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항알러지제 OTC化 추진에 '알러지 반응'
FDA가 머지 않아 블록버스터 항히스타민제 '클라리틴'을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약물로 지위를 변경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것이 최근의 분위기이다.
그러나 많은 알러지 학자들은 "그 같은 조치는 다수의 환자들에게 사실상 舊型 약물들을 사용토록 부추기고, 이는 결국 위험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깊은 우려감을 표시하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클라리틴' 등이 OTC로 변경된 후 뒤따를 의료보험 적용방식의 변화에 모아지고 있다.
'클라리틴'은 이달 말(소아임상 실시에 따른 추가연장기간 포함)로 특허만료를 앞두고 있는 상태. 이에 따라 앞으로 상당수의 의사들은 가격이 저렴한 제네릭 제형을 빈번히 처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관련, '클라리틴'을 발매해 온 당사자인 쉐링푸라우社는 후속약물인 '클라리넥스'를 처방약으로 발매한 뒤 종전의 태도를 바꿔 FDA에 '클라리틴'의 OTC 스위치를 요청했었다.
FDA 자문위원회도 지난해 '클라리틴'과 '알레그라', '지르텍'의 비 처방약 스위치를 권고한 바 있으나, 아직까지 최종결정은 미뤄지고 있다.
그러나 알러지 전문가들은 FDA가 쉐링푸라우측의 요청을 수용할 경우 보험사들이 앞다퉈 비 진정형 2세대 항히스타민제에 속하는 약물들을 급여혜택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사태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될 경우 환자들은 본인부담금 추가부담을 감수하고 신약을 택하던가, 아니면 값싼 舊型 항히스타민제를 선택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것. 즉, 舊型 약물들은 '비 진정형'이라는 작용을 나타내지 못하므로 이를 복용한 환자들에게서 졸음 유발, 교통사고 및 산업재해 증가라는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클라리틴'과 '알레그라', '지르텍' 등은 모두 졸음을 유발하지 않는 비 진정형 2세대 항히스타민제들.
전문가들은 알러지와 천식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미국 전체 인구 중 각각 20%와 30%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20년 동안 환자수는 2배로 늘어난 형편이다.
이들 두 질환으로 인해 환자들이 병원문턱을 넘어서는 횟수가 매년 1,100만회에 달하고, 응급실을 찾는 환자는 200만명을 상회하며, 50만명이 입원하고 있을 정도다. 또 이로 인해 3,000만일에 달하는 결근·결석일수가 발생하고 있으며, 직·간접적 비용으로 130억달러가 지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美 알러지·천식·면역학회(ACAAI)의 차기회장 내정자인 빌 버거 박사는 "보험사들이 2세대 항히스타민제를 급여 적용대상에서 제외할 경우 환자들에게 심각한(disastrous)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며 "알러지 약물들의 OTC 스위치는 중대한 실수로 귀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CAAI의 현직회장을 맡고 있는 보브 래니어 박사도 "알러지 약물들을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도록 하려는 처사는 고초열이나 천식의 심각성을 간과한 경솔한 행동으로 판가름나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섣불리 환자의 셀프-메디케이션에 맡겼다가는 병만 키울 것이며, 결과적으로 호미로 막을 병을 가래로 막아야 하는 愚를 범하게 되리라는 것.
반면 의료보험조합 '블루 크로스' 계열의 의료보험사인 웰포인트 헬스 네트워크(WellPoint Health Networks)는 "2세대 항히스타민제들의 가격은 지나치게 고가"라며 "하루빨리 이들을 OTC로 스위치시켜 줄 것"을 FDA에 요청한 바 있다. 美 건강계획협회(AAHP)의 대변인 모히트 고즈는 "알러지 관련학자들이 겁을 주는 전략(scare tactics)으로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조지아州에서 개원 중인 면역학자 스탠리 파인만 박사는 "환자들은 지출만 늘어나고, 약물치료를 통해 얻어지는 효과는 감소하게 될 수도 있다"며 섣부른 OTC 스위치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래니어 박사는 "알러지 약물들의 급여 제외는 오히려 환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좁히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덕규
2002.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