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포도 속 항암물질 작용기전 규명
포도나 레드 와인, 오디, 땅콩, 콩나물 등에 함유되어 있는 천연 항진균 물질로 알려진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이 암을 예방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라이세스터 소재 드 몬트포트大 약대 게리 포터 교수팀은 26일자 '영국 암 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레스베라트롤이 체내에서 항암물질로 전환되면서 암세포들을 선택적으로 파괴할 수 있으리라 사료된다는 것. 식물성 에스트로겐(phytoestrogen)으로 알려진 레스베라트롤은 이전부터 암을 예방하는 작용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사료되어 왔었다.
그러나 포터 교수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레스베라트롤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메커니즘을 거쳐 항암효과를 나타내는 것인지를 처음으로 규명해 주목되고 있다.
즉, 레스베라트롤이 다양한 유형의 암세포들 속에 존재하는 'CYP1B1' 효소에 의해 활성을 나타내기 시작하며(is processed), 이 같은 과정을 통해 레스베라트롤이 항암활성을 띄는 피세아타놀(piceatannol)이라는 물질로 전환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
연구팀은 또 피세아타놀의 독성이 암세포 내부에만 제한적으로 작용하므로 선택적인 항암활성을 나타내게 되는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는 CYP1B1 효소가 암세포 내부에서만 발견될 뿐, 건강한 조직 내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암을 유발하는 물질로 믿어져 왔었다. 따라서 포터 교수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오히려 CYP1B1 효소가 항암작용을 촉발시킨다는 정반대의 결론에 도달한 셈.
이와 관련, 포터 교수는 "CYP1B1 효소가 암을 유발한다고 보는 것은 마치 범죄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경찰을 혐의자로 모는 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레스베라트롤을 암세포들 속에서 선택적으로 활성화시키는 약물을 개발하는데 실마리가 제공될 수 있을 것이며, 항암제 개발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영국 암연구기금의 폴 너스 회장은 "암세포들만을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약물을 개발하는 연구는 보다 효과적이고 부작용을 수반하지 않는 항암제의 출현을 가능케 할 것"이라며 이번 연구의 의의를 높이 평가했다.
한편 그의 연구팀은 CYP1B1 효소를 활성화시키는 물질을 함유한 것으로 알려진 채소류에 속하는 브로콜리와 양배추의 효능에 대한 연구도 현재 진행 중에 있다.
이덕규
2002.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