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WHO, 전염병 퇴치 G8에 촉구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늘날 AIDS, 말라리아, 결핵 등 위협적인 전염병들의 위험성이 지나치게 과소평가되고 있음을 경고하고 나섰다.
WHO는 또 약물내성 증가, 신종 질병의 출현, 국가간 여행자 급증 등으로 인해 이들 전염병들을 퇴치하기 위한 노력에 갈수록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WHO 그로 할렘 브런트란드 사무총장은 "WHO는 세계 각국 정부와 정책결정자, 각급 단체들을 대상으로 너무 늦기 전에 전염병 퇴치를 위한 대책마련에 나서줄 것을 일깨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WHO가 최근 공개한 '보건증진을 위한 장애물 제거(Removing Obstacles to Health Development)' 보고서는 전 세계적으로 노동력을 지닌 젊은층과 어린이 사망자들의 절반 가량이 AIDS, 말라리아, 결핵, 홍역, 설사성 질환, 폐렴 등 급성 호흡기계 감염병 등 6개 질병으로 인해 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지난해에만도 이들 6개 질병들로 인한 사망자 수가 총 1,100만명에 이른다고 추정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감염위험이 높은 사람 1인당 20달러의 비용이 필요함에도 불구, 현실은 1인당 0.35달러 이하만이 지출되고 있을 뿐이라며 문제점을 제기했다.
전염병 퇴치를 갈수록 어렵게 하는 요인들에 대해 보고서는 한예로 내성증가로 인해 오늘날 결핵치료제는 일부 국가에서 전체환자의 20% 미만에서 효과를 보고 있으며, 손꼽히는 2개 말라리아 치료제들마저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행자 수가 10년마다 50%씩 증가하고 있는 것도 전염병 퇴치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한 요인으로 꼽았다.
WHO 전염병 담당 실무책임자로 있는 데이비드 헤이만 박사는 "이같은 추세가 지속되고, 이에 대한 대응태세가 현재와 같은 수준에 머물러 있을 경우 머지않아 전염병의 국제적 확산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WHO 보고서는 "지난 50년간 말라리아, 결핵, AIDS 등으로 인해 목숨을 잃은 사람들의 수가 같은 기간동안 전쟁으로 인해 발생한 군인 및 민간인 희생자 수를 6배나 능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3개 질병들로부터 세계를 보호하기 위한 전략에는 전 세계 군사비 지출비용의 2% 이하만이 투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브런트란드 사무총장은 이와는 별도로 "각종 전염병과 담배소비량 증가, 위험한 임신 등이 가난한 국가들의 경제성장률 저하의 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며 "절대빈곤 상태에 빠져있는 전 세계 10억 인구를 위해 G8국가들이 전염병 퇴치에 앞장서 줄 것"을 촉구했다. G8국가는 캐나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러시아, 영국, 미국 등이다.
이 서한은 지난달 독일 쾰른에서 열렸던 G8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들 국가 최고지도자들에게 전달된 것이다. 브런트란드는 "보건수준이 개선되면 생계비를 벌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되고, 이는 결국 그들의 경제적 여건을 개선시켜 貧國들의 개발을 촉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WHO는 '롤 백 말라리아 프로그램(Roll Back Malaria Programme)'을 실천에 옮기는 과정에서도 G8 국가들의 힘을 많이 빌었던 전례가 있다.
이덕규
1999.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