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슈퍼 바이러스 치료제 허가 "안돼"
FDA 자문위원회가 이른바 '슈퍼 바이러스 치료제'로 기대를 모아 왔던 한 감기약과 관련, 19일 표결 끝에 15명 전원일치로 허가를 권고치 않기로 결정했다.
이 약물은 단순히 기침이나 콧물 등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원인 자체를 공격해 감기를 치유하는 기전을 지닌 것으로 알려지면서 높은 관심을 모아 왔었다.
특히 감기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후 24시간 이내에 투여를 시작해 5일 동안 꾸준히 사용할 경우 치유기간을 단축시켜 줄 수 있으리라 기대를 모아 왔다.
그러나 자문위는 화제를 모아 온 약물인 '피코비르'(플레코나릴)가 일부 환자들에게서 상당한 효능을 보였음에도 불구, 안전성을 확신할 수 없다는 사유로 이 같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플레코나릴이 경구용 피임제의 효능을 떨어뜨릴 수 있으며, 감기를 유발하는 세균의 내성을 증가시킬 수 있으리라 우려했다는 것. 실제로 플레코나릴은 임상시험 중 경구용 피임제를 함께 복용했던 2명의 여성들이 임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문위 일원인 브라이언 웡 박사는 "플레코나릴의 안전성을 충분히 입증한 자료가 부족한 것으로 사료된다"고 지적했다.
자문위의 결정은 구속력을 지니고 있지는 않으나, FDA가 허가 여부를 최종결정하는 과정에서 권고내용을 수용하는 것이 통례이다.
플레코나릴은 美 바이로파마社가 아벤티스社와 공동 개발해 온 약물. 바이로파마는 허가 취득시 5일 동안 1일 3회 투여하는 처방용 의약품으로 올해 안에 발매한다는 계획이었다.
바이로파마社의 마크 맥킨리 R&D 담당부회장은 이날 결정에도 불구, "FDA와 안전성 문제에 대한 협의를 거치면 플레코나릴이 결국 허가를 취득하는데 별다른 걸림돌은 없을 것"이라며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맥킨리 부회장은 "6주 동안 진행된 임상에서 경구용 피임제를 복용한 여성들의 경우 플레코나릴과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발진과 출혈 등이 나타난 것을 FDA 자문위가 주목한 것으로 사료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美 국립보건연구원(NIH)에 따르면 미국인 1인당 매년 3~4회에 걸쳐 감기에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전체 발병건수는 10억건을 넘어설 정도다.
그 중 절반 정도는 피코르나 바이러스 감염에 원인이 있으며, 리노바이러스도 적잖은 발병사유를 제공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봄과 가을철에 발생하는 감기는 최고 80% 정도가 피코르나 바이러스에 의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피코르나 바이러스는 또 귀·코 감염증, 천식, 폐질환 등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플레코나릴은 바로 이 피코르나 바이러스의 표면에서 복제를 억제하고, 건강한 세포들에 달라붙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메커니즘의 감기치료제이다.
이덕규
2002.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