약 복용을 단념했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이 같은 비용문제와 관련한 복약 미준수는 65세 이하 연령대의 경우 5명당 1명 꼴에 육박해 65세 이상 고령자 그룹에 비해 3배 이상 높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65세 이상 연령층의 경우 의료보장(Medicare)이 적용됨에 따라 복약 미준수 비율이 한결 낮은 수치를 보일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65세 이하자들을 보면 여성들은 4명당 1명 꼴, 저소득층 환자들은 3명당 1명 꼴, 그리고 의료보험 미가입자들은 50% 이상이 지출을 줄이기 위해 처방받은 약물을 복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인종이나 교육수준은 비용부담으로 인한 복약 미준수와의 상관관계가 상대적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았다.
비용부담으로 인해 처방받은 약물을 복용하지 않은 환자들은 저가약물로 처방해 주도록 의뢰한 경우가 비용문제로부터 자유로운 대조그룹과 비교했을 때 11배까지 높게 나타났으며, 대체의학이나 처방약 이외의 약물들을 사용한 이들의 비율 또한 9배 높은 수치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나시르 박사는 “처방받은 의약품 약가를 부담하기 어려운 환자들의 경우 주저하지 말고 의료인들에게 털어놓아야 할 것”이라며 “효과가 동등하면서 약가가 저렴한 제네릭 제품들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뒤이어 “의료인의 입장에서 저소득층을 위한 본인부담금 상한선(capping)을 정하는 등 국가 의료정책의 개선이 적극 검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본인부담금으로 인한 영향이 주거비, 교통비 및 식료품비 등을 치르기 쉽지 않은 가정에는 누적적으로 나타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의료인들도 환자들을 위한 재정 지원 프로그램 등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의료계 및 지역사회와 적극 협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나시르 박사팀은 이번 연구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약물들이 본인부담금으로 인한 복약 미준수 문제를 빈도높게 초래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별도로 조명하지 않았다.
이덕규
2019.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