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항고혈압제 투여로 알쯔하이머 예방
치매, 물럿거라!
혈압강하제를 투여하면 치매나 알쯔하이머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하는 2건의 연구결과들이 잇따라 발표됐다.
하나는 유럽에서 대규모로 진행되었던 시험에서 도출된 결과로 14일 발간된 '내과의학'誌 10월호에 공개된 것. 즉, 혈압이 높은 환자들에게 항고혈압제를 투여한 결과 치매 발생률이 55%까지 감소했다는 내용이 골자를 이루고 있다.
다른 하나는 고령의 미국계 흑인들을 대상으로 혈압강하제를 투여한 결과 인지능력의 쇠퇴율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되었다는 요지로 같은 저널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처음 인용한 시험을 총괄했던 벨기에 루뱅大 얀 스태센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각종 심혈관계 질환을 부르는 위험요인들로 꼽히는 고혈압, 높은 콜레스테롤値, 당뇨병 등이 미래의 혈관성 치매 또는 알쯔하이머 발병을 예고하는 지표라는 사실을 의학계가 깊이 유념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강조했다.
알쯔하이머는 가장 빈번히 발생하는 신경퇴행성 치매 증상의 하나이다.
스태센 박사팀은 당초 2,902명의 고혈압 환자들을 대상으로 항고혈압제가 뇌졸중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4년에 걸쳐 시험을 진행했었다. 시험에 참여한 환자들은 60세 이상의 고령자들이었으나, 처음에는 인지능력 손상 징후를 보이지 않았던 이들.
연구팀은 1,417명의 환자들에게는 플라시보를, 1,485명에게는 혈압강하제를 장기투여한 뒤 시험 막바지 단계에서는 모든 환자들에게 혈압강하제를 투여했다. 1,417명의 환자들은 시험에 착수된 후 처음 2년 동안 플라시보를 계속 투여받았다.
시험 진행과정에서 연구팀은 환자들의 인지능력 감퇴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했다.
그 결과 플라시보를 투여한 그룹의 경우 치매 43건(알쯔하이머 29건 포함)의 발병사례가 확인되어 혈압강하제 투여군의 치매 21건(알쯔하이머 12건 포함)을 훨씬 상회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美 인디애나大 의대 마이클 D. 머레이 박사팀은 65세 이상의 흑인환자 1,900명을 대상으로 5년 동안 시험을 진행했다. 이 환자들 역시 처음 시험에 참여했을 당시에는 인지능력 감퇴 징후를 보이지 않은 이들이었다.
그 후 2년 및 5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환자들을 관찰한 결과 총 288명의 환자들에게서 인지능력 감퇴가 확인됐다.
특히 항고혈압제를 투여해 왔던 그룹의 경우 인지능력 감퇴율이 플라시보 투여群에 비해 38% 낮은 수치를 보였던 것으로 입증됐다.
머레이 박사는 "장기간에 걸쳐 추적조사를 진행한 결과 항고혈압제 투여를 통해 인지능력 감퇴율을 떨어뜨릴 수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 두 연구팀은 항고혈압제가 뇌 기능 보호에 관여하는 구체적인 기전을 규명하지는 못했다.
다만 스태센 박사는 "항고혈압제의 일종인 칼슘채널 차단제가 알쯔하이머 발병을 억제하는 것으로 사료된다"고 피력했다.
이와 관련, 칼슘이 세포간 이동을 통해 뇌세포들의 괴사 유발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는 사실이 이미 시사된 바 있다. 아울러 칼슘채널 차단제는 뇌 내부로 진입해 알쯔하이머가 영향을 미치는 뇌 부위에 존재하는 수용체들과 결합해 신경전달물질들을 회복시키는 작용을 지닌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었다.
이덕규
2002.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