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화이자, 파마시아인수 '빅딜'성사
글락소 웰컴社와 스미스클라인 비챰社이 통합을 단행한 후 1년여만에 제약업계에서 또 하나의 메가톤급 '빅딜'이 성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화이자社가 파마시아社의 주식을 600억달러에 사들이는 방식으로 이 회사를 인수한다는데 합의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15일 보도했기 때문. '월 스트리트 저널'은 "이날 중으로 양사의 합병이 공식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인수계약 성사조건들 가운데는 파마시아社의 블록버스터 관절염 치료제 '쎄레브렉스'에 대한 일체의 권리를 화이자社에 양도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의 합병은 전략적으로도 최선의 파트너끼리 결합한 것(good strategic fit)으로 평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양사는 지난 1998년 파마시아社가 현재 세계 7위의 처방약으로 랭크되어 있는 '쎄레브렉스'를 발매할 당시부터 파트너쉽 관계를 유지해 왔다. 이 파트너쉽 관계는 '쎄레브렉스'의 후속약물로 올봄 미국시장에 발매된 '벡스트라'에 대해서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이 신문은 "양사의 합병성사에도 불구, 파마시아社는 전체 지분의 84%를 기존 주주들에게 배분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 온 몬산토社에 대한 분사작업(spin off)을 예정대로 계속 이행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 이 과정에서 파마시아측 주주들은 자사株 한 주당 화이자株 1.4株를 보장받아 36%(12일 終價 기준)의 프리미엄을 확보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양사의 합병이 최종적으로 완료될 경우 한해 매출액 480억달러, R&D 투자규모만 70억달러를 넘어서는 초대형 제약기업으로 재 탄생하게 된다. 단연 세계 최대의 제약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될 것임은 불문가지. 실제로 현재 세계 제약시장의 8%를 차지하고 있는 화이자는 합병을 통해 시장점유율을 11% 수준으로 확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이번 '빅딜' 성사는 최근들어 미국 경제 전반에 분식회계 스캔들, 주가급락, 경제적 불확실성 증대 등 겹친 악재로 기업들이 잔뜩 몸을 사리고 있어 '스몰딜' 논의마저 잦아든 가운데 터져나온 것이어서 더욱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제약업계도 마찬가지여서 신약의 고갈, 제네릭 메이커와의 경쟁 심화, 세계 공통의 추세인 약가압력 상승 등으로 인해 대부분의 메이커들이 매출감소와 수 년래 최저수준으로의 주가 하락 등 위기국면에 놓여 있는 형편이다.
게다가 아메리칸 온 라인社(AOL)과 타임 워너社의 합병 등 일부 '빅딜' 성사 케이스들의 경우 투자자들로부터 강한 반발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화이자와 파마시아의 합병으로 기대되는 상당한 효과에도 불구, 투자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게 장담키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양사의 통합은 또 최근 결합說이 나돌았던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BMS)와 머크社의 통합 추진사례에서 볼 수 있듯, 특허만료와 제네릭 제품들과의 경쟁직면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는 다수의 제약기업들에게도 향배와 관련해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 중 BMS는 한때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와 통합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으나, 현재는 논의가 중단된 상태에 있다.
전문가들은 화이자社측이 파마시아社 인수를 통해 심혈관계 치료제 분야에서 상당한 강점을 확보하게 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화이자社는 콜레스테롤 저하제 '리피토', 항고혈압제 '노바스크', 항생제 '지스로맥스', 간질약 '뉴론틴' 등을 소유하고 있다. 파마시아社의 경우 녹내장 치료제 '잘라탄'과 항암제 '캠푸토' 등을 보유 중이다.
이와 함께 반 독점조항이 양사의 합병에 걸림돌로 작용할 소지도 미미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의 보유품목들 가운데 중복되는 제품들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기 때문.
다만, 요실금 치료제 분야에서는 파마시아측이 블록버스터급 약물인 '데트롤'을 발매 중인 가운데 화이자측도 당초 올해 안으로 '다리페나신'(Darifenacin)의 허가를 FDA에 신청할 예정이었던 터여서 향후 추이를 예의주시해야 할 대목으로 꼽히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화이자社는 2년 전 워너램버트社를 1,150억달러에 인수해 성공을 거두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화이자社는 또 '쎄레브렉스'와 이 약물의 후속제품격인 '벡스트라'(Bextra)까지 손에 쥐고 있는 상태이다. 이들 두 제품의 올해 매출실적 규모는 37억5,000만달러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화이자社는 최근 3년 동안 간판품목들의 노령화(?)와 후속신약 발매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어 왔었다. 정신분열증 치료제 '게오돈'(Geodon; 2001년 매출액 1억5,000만달러)과 항진균제 '브이펜드'(Vfend; 올해 5월 발매허가) 등 고작 2개 품목만을 미국시장에 데뷔시켰을 정도.
가장 최근에 화이자社가 내놓은 최고의 히트작인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가 시장에 발매되기 시작한 것도 어언 4년 전의 일이었다. 근자에 들어서는 항암제 분야에서도 시장확대를 도모해 왔다.
파마시아社의 경우도 한해 1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품목이 4개에 불과해(?) 화이자社의 절반에 불과한 실정이었다. 다만, 항암제 '캠푸토'의 특허만료시기가 오는 2007년에야 도래할 정도로 당분간은 특허만료로 인한 부담감이 적다는 이점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녹내장 치료제 '잘라탄'으로 안과질환 치료제 시장에 대한 공략도 본격화하고 있다. '잘라탄'은 이미 한해 10억달러 이상의 매출실적을 올리고 있다.
이덕규
2002.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