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중국 제약산업 장밋빛 미래?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 임박함에 따라 아직도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로컬 제약기업들은 경쟁력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다."
중국 산찌우 엔터프라이즈 그룹의 자오 진찌앙 회장은 최근 상하이에서 열린 '중국 제약산업 경영자 포럼'에서 이 같은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진부한 기술·낙후된 생산법·노동자들의 낮은 기술력·취약한 경영능력·시장원리에 대한 이해 부족 등을 오늘날 중국 제약업계가 안고 있는 기본적 문제점들로 꼽았다.
진찌앙 회장은 그러나 "제조설비 개선·생산효율성 제고·경영능력의 향상 등이 뒷받침될 경우 상대적으로 강한 의약품 카피능력이 특허가 만료된 제품들이나 제네릭, OTC 등을 생산하는 데 이점으로 작용할 소지가 높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제약원료 수출분야에서 인도·스칸디나비아반도국·아일랜드·스페인·루마니아·그리스 등 전통적인 강국들과 충분히 경쟁할 여력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개발력이나 산·학 협조체제의 취약성은 국가와 개별업체들의 투자 부족과 자금 확보능력의 미흡에 기인한 결과라고 지적한 진찌앙 회장은 "전통적으로 지적재산권이나 특허에 대한 인식이 부재했던 관계로 대부분의 제약기업들이 당장의 생존과 근시안적인 성공을 위해 카피의약품에만 매달려 왔던 것이 사실"이라고 인정하기도 했다.
그는 또 "현재 중국의 제약생산 기술수준은 인도에 비견될 정도에 불과한 관계로 품질이나 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을 기대하기 어려워 당면과제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 중의약 부문과 관련, 진찌앙 회장은 "오랜 역사를 통해 효과가 입증된 데다 중국이 지리적으로 광범위한 식물자원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현재 약 600억달러로 추정되는 세계 생약(natural and herbal medicines) 시장의 수요가 갈수록 증가할 것이며, 이 분야야말로 중국 제약산업이 지적재산권 문제를 우회할 수 있는 통로가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중국 제약산업은 카피 분야에 대한 투자와 의존도를 줄여나가야 할 것이며, 부족하고 흩어져 있는 자원을 집중시켜 연구와 혁신을 위해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중국 노동사회안전부 의료보험 책임자 조우 용부는 "의약품 가격개혁에 뚜렷한 진전이 있은 시점은 전국인민대표회의(State Council)가 도시지역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기초적 의료보험제도의 실시 방침을 표명한 이후부터"라고 말했다. 전인대는 중국의 공식적인 최고권력기관이다.
그는 "언론들은 올들어 약가가 50% 이상 다운됐으며, 앞으로 가격경쟁이 일어날 소지는 없다고 보도하고 있다"면서 "비록 의약품이 특수성을 지니고 있기는 하지만, 생활필수품의 하나이므로 생필품 보호원칙과 시장원리를 따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중국의 소비자들도 의식이 성숙해지면서 의약품과 건강에 대한 지식이 축적되고 있으며, 외국産 의약품에 대한 선호현상도 점차로 줄어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라이 릴리社 아시아지역 담당 책임자 다니엘 브린들은 "도시지역 거주자들만 3억4,000만명에 달할 정도로 방대한 인구를 지닌 데다 이미 중국의 연간 1인당 평균의료비가 49달러로 폴란드와 맞먹는 수준에 도달했다"며 "2010년경에는 연간 매출규모 240억달러로 세계 최대의 에치컬 의약품시장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브린들은 "그러나 중국의 의료비 지출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5%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며, 지적재산권 보호 분야에서도 모종의(proactive)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의 WTO 가입에 따라 의료 분야에 미칠 영향으로 이번 포럼에서 언급된 내용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WTO 가입으로 향후 중국의 지적재산권 보호 및 준수의무 강화가 요구될 것이고 어느정도 개선도 뒤따르겠지만, 시행과정에서 갖가지 문제점들이 끊임없이 발생할 것이다.
둘째, 현재 9.6%가 부과되고 있는 수입관세가 2003년 1월 1일까지 4.2%로 60% 인하될 예정이다. 그러나 비 관세 장벽은 앞으로도 고수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유통 분야에서 향후 3년 이내에 외국 도매업계의 참여가 허용되고, 약국시장도 개방될 것이다. 이미 상하이와 베이징에는 외국계 업체가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분야에 상당한 파급효과가 미칠 것이며, 관련업계의 합종연횡과 현대화를 촉진하게 될 것이다.
넷째, WTO는 병원이나 기타 헬스케어 서비스 분야에서 개방확대와 제휴활성화를 모색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외국 투자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끌지는 못할 것이며, 이로 인한 영향도 그리 크지는 못할 것이다. 일부 대도시와 상류층 등으로 수요자층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섯째, 향후 2년 이내에 외국계 보험회사들의 진출이 허용되고, 3년 이내에 진출지역에 대한 제한도 철폐될 것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중국의 의료비 지출구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겠지만, 당장 3~5년 이내에는 뚜렷한 변화를 수반하지 못할 것이다.
이덕규
2001.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