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FDA, 신약심사 빨라진다
FDA와 제약업계가 신약심사기간을 현행보다 단축하되 사용자料(User Fee)는 인상키로 합의했다.
토미 톰슨 보건장관은 13일 하원 산하 에너지·상무·보건 분과위원회에 출석해 "FDA와 제약업계가 사용자料를 올리는 대신 신약심사절차를 간소화하는 방향으로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에너지·상무·보건 분과위는 다음주부터 법 개정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합의내용에는 지난해 1억6,000만달러에 달했던 사용자料를 내년에 2억2,300만달러, 오는 2007년에는 2억6,000만달러로 증액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이 합의案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 제약업계는 신약심사에 소요되는 비용 중 51% 이상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의회는 오는 9월 말까지 현행 전문약 사용자料法(PDUFA; Prescription Drug User Fee Act)의 개정 승인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FDA는 이미 신속한 허가가 요구되는 약물들의 경우 조기허가 검토대상으로 지정해 6개월 이내에 최종승인 여부를 결정하고 있으며, 나머지 약물들에 대해서도 10개월 안팎으로 허가 검토기간을 단축한 상태. 사용자料 인상案이 받아들여질 경우 FDA의 신약허가 소요기간은 더욱 단축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 지금까지 제약업계는 FDA의 신약허가 관련예산 중 상당부분을 사용자料라는 형태로 제공해(?) 왔다.
사용자料는 신약허가 또는 적응증 확대 등을 FDA가 심사하는 과정에서 소요되는 제반경비 가운데 일정한 몫을 신청자(즉, 제약기업)측이 지불토록 하는 제도로 지난 1992년 제정된 PDUFA의 핵심조항을 이루고 있다. 제도가 마련된 이후 허가심사에 소요되는 시간이 절반 가까이 단축되는 등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그러나 신약개발이 갈수록 복잡해지고 첨단기술이 접목됨에 따라 허가신청 건수는 줄어들면서 승인 여부를 검토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은 증가일로에 있는 것이 최근의 추세이다.
이는 향후 FDA가 제약업계로부터 제공받을 사용자料 수입규모가 감소할 것임을 의미하는 대목. FDA가 지난주 의회에 "올해에만 관련예산이 3,000만달러 정도 부족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던 것도 이 같은 현실을 감안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사용자料가 인상될 경우 FDA의 신약허가 담당인력이 증원되고, 이를 통해 신약의 안전성 모니터링이 대폭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톰슨 장관이 "이번 합의는 국민건강을 보호하는데 필수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평했던 것도 바로 이를 감안한 지적으로 풀이되고 있다.
美 생명공학산업협회의 칼 펠드바움은 "이번 합의가 신약허가를 심사하는 FDA와 신약을 개발하는 제약업계, 그리고 신약의 출현을 누구보다 절실히 원하는 환자 등 3자 모두를 만족시켜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약물안전성 우선론자들은 일말의 우려를 표시해 대조적인 입장을 내보였다. 일부 신약이 안전성 문제로 시장에서 잇따라 회수조치되었던 전례에서 알 수 있듯, 최근 FDA는 충분한 심사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서둘러 허가를 남발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의 헨리 왁스만 상원의원(캘리포니아州)은 "이번 합의에도 불구, 앞으로 더 많은 예산이 약물 안전성을 평가하는데 지출되리라는 보장은 없다"며 우려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덕규
2002.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