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CRO 시장규모 한해 60~70억달러
최근 임상시험 피험자를 충원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의 제약기업들이 갈수록 동유럽이나 중남미 등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보스턴 글로브'紙가 11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 FDA는 해외 임상시험에 대해서도 미국 내에서 진행될 때와 동일한 기준을 준수토록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보스턴에 소재한 임상시험 추적조사기관인 센터워치社(CenterWatch)는 "해외에서 수행되는 임상시험이 증가할수록 인종간 차이에 따른 문제점 등이 발생할 소지도 동반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터프츠大 신약개발연구센터의 크리스토퍼 밀네 부소장은 10일 공개한 보고서에서 "지난 1998~2000년의 경우 전체 미국 제약기업들의 24%가 해외 사무소를 오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최근 2년 새 이 수치는 33%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44%의 기업들은 향후 해외에서 보다 많은 임상시험을 진행할 의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밀네 부소장은 "경쟁약물이 존재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해외에서 피험자를 충원하는 것이 훨씬 빠른 시일 내에 시험을 진행할 수 있는 데다 비용부담도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음을 미국의 제약기업들이 깊이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원인을 분석했다.
특히 좀 더 많은 수의 피험자를 필요로 하는 고혈압이나 심혈관계 질환 등의 경우 이제 해외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것은 더 이상 예외적인 사례라기 보다 일반적인 케이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 최근의 추세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해외에서 진행되는 임상시험들이 갈수록 더욱 다양화할 것이라고 밀네 부소장은 예측했다. 신약개발 과정에서 임상시험이 하루 지연될 때마다 평균 130만달러의 비용이 추가로 부담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현실을 제약기업들이 유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센터워치社는 해외임상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국가들로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슬로바키아 공화국(舊 체코슬로바키아에서 분리), 루마니아, 폴란드, 슬로베니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등을 꼽았다.
그러나 센터워치社의 켄 게츠 회장은 "비록 최근들어 FDA에서 요구하는 임상시험 프로토콜을 준수하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예기치 못했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는 맹점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가령 일부 국가들의 경우 많은 환자들이 임상시험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꿈꾸기 어려웠을 첨단신약들로부터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장점은 있지만, 미국에 비해 피험자들의 학력이 낮은 관계로 임상시험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예로 지난 1996년의 경우 메이저 제약기업인 P社가 개발을 진행 중이던 한 항생제의 임상시험에 참여했던 나이지리아 어린이들에게서 뇌막염이 발생한 바 있다. 11명의 어린이들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영구적인 상해를 입었을 정도.
당시 P社는 시험 중이었던 약물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피해자측 변호사들은 P社측이 인종적 차이점 등을 충분히 감안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었다.
한편 최근 미국에서는 임상시험을 대행하는 CRO(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s)의 활동이 활발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터프츠大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활동 중인 CRO는 총 1,000여곳에 달하고, 시장규모 또한 한해 60~70억달러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동유럽권에서 진행되는 임상시험을 주로 대행하고 있는 캘리포니아州 로스앤젤레스 소재 에비던스 클리니컬 & 파마슈티컬 리서치社의 세르게이 바샤프스키 회장은 "러시아와 동유럽의 환자들은 의사의 말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므로 임상시험 참여에 따른 동기부여가 용이하고, 따라서 보다 효율적인 시험진행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덕규
2003.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