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생화학 테러 공포에 바이오株 "떴다"
"나 떴어"
올초까지만 하더라도 적잖은 손실을 감수해야 했던 생명공학株가 10월 이후 급등하면서 손실을 보전한 것은 물론 이제는 오히려 표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할 상황 속에 즐거운 비명을 올리고 있다.
이처럼 기막힌 반전은 생화학 테러에 대한 우려감 고조와 미국에서 일부 탄저균 감염사례가 보고되면서 생명공학 관련기업들에 예기치 못했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는 분석이다.
헬스케어 관련기업들에 한해 투자하고 있는 베릴&컴퍼니社가 집계한 생명공학 지수의 경우 지난 10월 한달 동안에만 17%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다. 애피메트릭스社(Affymetrix) 등 일부 제노믹스 기업은 3/4분기에만 주가가 30%나 치솟았다.
같은 기간 중 나스닥 지수가 13%, 다우 존스 지수는 2.6% 소폭상승하는 데 머물렀음과 비교하면 명암이 뚜렷이 대비되는 실적이다.
베릴&컴퍼니社이의 스티븐 베릴 회장은 "이에 따라 적은 돈을 투자했던 이들이 상당한 이익을 챙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적잖은 생명공학 관련기업들이 10월 한달 동안에만 상당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9월까지만 해도 불과 1개 기업이 주식시장 상장(上場)을 완료했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인 셈.
킹 파마슈티컬스社(King)의 경우 11월 중으로 시가총액 6억800만달러 규모로 상장을 마칠 예정이다. 여기에 3억달러 규모의 전환사채를 추가로 발행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아이시스 파마슈티컬스社(Isis)는 지난달 한 주당 20달러에 총 500만株를 발행해 시가총액 1억달러로 상장을 완료했으며, 1,500만달러를 추가로 투자자들에 할당했다. 아이시스社는 이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현재 개발 중인 12개(임상 3상 2개·임상 2상 6개) 신약들의 연구에 투입키로 했다.
미국의 약물유전자학 기업 게네상스 파마슈티컬스社(Genaissance)도 3,500만달러 규모로 조만간 상장을 계획하고 있으며, 캐나다 라보팜社(Labopharm)는 한 주당 6.75캐나다달러에 총 520만株(시가총액 3,510만캐나다달러, 美貨 2,220만달러)를 상장할 예정이다.
10월에 눈길을 끌었던 또 한 곳이 트라이앵글 파마슈티컬스社(Triangle)이다. 이 회사는 한 주당 2.65달러에 총 1,867만株를 '워버그 핀커스 프라이빗 에쿼티社'가 주도하는 투자자 그룹에 팔아 4,950만달러를 챙겼다. 워버그측은 올초에도 트라이앵글株 960만株를 2,550만달러에 매입해 트라이앵글측이 총 7,500만달러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해 줬다.
현재 트라이앵글은 항바이러스제 후보물질들과 임상후기단계에 와 있는 물질들에 대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임상 3상이 진행 중인 AIDS 치료제 '코비라실'(엠트리시타빈).
심혈관계와 신장질환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디스커버리 테라퓨틱스社(Discovery Therapeutics)는 단박에 4,500만달러의 자금을 확보했다. 현재 이 회사는 5개 신약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중 파킨슨병 치료용 경피 도파민 패취제 'SPM-692'와 심장병 진단용 약물 'MRE-0470' 등 2개는 올해 말까지 임상 3상에 진입시킬 예정이다.
전립선암 백신 '프로스트박-VF'(Prostvac-VF)에 대한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테리온 바이오로직스社(Therion Biologics)는 독일계 민간투자그룹 한스-베르너 헥토르社와 소피노프社·H&Q 라이프사이언스社·로에프 인베스터스社 등의 주식매입에 힘입어 3,650만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미국의 항암제 전문기업 MGI 파마社는 주식시장을 통해 조달한 3,100만달러의 자금을 화학요법제 투여시 유발되는 구역·구토 증상을 치료하는 약물 팔로노세트론(palonosetron)과 췌장암 치료제 이로풀벤(irofulven) 등의 임상 3상에 투입할 방침이다. MGI는 한 주당 11달러에 총 300만株를 발행해 7,000만달러를 끌어들였었다.
스웨덴의 생명공학기업 애피보디社(Affibody) 슈로더 벤처 라이프사이언스社·헬스캡社·인베스터 그로스 캐피탈社 등 국제적 투자그룹들로부터 2,800만달러를 모을 수 있었다. 애피보디는 단백질 조작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기술은 체내에서 항체와 동일한 작용을 하도록 하는 단백질 연결물질들(ligands)을 개발하는 첨단 노하우이다.
미국의 구조 프로테오믹스 기업 진포매틱스社(GeneFormatics)는 3차례에 걸친 자금확보 노력을 통해 2,200만달러를 확보했다. 단백질 배열을 분석하고, 그 기능과 구조를 규명하는 것이 이 회사의 전공과목이다.
영국 에딘버러에 소재한 기업 아다나 바이오사이언스社(Ardana)는 지난해 7월 설립된 새내기 회사이지만, 이미 1,330만파운드의 자금을 조성했다. 메를린 바이오사이언스社가 400만파운드를 투자했고, MVM社·ABN-암로 캐피탈社·3i社·미쯔비시社·그린 하이랜더社 등 국제적 컨소시엄도 투자대열에 합류했다.
이 회사는 오는 2004년까지 최소한 2~4개의 신약을 시장에 발매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주력분야는 남성 피임제, 여성 불감증 치료제, 월경이상 치료제 등 생식기 질환 쪽이다.
큐비스트 파마슈티컬스社(Cubist)는 당장 주식을 발행하는 방식 대신에 전환후순위채(convertible subordinated notes)를 발행하는 방안을 택해 1억2,500만달러를 조성했다. 이 후순위채는 47.20달러에 큐비스트 일반株로 전환이 가능하다. 현재 큐비스트株는 주당 39.3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큐비스트는 중증의 원내감염 환자들을 타깃으로 한 항생제로 임상 3상 중인 '시데신'(답토마이신)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영국의 생명공학 전문 투자그룹 MVM社 등 벤처캐피탈 자금들은 여전히 이 분야에서 유망한 투자처를 찾고자 쌍심지를 켜고 있다.MVM의 경우 최근 5,600만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향후 수개월 이내에 6,000만파운드를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MVM은 영국 의료연구심의위원회와 손잡고 지난 1998년 이래 서드 웨이브 테크놀로지社(Third Wave)·젠닥社(Gendaq)·아다나 바이오사이언스社 등 50여 신설 벤처기업들의 주식을 매입했다.
이와는 별도로 미국에서는 프로테오믹스·제노믹스·약물전달 등의 분야에 투자하기 위한 1,100만달러 규모의 벤처캐피탈 '라이프사이언스 오퍼튜니티 펀드'(LifeSciences Opportunity Fund)가 최근 설립됐다. 이 회사는 美 샌더스 모리스 해리스社(Sanders Morris Harris)가 5번째로 설립한 투자펀드이다.
이덕규
2001.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