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편두통 환자 치료소홀 '두통거리'
약 2,800만명에 달하는 미국의 편두통 환자들 가운데 다수가 10여년 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은 채 사실상 병을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美 뉴욕 브롱스 소재 알버트 아인슈타인의과대학에 재직 중인 신경학자 리차드 B. 립튼 교수는 '두통'誌 7/8월 통합호에 기고한 논문에서 "편두통 환자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0년 전과 대동소이했으나, 대다수의 환자들이 처방약 복용을 소홀히 한 채 OTC 약물로 대증요법에만 매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립튼 교수의 연구팀은 지난 1999년 미국 전역에 거주하는 20,000여명의 가정주부들을 대상으로 편두통의 발병실태와 진단 및 치료현황을 평가하기 위한 표본조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조사에 착수하면서 지난 1989년 수행되었던 美 편두통 연구와 92년 '美 의사회誌'에 발표되었던 내용 보다는 진전이 있기를 희망했다.
이 연구는 편두통 완화제 '이미트렉스'(Imitrex)를 발매 중인 글락소社가 국립두통재단에 의뢰해 지원한 연구비를 보조받아 진행된 것이다.
립튼 교수는 "조사결과 12세 이상 미국인들 가운데 편두통 환자들의 비율은 13% 정도여서 10년 전과 마찬가지 수준을 보였다"며 "다만, 이 기간 중 인구증가로 인해 이번 조사에서 집계된 환자수가 총 2,790만명으로 89년 당시의 2,360만명 보다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성별 환자비율도 여성이 남성에 비해 3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던 10년 전의 연구와 동일한 결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의 경우 여성 편두통 환자는 전체 여성의 18%로 나타났으며, 남성환자는 6.5%로 집계됐다.
한가지 달라진 것은 99년 조사의 경우 전체의 48%가 의사의 진단을 거쳐 편두통 환자로 판명된 것으로 나타나 지난 89년 조사 당시의 38%를 적잖이 상회했다는 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환자들이 아직도 OTC 약물로 편두통을 치료하고 있었으며, 처방약을 복용 중인 환자는 41%에 불과했다며 립튼 교수는 적잖이 아쉬움을 표시했다. 89년 조사 당시에 처방약물을 복용했던 편두통 환자들의 비율은 37%였다.
이에 대해 일리노이州 시카고 소재 다이아몬드 두통센터의 소장이자 국립두통재단 이사장을 겸직하고 있는 세이무어 다이아몬드 박사는 "편두통 약물 연구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음에도 불구, 치료약물 복용실태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립튼 교수는 "환자에 따라서는 OTC 약물이 적절한 치료제일 수도 있지만, 이는 지극히 제한적인 경우에 불과할 뿐임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덕규
2001.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