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英, 미국産 수입 혈액제 안전성 논란 불똥
미국에서 광우병 감염이 의심되는 소가 처음으로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자칫 의약품 관련분야에까지 그 불똥이 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영국에서 각종 미국産 수입 혈액제에 대한 안전성 재평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볼륨을 높여가고 있기 때문.
가뜩이나 영국은 지난 1980년대 중반부터 광우병 문제가 표면화되기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143명이 변종 크로이츠펠트 야콥병(vCJD)에 감염된 것으로 진단되었던 데다 이 중 137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난 상태이다.
이와 관련, 영국에서는 변종 크로이츠펠트 야콥병, 즉 인간 소 해면상 뇌병증(BSE; 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광우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1999년부터 미국에서 수입되는 혈액제들에 사용된 모든 혈장을 추적조사해 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BBC 뉴스는 25일자에서 현재 영국 정가의 야당인 보수당이 혈액 안전성 문제에 대한 재검토를 식품규격청(FSA)에 촉구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물론 변종 크로이츠펠트 야콥병이 수혈을 통해 감염될 수 있음을 입증한 증거자료는 아직까지 확보되지 못한 형편이다.
BBC 뉴스는 "그러나 때마침 영국에서는 지난주 감염이 의심되던 헌혈자로부터 혈액을 수혈받은 한 입원환자가 변종 크로이츠펠트 야콥병으로 사망함에 따라 감염 위험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한창 절정으로 치닫고 있던 시점"이라며 현지의 분위기를 타전했다.
이에 대해 집권여당인 노동당의 앤드류 랜슬리 보건담당 대변인은 "100% 안전성이 보장된 제품을 공급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므로 미국産 혈액제의 수입을 중단할 수는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미국産 혈액제들이 변종 크로이츠펠트 야콥병으로 전이되는 소 해면상 뇌병증에 오염되었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기 때문이라는 것.
다만 그 역시 미국産 혈액제 수입의 안전성을 제고시켜 일반국민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배전의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며 적절한 대책마련의 필요성은 부인하지 않았다.
좀 더 구체적인 대안으로 랜슬리 대변인은 "우선 내년 1월 5일 의회가 개원되면 FSA가 미국 FDA와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안을 모색할 것이며, 둘째로는 존 레이드 보건장관과 미국産 혈액제들의 안전성 확보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에서 소 해면양 뇌병증 감염 의심사례가 보고된 후 수 시간이 지나면서 각국이 미국産 육류의 수입을 앞다퉈 금지하기 시작했다.
수입금지령을 내린 첫 국가는 일본이며, 그 뒤를 캐나다(일부금지)가 이었다. 일본은 지난해 총 8억 달러 상당의 미국産 육류를 수입했었다.
아울러 한국, 싱가포르, 타이완, 말레이시아, 태국, 홍콩, 러시아,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멕시코, 우크라이나 등이 동일한 조치를 취했다. 중국은 25일 오전에 미국産 육류 수입금지국 대열에 합류를 선언했다.
반면 유럽국가들의 경우 아직 수입금지 조치는 유보한 채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럽 각국은 성장호르몬이 사용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미 수 년전부터 미국産 쇠고기에 대한 수입을 강도높게 규제해 왔다.
이덕규
2003.12.26